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사태 '제2의 글로비스' 오토에버가 원인
현대캐피탈 사태 '제2의 글로비스' 오토에버가 원인
  • 심요섭 기자
  • 승인 2011.0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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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정의선 지분30%보유...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급성장

현대캐피탈 금융정보 유출 사건이 정몽구 회장·정의선 부회장 대주주로 있는 계열사에 일감몰아주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보안과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업체는 현대오토에버, 이 업체의 대주주는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사장으로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다.

▲ <사진= (좌) 정몽구 회장 (우) 정의선 부회장>
지난 2000년에 설립된 현대오토에버는 2009년 정보보안 컨설팅을 시작해 관리와 운영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지만 현대캐피탈의 전산시스템 운영과 보안 관리를 맡았다. 오너일가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에 일감 밀어주기 위해 관리 운영을 맡겼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13일 한겨레신문은 현대캐피탈은 전산시스템 구축과 운영, 24시간 보안 관제 등을 맡고 있는 시스템통합(SI) 업체 현대오토에버가 보안 관리 능력은 매우 취약해 해킹에 의해 금융정보가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2000년에 설립된 이 회사가 그룹 계열사 서버의 보안 관리에 투입하는 인력은 전체 직원 1500여명 가운데 30명 안팎이다. 2001년부터 전산망 설치·관리 업무를 수행해왔으나 사업 목적에 ‘정보보안 컨설팅’을 추가한 것은 불과 2년 전인 2009년이었다.

보안업계의 전문가는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 이 정도 인력으로 보안시스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현대캐피탈→현대오토에버→여러 중소 IT업체로 하청을 주는 식으로 보안관제가 이뤄진 걸로 안다"고 했다.

이와 관련 현대오토에버 측은 “금융은 아직 많이 맡지 못했다”며 “현대캐피탈에도 서버 관리 등 기술 지원만 해줬을 뿐 (로그파일 암호화 등의) 보안 업무에는 제대로 관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 시스템통합(SI) 업체 관계자는 “금융회사 전산시스템을 깔면 그에 걸맞은 보안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금융 쪽 경험이 적은 현대오토에버에 아웃소싱을 준 것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2000년 4월 50억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된 현대오토에버의 매출은 2001년 485억원에서 지난해 5631억원으로, 영업이익은 11억원에서 344억원까지 수직상승했다.

급속한 성장의 배경은 지분 구조에 있다. 회사의 사실상 최대 주주는 정몽구 회장(10%)· 정의선 부회장(20.1%) 부자다. 나머지 지분은 현대차(29.9%), 기아차(20%), 현대모비스(20%) 등이 나눠갖고 있다. 또한  정의선 부회장이 2001년부터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정몽구 회장의 오른팔로 꼽히는 이정대 재무총괄 부회장이 10년째 감사를 맡고 있다. 김선태 현대오토에버 대표이사는 현대차 정보지원사업부장 출신이다.

오토에버는 글로비스에 이어  재벌기업 총수의 자녀가 대주주로 있는 비상장 시스템통합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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