[김선제 경제칼럼] 고금리 속에 가계부채 증가 위험
[김선제 경제칼럼] 고금리 속에 가계부채 증가 위험
  • 김선제 성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경영학 박사
  • 승인 2023.0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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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이창용 총재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

작년부터 이어오던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추세는 주춤하고 있지만 금리를 인하할 경제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시장금리는 떨어지지 않고 고금리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시장금리가 높아지면 여유자금을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자금공급자는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어서 유리하지만, 부족한 자금을 금융기관에서 조달하는 자금수요자는 더 많은 이자비용을 지급해야 하므로 불리하다. 자금조달 환경이 불리하게 된 금융상황에서도 가계는 차입금 규모를 늘리고 있다.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불안감으로 대출을 받아서 주택을 매입한 사람들이 늘어났고,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영끌족이 늘어난 영향으로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높아지고 있다.

2023년 2분기 가계 빚(가계대출+신용카드거래액)은 1,862.8조원으로써 1분기 1,853.3조원에 비해 고금리 상황에서도 9.5조원 늘어 3분기 만에 증가로 전환됐다. 2021년 4분기 증가액 17.4조원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가계신용 규모는 국가경제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커지지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보다 증가속도가 지나치게 빠를 경우 경기침체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금년 2분기 가계대출 잔액은 1,749조원으로 1분기 1,739조원 대비 10조원 늘었다. 역대 최대잔액 기록을 갈아치운 주택담보대출 영향이 크다. 2분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031조원으로 1분기에 기록했던 최대기록 1,017조원을 14조원 경신했다. 또한 증권회사가 주식투자대금을 빌려주는 신용공여도 1분기와 2분기에 증가했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결정할 때 참고하는 물가상승률이 2%대로 내려가지 않음에 따라 미연준(Fed)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우리나라 경제에 큰 영향을 주는 중국 경기상태가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면서 한국경제가 2∼3%의 저성장률을 기록하면 대출을 받아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했던 가계부채 문제가 큰 부담으로 다가오게 된다. 중국발(發) 위기가 주식시장에도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 경제는 소매판매 부진, 소비자·생산자 물가지수 하락 등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원자재시장에서 큰 손인 중국의 경기침체가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으로 국제유가가 한풀 꺾이고, 주요 원자재 가격도 내려가고 있다.

경제는 양대 축인 가계와 기업이 함께 좋은 흐름을 가져가야 한다. 외환위기 당시 재무상태가 나쁜 기업은 부도가 발생한 이후로 우량기업은 자기자본이 부채 보다 많은 양호한 재무구조를 가져가면서 재무상태를 관리하고 있으므로 기업에서 자금문제가 크게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기업들은 현금보유액을 2023년 6월말 삼성전자 97조원, 포스코홀딩스 14조원, LG화학 7조원 등 많이 가져가면서 투자확대와 유동성 확보에 대비하고 있다. 가계가 부채를 증가시킨 가운데 부동산이나 주식가격이 떨어지면 자산손실 발생으로 소비를 축소시키고, 내수위축을 가져온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가계 빚이 과도하게 누적되면 원리금 상환부담에 민간소비가 위축되는 등 경제성장 흐름이 약화할 수 있으므로 정책당국에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더 높아지지 않도록 단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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