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인터뷰] 친절함, 지켜내고 싶은게 많은 배우 최미소
[더인터뷰] 친절함, 지켜내고 싶은게 많은 배우 최미소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1.0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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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는 각자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친절해라"
최미소의 'BATON'
"제가 했던 공연 되돌아 보는 시간, 자식들을 보는 것 같아..."
"그 순간을 관객들에게 공유하고 싶어"

18명의 뮤지컬 스타가 만드는 아주 특별한 콘서트 'BATON'(이하 '바톤')이 코로나 시대에 관객들에게 위로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콘서트 '바톤'은 18명의 배우들이 참여한 콘서트로 매 회차마다 세 명의 배우가 각각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은 무대를 선보이는 독특한 방식의 콘서트다. 코로나 시대로 지친 이들에게 위로의 한마디를, 그리고 배우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기억이 나기 전부터 노래를 불렀어요. 뮤지컬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삶을 살지 모르겠어요. 어릴 때부터 꿈이 너무 확고했어서 다른 직업, 꿈을 가진다는 생각을 한 번도 안 해봤거든요"

지난해 코로나 사태와 더불어 인생 최대의 위기 속에서도 뮤지컬 무대 위를 오른 천생 뮤지컬 배우 최미소를 만났다.

뮤지컬 <라디오 스타> <돈 주앙> <모차르트 오페라 락> <콜칠팔 새삼륙> <그리스> <아이 러브 쇼보트> <담배가게 아가씨> <캣 조르바> <부용지애> <익스페리멘탈 보이> <배쓰맨> <이블데드> <프랭크딕시의 고백> <안녕 크로아티아> <6시퇴근> <로빈> <니진스키> <블루레인> <산홍> <라 루미에르> <붉은 정원>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작업을 이어온 뮤지컬배우 최미소와의 인터뷰.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사진 ⓒ 골든에이지컴퍼니, 정재인 포토그래퍼

 

Q.  롤 티어가 어떻게 되세요?

최미소  브론즈입니다. 제가 요새 랭게임을 많이 안 해요. 칼바람만 하거든요. 기자님은 티어 어떻게 되세요? 

Q.  저는 요즘 게임을 안 하고 있습니다만 골드였습니다.

최미소  저는 게임 잘하는 사람 되게 존경해요. 골드 제 목표입니다.

Q.  앞서 TMI인터뷰에서 새가 되어 보고 싶다고 했는데, 스카이다이빙은 생각해 본 적이 없나

최미소  해보고 싶어요. 정말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패러글라이딩은 해봤어요. 스위스 여행 갔을 때, 제가 물을 엄청 무서워하는데 제가 그때 하늘은 하나도 무서워하지 않는구나라는 걸 깨달았죠. 그래서 스카이다이빙은 제 버킷리스트에 적어놨어요. 사실 새에 대해서는 생각을 되게 많이 할 정도로 새가 돼보고 싶고 경험을 해보고 싶어요.(웃음)

Q.  그럼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시작하겠다. 본지와 첫 인터뷰니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최미소  저는 뮤지컬을 하고 있는 최미소입니다. 

Q.  배우라는 직업은 언제 처음 생각을 했던 걸까

최미소  저는 사실 어릴 때부터 뮤지컬 배우가 꿈이었어요. 제가 노래는 저희 아빠가 성악을 하셨어가지고 기억이 날 때부터 노래를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저도 초등학교 때 성악 레슨을 받기 시작했고 중학교 1학년 때였어요. 당시 선생님이 저한테 뮤지컬이라는 걸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말씀을 하셨었어요. 사실 저는 뮤지컬이란 걸 모를 때였었거든요. 그래서 그때 주신 게 뮤지컬 <미스 사이공>이었어요. 제가 성악을 배우는데도 표정이나 표현을 너무 많이 쓴다는 거예요. 제가 뮤지컬이랑 잘 맞을 거라면서 공연 CD를 주셨었죠. 그래서 그걸 집에 가서 봤는데 진짜 충격을 받았어요. 세상에 이런 게 있나 하고요. 제가 어릴 때 집요했는데 <미스 사이공>에 처음부터 끝까지를 다 외웠어요. 그리고 나서 처음으로 본 뮤지컬은 서울 예술단에서 했던 <로미오와 줄리엣>이었어요. 그 당시에 조정은 언니랑 민영기 오빠가 하셨었어요. 나중에 두 선배님과 같이 작품을 해서 그 이야기를 엄청 신나서 했던 기억이 있네요.(웃음) 내가 뮤지컬 배우가 되게 된 이유가 언니, 오빠는 하면서요. 그래서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배우가 꿈이 됐던 것 같아요. 

Q.  뮤지컬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성악을 했을까

최미소  안 했을 것 같아요. 사실 뭐가 됐을지 모르겠어요. 너무 어렸을 때부터 꿈을 확고하게 꾸고 있다 보니 그다음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 거라는 걸 생각해 본 적이 없거든요. 생각을 안 했던 것 같아요. 

Q.  조정은-민영기 배우와 같이 공연을 했다고 말했는데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다. 

최미소  맞아요. 제가 20대 초반에 대극장 앙상블을 몇 작품 했는데 운 좋게도 당시에 제가 너무 좋아했던, 꿈꾸던 배우님들을 다 만나게 됐어요. 선아 언니, 혜선 언니, 은태 오빠, 정은 언니, 영숙 선배님도 계셨고 그때 배우로서 어떻게 보면 기초적인 것들, 틀을 다졌던 것 같아요. 작품을 임하는 자세라든지 컨디션 관리하는 것들요. 생각해 보니까 그것조차 10년이 지난 일이라 생각할라니까 되게 옛날 같은 기억이 드네요.(웃음)

사진 ⓒ 골든에이지컴퍼니, 정재인 포토그래퍼
사진 ⓒ 골든에이지컴퍼니, 정재인 포토그래퍼

 

Q.  배우가 되고 나서 어려웠던 일이 있었을까

최미소  사실 제가 가장 활동을 하다가 힘들었던 게 모든 배우들 공통점일 텐데 목이 안 좋았을 때였어요. 한 1년 정도 성대 질환을 알았거든요. 사실 그때 했었던 공연이 있는데 뮤지컬 <로빈>이었어요. 할 이야기가 되게 많은데 왜냐하면 사람이 힘들 때 옆에서 도와주는 게 기억에 되게 남거든요. 제가 일시적으로 목이 안 좋고 쉬고 이런 게 아니라 1년 가까이 목소리가 제대로 안 나와서 그만두어야겠다고 다짐을 하고 있던 시기였어요. 성대 주사도 맞고 이비인후과 약을 1년을 먹었는데, 당시에는 진짜 이렇게 먹으면 죽을 것 같다고 생각할 정도로 많이 먹었어요. 그래서 <로빈>이라는 작품이 되게 기억에 남아요. 일단 친한 사람들이 많기도 많았는데, 특히나 그때 더블이었던 임찬민 배우가 제가 연습 중간에 한번 진지하게 상담을 한 적이 있어요. "언니, 혹시 스케줄이 괜찮으면 원 캐스트로 할 수 있겠냐. 나 진짜로 목이 너무 안 좋아서 하차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요. 목이 안 좋은 상태에서 공연을 해본 적이 없고 너무 두려웠어요.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제일 두려웠던 시기였어요. 그런데 그때 언니가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내가 공연 올라갈 때 다른 스케줄 하나도 안 잡고 너를 백업하겠다. 네가 언제든 힘들다고 말하면 내가 백업해서 무대 올라갈 테니까. 절대 하차하지 말아라. 나 너 없으면 공연 못 올린다"면서 이렇게 붙잡고 갔어요. 사실 현석이나 석진이나 되게 친한 배우들이 많았는데 그 친구들은 큰 도움이 안 돼요. 걔네는 오히려 속도 모르고 나를 너~무 놀리고, 제가 티를 많이 안 냈거든요. 그래서 제가 둘 다 불러서 진짜 진지하게 "나 진짜 힘들다. 나 하차까지 생각한다. 너네가 나를 놀리면 나 진짜 너무 힘들다"라고 말했을 정도였죠.(웃음)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게 있는데 제가 진짜 목이 안 좋았던 날이 있었어요. 소대에서 진짜 벌벌벌 떨었던 적이 있어요. 목이 너무 안 좋아서 기도를 하고 있는데 종구 오빠가 와서 제 손을 잡아주면서 같이 기도를 해주더라고요. 그리고 공연에 올라가서 무대 위에서 저를 만날 때마다 눈으로 "괜찮아, 잘하고 있어"이걸 전해주는 거예요. 사실 그때 너무 힘들었던 시기였어서 되게 기억에 남아요. 감사합니다!

Q.  좋았던 기억은?

최미소  이 질문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다 너무 좋은 공연이었거든요. 그래서 약간은 다른 의미로 뮤지컬 <이블 데드>라는 작품을 할 때가 되게 행복했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그때 되게 또래의 여배우들이 함께했었거든요. 또래의 여배우들이 많은 작품이 없다 보니, 그 여배우 모임이 너무 재밌더라고요. 그때는 공연이 없어도 분장실에 가있고, 다른 작품 연습을 하다가 양치하러 유니플렉스 공연장에 갈 정도였죠. 그때는 코로나도 없다 보니까 매일 누구네 집에서 모여서 놀고 <이블 데드> 자체도 너무 유쾌한 작품이다 보니까 다들 정말 웃음이 끊이질 않았어요. 

Q.  다시 올라간다면

최미소  이 이야기를 <이블 데드> 했던 배우들한테 말하면 못하겠다는 배우들이 꽤 많을 거예요. 너무 재미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로에 몇 안 되는 체력 소모가 엄청난 작품이거든요. 그런데 제가 했던 역할이 저만 춤을 안 추거든요. 다들 춤을 출 때 저만 딱 죽어있어요.(웃음) 그래서 저는 다시 할 수 있어요. '네크로노미콘'이라고 이 작품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넘버에서 제가 죽어있어요. 저만. 저 빼고 춤을 다 춰서 저는 하나도 힘들지 않았어요. 저는 사실 그 장면을 할 때 객석을 등지고 있어서 객석을 돌아다니면서 움직이는 배우들을 볼 수가 없어서 뒤돌고 싶었어요. 얼마나 궁금했는지... 그래서 저는 애니 셀리를 한다면 다시 하고 싶어요. 다른 역할요? 그건 생각해 볼게요!(웃음)

Q.  평소에 어떻게 지낼까. 연습-공연도 없을 때

최미소  저는 사실 가만히를 잘 못 있어요. 그래서 끊임없이 뭔가를 해요. 게임 좋아하니까 게임도 많이 하고 요새는 가족들과 시간을 같이 보내려 하고 있어요. 그리고 모든 배우가 비슷하겠지만 영상을 되게 많이 봐요. 드라마나 영화도 많이 봐요. 그런데 확실히 공연을 계속하다 보니까 뭔가에 굉장히 집중을 많이 해야 되는 직업이다 보니 공연이 없으면 되게 많이 풀어지는 것 같아요.

Q.  최근에 봤던 영화나 드라마 추천해보자면

최미소  드라마는 <로스쿨> 재밌게 봤어요. 이휘종 배우가 나오거든요. 요새는 TV에 친한 배우들이 많이 보이니까 되게 재밌어요. 그리고 최근에 보고 가장 많이 울었던 영화가 <귀멸의 칼날> 극장판이거든요. 

Q.  무한 열차...?

최미소  네!(웃음) 되게 잘 아시네요. 저랑 취향이 비슷하신 것 같아요. 제가 저도 잘 모르겠는 게 극장에서 제가 마스크가 다 젖을 만큼 울었어요. 같이 영화를 보러 갔던 친구가 저를 되게 비웃더라고요. 저는 막 그런 뜨거운 감정, 누군가를 위한 희생, 악과 싸우고 그런 게 아직도 막 벅차더라고요. 제 취향인가 봐요. 여러분 <귀멸의 칼날> 보세요!

Q.  매체로의 도전은

최미소  너무 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요새 조금 더 열심히 찾아보려고 하고 있어요. 연기를 내가 한다면 어떨까란 생각을 하면서 보는 것 같아요. 무대 배우들이 매체로 많이 갔고 대부분 너무 잘하더라고요. 무대 배우 안 나오는 드라마가 없잖아요. 저도 너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점점 경계가 없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매체 계신 분들도 무대에 많이 오시는 것처럼요. 한다면 큰 도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콘서트 <BATON>

최미소  일단 제가 선택한 곡 중에 몇 곡을 가장 관객분들을 많이 만났던 들어보셨을 곡들 그리고 생소할 곡들이 있어요. 잘 몰랐던 공연에 대해서 소개를 해드리고 싶은 부분도 있고, 생각해 보면 공연을 준비하고 할 때 매번 마음을 많이 써왔거든요. 제가 했던 작품들을 다시 하나하나 챙겨 보면서 되게 이상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내 자식 보는 것 같았어요. 대표곡들을 꼽아보면서 그 작품을 했을 때의 마음들이 떠오르더라고요. 그 순간을 공유하고 싶었어요. 진짜 제가 만든 자식들을 보는 마음으로 곡을 준비했습니다.

Q.  좌우명이 있을까

최미소  영화 <원더>에 나온 대사가 있어요. "be kind for everyone you meet is fighting a hard battle"이라는 대산데, 네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해라. 모두는 각자의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친절해라라는 대사였는데 되게 깊이 남더라고요. 제가 조금 배우로서가 아닌 최미소로 봤을 때 인간주의적이랄까?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늘 팀 안에서도 분위기나 소외되거나 외로운 사람이 없어야 되거든요. 누구 하나 힘든 게 싫거든요. 그러다 보니 내가 마주치는 모든 이에게 할 수 있는 한 친절하게 대하는 게 전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스트레스를 주지 않아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쉬운 일이 하나도 없잖아요. 그래서 더 친절하게 서로를 사랑했으면 하는 마음, 그리고 약간 박애주의자적일 수도 있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Q.  공연을 할 때에도 뭔가 관객이나 배우, 스태프들도 끌어안고 가려고 할까

최미소  저는 약간 병이에요. 저는 어릴 때부터 공연할 때 선배들한테 되게 많이 들었던 말이 있는데 "미소야, 너는 좀 더 이기적으로 해도 돼"였어요. 그래서 저도 요새 좀 쉬는 기간인데 연기를 돌아볼 때 이게 좋은 부분도 있거든요. 상대방을 많이 보고 들으려고 하다 보니 이타적인 부분에서 케미가 좋아지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단점으로는 제가 잘 안 드러난다고 해야 되나. 뭔가 캐릭터적인 부분에서 IM이 약하구나라는 걸 깨달았죠. 공연 끝나면 누구 데려다주는 것도 좋아해요. 그리고 작품에 있어서 팀 분위기가 흐려지면 작품에 집중이 안 돼요. 너무 신경 쓰이고, 어릴 때는 사실 감독님들한테 많이 혼났어요. 그만 딴사람 신경 쓰고 네 거 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이게 진짜 기질인가 봐요. 그래서 친구들한테도 누나처럼 대하고 막 그런 성향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퇴근길이 있을 때 공연 끝나고 힘든데 막 한 시간씩 했었어요. 막 제 앞에 서 계시면 기억이 안 난다고 막 적어오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이걸 하나하나 다 들어드리고 싶은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퇴근길이 되게 길어지더라고요. 저는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게 아닐까.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배우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1년 후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1년 후... 서른네 살... 너무 겁먹지 않아도 돼. 조금 더 용감하게.

용기 있게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잘 지켜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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