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는 재벌총수 ‘이런 모습 처음이야!’
술 마시는 재벌총수 ‘이런 모습 처음이야!’
  • 이수영 기자
  • 승인 2011.0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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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구본무 ‘절주파’ vs 정몽구·김승연 ‘폭탄파’

- 창업주서 후대로 경영 승계될수록 ‘절주’가 대세

- 폭탄주 넘은 ‘다이너마이트酒’ 즐기는 총수 누구?

- 재벌 2·3세 강력 ‘주당 라이벌’ 이재용vs정의선


지난해 11월 한국주류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중 73%가 한 달 평균 소주 5.8병(350㎖ 기준)과 맥주 7.2병(500㎖ 기준)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설문조사 결과 한 달에 한 차례 이상 술을 마신다는 응답자는 73%였고 성별을 나눠보면 남성은 83%, 여성은 64%에 달했다. 이처럼 한국 사회에서 ‘술’은 빠질 수 없는 필수요소다. 특히 기업 경영에 있어 중요한 사한은 ‘술상머리’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재계와 술의 관계는 돈독하다.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재벌그룹의 총수들은 과연 어떤 술을 얼마나 많이 즐길까. 해묵은 궁금증이지만 총수들의 정확한 주량과 술문화는 알려진 사실이 많지 않다. 그룹 관계자 등 측근들을 통해 극히 일부만 전해질 뿐이다.


 

 

구본무 회장 술자리서 ‘신사’

최근 재벌총수들 사이에 ‘절주’ 바람이 불고 있다. 창업주들이 엄청난 ‘말술’로 카리스마를 유지한 반면 후대로 경영권이 승계될수록 건강과 취향을 고려한 가벼운 술문화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절주로 소문난 대표적인 인물은 바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다. 평소 이 회장이 술을 거의 입에 대지 않는 이유는 1999년 림프절 암 진단을 받고 투병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다만 와인에 대한 애정은 각별해 1~2잔씩 소량으로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와인사랑’은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빛난 바 있다. 2003년 사장단 회의에서 “국제무대서 활약하려면 와인 매너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며 2005년 자신의 생일을 맞아 ‘폭탄주 대신 마시라’며 임원들에게 와인 선물을 하기도 했다.

반면 젊은 시절 럭비, 레슬링 등 거친 운동으로 다져진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주당’으로 유명하다. 공식프로필에 따르면 정 회장의 주량은 소주 1병. 평소에도 폭탄주보다는 깔끔한 소주를 즐긴다. 하지만 무서운 절제력으로 폭탄주 수십 잔에도 흔들리는 않는 ‘강적’이라는 후문이다.

특이한 것은 정 회장의 해장 습관이다. 과음을 한 다음날은 꼭 라면을 먹는 다는 것. 해외출장길에도 소주와 라면을 꼭 챙기는 모습에서 남다른 애주가의 면모가 풍긴다는 전언이다.

‘서민형 총수’ 이미지의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소주파’로 분류된다. 소주 반병 정도의 주량이지만 지인들과 가볍게 즐기는 술자리를 선호한다고 한다. 일례로 2003년 SK글로벌 사태로 수사선상에 올라 곤란에 빠졌을 때 “너무 힘들어 포장마차서 소주 한 잔 하고 싶다”는 심경을 지인들에게 토로한 것으로 유명하다.


 

최태원 ‘소주파’·허창수 ‘맥주파’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술자리에서 ‘신사’로 구분된다. 적은 주량에 절대 과음하는 법이 없으며 다른 이에게 술을 억지로 권하는 일도 전혀 없다는 것. 술자리보다는 반주를 좋아하며 주량은 소주 반병 정도로 알려졌다.

‘맥주파’인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술자리에서 대화하는 것을 즐긴다. 양주 반병가량이 주량으로 알려져 있고 절제력이 뛰어나 주량을 넘기거나 2차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항공 라이벌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주량과 술 취향은 극과 극이다. 양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 일명 ‘양폭’ 마니아인 박 회장은 지인들과의 격의 없는 술자리를 즐기기로 유명하다.

사내 행사에서는 박 회장이 직접 ‘제조’한 폭탄주가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것이 물론이다.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만든 ‘소폭’도 즐기지만 최근에는 잔의 5부 정도만 채워 주량 줄이기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반면 조 회장은 술을 거의 즐기지 않으며 와인 몇 잔 정도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처럼 술을 일절 입에 대지 않는 총수로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있다. 올해 아흔의 최고령 총수임에도 활력을 자랑하는 신 총괄회장은 식사 때 와인을 약간 곁들이는 것 외엔 일절 술을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터프한 1인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음주 스타일도 일맥상통한다. 맥주와 양주를 섞은 폭탄주는 한화그룹 내에서 ‘다이너마이트주’라고 불릴 만큼 명성이 자자하다는 것. 그러나 2007년 보복폭행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뒤에는 공식적인 자리에선 술을 삼가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사건 당시 보복폭행을 가한 뒤 피해자인 종업원들에게 폭탄주를 직접 한 잔씩 돌린 것이 조사결과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2·3세 주당대결 3파전

재벌 2·3세들의 경우 부친의 음주 스타일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삼성가는 예외다. 술을 거의 하지 않는 이건희 회장과 달리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양폭’을 즐긴다. 주량은 폭탄주 7~8잔 정도로 제법 센 편으로 알려져 있다.

정몽구 회장의 아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부친의 음주스타일을 제법 많이 빼닮았다. 정 부회장 역시 소주를 즐기며 주량도 상당한 편이라고 한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아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식사를 하면서 와인 한 잔을 곁들여 마시는 정도로만 즐긴다. 폭탄주는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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