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에 부는 ‘여풍’ 뜨겁다
재벌가에 부는 ‘여풍’ 뜨겁다
  • 김성훈기자
  • 승인 2008.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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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 경영 참여로 그룹 내 입지 다져
재벌 2·3세 여성 지분 취득 늘고 있다
재벌가에 여풍이 거세다. 최근 재벌그룹의 여성2,3세들이 적극적으로 경영 참여하는 비율이 늘고 있는데다 전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금융위기의 여파로 국내증시가 폭락하자 재벌가의 딸들이 주식 매입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재벌가 여인들의 주식매입이 단순한 지분 늘리기인지 아니면 본격적인 재벌가 지분정리의 신호탄인지를 두고 증권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벌중에서 가장 활발히 경영에 참여하는 곳은 삼성가를 꼽을 수 있다. 삼성은 고 이병철 선대회장 때부터 아들 딸 가리지 않고 능력을 우선시하는 가풍이 자리 잡고 있어 여성들의 경영 참여가 많다. 이병철 선대회장은 장녀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과 5녀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대표적 사례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 홍라희씨는 ‘삼성특검’의 여파로 삼성 리움 미술관장 및 문화재단 이사직 등 일체의 직책에서 사퇴하기 전까지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이 전 회장의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상무는 현재 삼성석유화학 최대주주로서 올라서 있고, 둘째 딸 이서현 제일모직 상무는 제일모직에서 해외 네트워크를 관리와 신상품 기획 등을 주도하고 있다. 이밖에 이명희 회장의 딸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는 현재 어머니 이명희 회장과 오빠 정용진 부사장에 이어 신세계 3대 주주로서 올라서 있다. 현대가의 여풍도 만만치않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부인인 이정화 해비치리조트 고문은 해비치리조트의 대주주로서 한때 대표이사직을 맡은바 있다. 정 회장의 큰딸인 정성이 고문은 광고회사 이노션 경영을 맡아 단숨에 광고시장 수위자리를 만들어 재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고 정몽헌 회장을 대신해 현대그룹을 이끌고 있는 현정은 회장은 뚝심의 경영으로 시댁 식구들과의 경영권 분쟁을 극복하고 현대그룹을 친정체제로 정착시켜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 회장의 장녀인 정지이 현대유앤아이 기획실장도 경영일선에 나서 현 회장을 적극 보필하고 있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여사는 한진그룹의 지배구조의 핵심 역할을 하는 정석기업의 비상근 이사를 맡고 있다. 조 회장의 장녀 조현아 대한항공 상무는 기내식사업본부 부본부장을 맡아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밖에 이명희 여사와 동서지간인 고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 부인 최은영 양현 이사장은 한진해운 경영권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공익재단 ‘양현’을 경영하고 있다. ▲주식시장에도 여풍 불어 최근 주식시장이 폭락하자 대기업들이 자사주 방어와 경영권 상속 목적으로 재벌가 여인들의 주식 취득도 늘고 있다. 특히 재벌 2·3세 여성들의 주식매입이 부쩍 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막내 딸인 신유미 씨가 꾸준히 롯데쇼핑 주식을 매입해 지난 10월 말까지 롯데쇼핑 주식 2만3000여주를 취득해 26억원대 주식부자로 등장해 재계의 이목을 끌었다. 최평규 S&T그룹 회장의 딸인 최은혜, 최다혜 씨도 지난 10월 S&T홀딩스 주식 10만주씩을 신규 취득하면서 10억원대 주식부자로 올라섰다. 현재 재벌가 딸들 가운데 올해 9월 9일 종가기준으로 보유 주식자산이 1000억원이 넘는 주식부자는 9명인 알려졌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재벌가 여성들이 보유중인 상장, 비상장 주식자산 가치를 평가한 결과 100억원이 넘는 주식부자는 74명에 달할 정도로 지분취득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상위 100위 이내에 든 주식부자를 가문별로 보면 범 LG가 딸이 25명으로 가장 많았고, 범 삼성가 딸들이 6명, GS가 딸들이 5명, 롯데·태평양·현대가 딸들이 각각 4명씩, 태광산업·동국제강·삼양가 딸들이 각각 3명씩 포함됐다. 사회 전반에 불고 있는 여풍이 재벌가에도 불면서 향후 경영권 승계가 남자만의 전유물이 아닌 인식이 자리 잡을 날도 멀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이들 재벌가 여성들의 경영 행보에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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