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대통령 목숨도 담보로했나
대한항공, 대통령 목숨도 담보로했나
  • 이수영 기자
  • 승인 2011.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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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기 회항 사태에 안전성 도마 위

대한항공이 위험하다. 민간 여객기의 기체이상 사고가 연이어 터진 가운데 임대와 운항, 정비 실무 등을 담당한 대통령 전용기까지 기체이상으로 회항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 대한민국 대통령 전용기를 둘러싼 사고는 건국 이래 처음이다.

지난 12일 오전 8시10분 이명박 대통령 일행을 태운 전용기는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순방을 위해 성남 서울공항을 출발했다. 하지만 이륙 30분 후 전용기 기체 하단부에서 귀에 거슬리는 소음이 나는 등 이상 징후가 발견돼 인천국제공항으로 돌아왔다.

해당 전용기는 이후 이상 부위 점검을 받은 뒤 3시간여 만인 오전 11시 15분 쯤 다시 이륙했다. 청와대는 이번 사태와 관련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정비를 감독한 공군과 실무를 담당한 대한항공에 대해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해 책임을 추궁한다는 방침이다.

경호처 관계자는 “대통령 전용기 회항 사태와 관련해 진상조사에 착수했으며 김인종 경호처장이 아랍에미리트연합에서 귀국하는 15일께 대한항공과 공군 관계자들을 청와대로 불러 종합적인 대책회의를 갖기로 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과거 대통령 전용기는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이 번갈아 제공해 왔다. 이후 전용기 5년 임대권 입찰에서 대한항공이 선정돼 지난해 말 부터 대한항공에서 빌린 항공기를 전용기로 사용하고 있다.

정부가 대한항공으로 부터 임차한 대통령 전용기는 성남공군기지를 베이스로 대통령을 비롯해 국무총리, 장관 등 국가 행사를 위해 해외 출장길에 오르는 정부 관료들이 함께 사용한다.

사건이 불거지자 대한항공의 안전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월1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륙하려던 대한항공 B777기의 엔진 연료장치에서 연료가 새는 결함이 발견됐으며, 지난해 11월에는 320명의 승객을 태우고 미국 시카고에서 인천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던 대한항공 B747기는 연료탱크에서 기름이 새는 것이 발견돼 이륙하지 못했다.

또 같은 달 18일에는 스페인 마드리드를 출발해 한국으로 들어 올 예정이던 B777기가 갑자기 엔진에 시동이 걸리지 않으면서 승객 140여명의 발이 묶였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뉴욕발 비행기가 연료 계기판에 이상 메시지가 뜨면서 3시간 이상 늦게 출발했다.

대한항공은 사고가 잇따르자 지난해 말 항공당국으로부터 엔진에 대한 특별점검을 받았다. 이달 들어서는 안전관리시스템(SMS)의 이행실태 등을 점검받기도 했다.

그러나 항공당국의 점검에도 불구하고 자칫 대통령 일행의 생명까지 담보로 할 뻔한 이번 사태는 간과할 수 없다는 여론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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