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재벌 ‘투자·동반성장·고용’ 약속
30대 재벌 ‘투자·동반성장·고용’ 약속
  • 허정철 기자
  • 승인 2011.0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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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기업 113조원 투자… 11.8만 명 고용 사상 최대
중소기업과 동반성장·나눔경영으로 사회적책임 약속

이명박 대통령이 30대 그룹 총수들과 만났다.

지난 24일 여의도 전경련 대회의실에서 이 대통령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수출·투자·고용 확대를 위한 대기업 간담회’를 겸한 점심 식사자리를 가졌다. 이 대통령과 재벌 총수와의 만남은 취임 이후 6번 째 자리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전례를 깨고 참석자들의 편의를 위해 가슴에 명찰을 떼도록 했고, 발언자 지정 없이 재계 총수들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 동안 대기업 총수들에게 동반성장을 위해 솔선수범을 압박하고 대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력하게 주문했던 이 대통령은 친기업 정서를 강조했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은 정부의 규제보다 자율적 기업 문화로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화답하듯 30대 그룹에선 선제적으로 수출과 투자를 최대 규모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대기업들이 투자와 고용, 수출을 많이 늘려 경제 활력을 높이고, 중소기업과 동반성장에 더 신경을 쓸 것”이라며 “특히 동반성장은 대통령이 제도와 인프라를 충분히 마련했으니, 현장에서 정착되도록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눔과 봉사활동에서도 최선을 다해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돕고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도록 경제계가 앞서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현대차는 올해 11조8000억원을 투자해 지속가능한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6400명을 고용할 예정”이라며 “오는 4월 착공하는 충남 당진 일관제철소 3고로에 3조3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고, 이로 인한 고용 유발 효과는 10만명 가량”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정부가 적극 추진해온 FTA(자유무역협정) 효과를 최대한 활용해 협력사들의 대외수출 증대를 특별히 지원하는 등 동반성장 계획을 밝혔다.

최태원 SK 회장은 “국정 목표인 5% 경제성장률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올해 10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갖고 있는데, 이 가운데 국내는 8조8000억원, 해외 자원 개발 투자는 1조7000억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회장은 “올해는 특히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센터를 중심으로 정보기술(IT) 산업 동반 성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며 “이것이 잘되면 청년 일자리를 많이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본무 LG 회장은 “지난해 경제위기를 극복해 가는 과정에서 정부의 지원으로 기업 활동에 큰 도움을 받았다”면서 “올해는 21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지난해 1만5000명에 이어 올해 1만7000명 이상 신규 채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동반 성장에 있어서는 앞으로 협력사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할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직접 챙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철강 업계는 원료 값이 계속 오르고 있지만, 원가 절감과 기술 개발을 통해 정부 3% 물가 목표에 적극 호응할 것”이라며 “또 올해 진정성과 지속성을 가지고 동반 성장의 온기가 2, 3, 4차 협력사까지 전달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석채 KT회장, 박용현 두산 회장, 신동빈 롯데 부회장, 허창수 GS 회장 등도 협력사와 동반성장 기조를 밝혔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투자와 고용이 증가추세에 있다”며 “협력사는 신세계의 미래를 결정짓는 주요 파트너라는 인식을 모든 회사원이 공유하고, 동반성장을 그룹 전체의 전략으로 삼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채 KT 회장 역시 “투자를 계속 늘리고 있다”면서 “지난해 1000명 고용했고, 이 가운데 고졸 혹은 전문대졸이 310명”이라고 밝혔다. 또 “성과급을 높였더니 연봉이 5000만원인 직원도 생겼다”면서 “보통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는 사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신동빈 롯데 부회장도 “신규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힘을 모으고 있다”며 “동반성장은 챙기도록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양호 한진 회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현 동양 회장은 “한미 FTA를 통해 양국간 투자를 증가시켜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능한 조속히 비준 발효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명박 대통령 외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본무 LG 회장, 신동빈 롯데 부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허창수 GS 회장,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이석채 KT 회장, 박용현 두산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이희범 STX 회장, 구자홍 LS 회장, 이재현 CJ 회장, 이준용 대림 회장, 김준기 동부 회장, 현정은 현대 회장, 정 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상운 효성 부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이응열 코오롱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 최용권 삼환기업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등도 함께 했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사공일 한국무역협회장 등 주요 경제단체장도 참석했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30대 그룹의 올해 투자계획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사상 최대 규모인 113조원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금액은 작년 실적 100조8000억원보다 12.2% 증가한 것으로, 글로벌 시장 선점 및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우리 기업들이 공격적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을 4% 초반대로 전망하고 있지만, 우리 기업들은 세계 경제가 회복기에 본격적으로 접어들기 이전인 올해 시장 선점을 위한 공격적 투자를 집행하여 향후 글로벌 리더로서 성장하겠다는 전략의 표현”이라고 언급했다.

30대 그룹의 투자계획을 부분적으로 살펴보면, 신성장동력 확보와 경쟁력 제고를 위한 R&D(연구개발) 투자에 26조3000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의 24.8% 증가율에 이어, 올해에도 26.6%의 높은 증가율로서 30대 그룹은 R&D 투자를 연 20% 이상 확대해 신성장동력 확보에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30대 그룹은 올해 신성장 산업, 철강, 반도체·디스플레이, 에너지·발전, 운송, 정보통신·관광 등의 분야에서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 신규 채용 규모도 늘어 총 11만8000명에 달한 전망이다. 30대 그룹의 지난해 신규 고용 실적은 연초 계획인 7만5000명을 넘어선 10만7000명에 달했다.

이에 따라 총 근로자 수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30대 그룹의 총 근로자 수는 96만2000명으로 2009년의 90만1000명에 비해 6.7% 늘어났다. 올해엔 5.8% 증가한 101만7000명으로 총 근로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30대 그룹은 올해 수출 전망치인 5130억 달러를 달성하기 위해 수출 목표를 전년 대비 16.9% 증가하는 것으로 잡고, 글로벌 시장에 대한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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