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은행산업은 공공재인가?
[경제칼럼] 은행산업은 공공재인가?
  • 김선제 성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경영학 박사 대학교수
  • 승인 2023.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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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화의 분류는 배재성과 경합성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4가지로 구분한다. 배재성은 재화와 서비스를 소비하고자 할 때 수요자가 그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경합성은 한 사람이 재화와 서비스를 소비하면 다른 사람은 소비하는 데 제한을 받는다. 사적재화는 배제가 가능하고 소비에 있어서 경합성이 있는 재화이다. 자연독점(클럽재)은 배제가 가능하지만 소비에 있어서 경합성이 없는 재화이다. 공유자원은 소비에 있어서 경합성이 있지만 배제가 불가능한 재화이다. 공공재는 배제가 불가능하고 소비에 있어서 경합성이 없는 재화이다. 우리가 소비하는 재화와 서비스는 구입하려면 대금을 지불해야 하고 공급이 한정되어 있으므로 사적재화가 많다.

혜택은 보지만 대가를 치르지 않으려고 하는 재화를 공공재라고 하는데, 공공재는 무임승차자(free rider) 문제가 발생한다. 무임승차자는 어떤 재화의 편익은 누리면서 비용을 치르지 않으려는 사람이다. 공공재는 무임승차자로 인해 시장에서 공급될 수 없고, 정부에서 공급하는 대신에 세금을 부과하여 비용을 조달함으로써 모든 사람을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은행산업은 국책은행과 상업은행으로 구분한다. 국책은행은 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처럼 특정한 정부정책을 실현하기 위하여 정부에서 자본금을 출자하여 설립한 은행으로서, 산업자금을 공급하거나 중소기업 성장을 도모하므로 공공재 성격을 갖고 있다.

상업은행은 민간이 자본금을 출자하고 예금과 대출업무를 통하여 수익을 창출한다. 한 나라의 산업이 발전하려면 금융업도 함께 발전해야 한다. 기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하려면 투자를 계속해야 하고,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내부에서만 조달할 수 없으므로 금융회사를 통해서 외부자금을 조달한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을 보더라도 산업이 발전하면서 금융업이 동반 성장했고, 금융업의 핵심은 은행업이다. 은행이 파산될 경우 국가에 큰 피해를 주는 것은 1998년 외환위기 때 경험하였다. 은행의 수익은 기본적으로 예대마진이다. 예대마진은 예금이자율과 대출이자율의 차이다. 시장금리의 등락에 관계없이 은행은 일정한 폭의 예대마진을 수익으로 획득하므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

선진국 은행들은 다양한 금융기법을 사용하여 예대마진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익원을 가지고 이익을 창출하는 반면에 우리나라 은행들은 예대마진에서 이익의 대부분을 얻고 있다. 2022년에 세계적인 금리인상 속에서 우리나라 은행들은 예대마진 폭이 커졌지만, 미국 은행들의 예대마진 폭은 축소되었다. 은행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 상황이 어려운 약자를 상대로 대출금리를 과도하게 올린 경향이 있다. 국민들은 어렵다고 하는 데 은행은 엄청난 이익을 취했다. 은행이 특별한 금융기법을 발휘해서 낸 이익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면 누가 시비를 하겠는가? 약자에게서 받은 대출이자를 가지고 성과급을 많이 주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맞지 않는다. 은행업은 정부허가산업으로서 공공재는 아니지만 사회적 책임은 다해야 한다. 채무자 상환능력에 맞춘 고정금리 대출비중을 높이고, 예대마진을 최소로 가져가면서 건전한 은행경영을 실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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