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경영 승리, ‘개미의 반란’ 없었다
오너 경영 승리, ‘개미의 반란’ 없었다
  • 이수영 기자
  • 승인 2011.0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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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주총 DAY’ 돋보기

- 18일 ‘슈퍼 주총Day’ 삼성·LG 등 ‘일사천리’ 주총
- 정몽구·최태원 이사 재신임 ‘찻잔 속 태풍’ 그쳐
- ‘몰아치기 주총=소액주주 물먹이기’ 비난 여전

지난 18일 이른바 ‘슈퍼 주총 Day’에서 ‘개미의 반란’은 없었다. 삼성과 LG 등 주요그룹 계열사들이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 가운데 상정된 의안들은 대부분 원안 그대로 승인받아 주총은 일사천리로 막을 내렸다.


한때 기대를 모았던 소액주주들의 부당경영 견제 움직임도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경제개혁연대가 제기한 삼성SDS의 이건희 회장에 대한 손해금액 지불 문제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이하 연구소)가 현대자동차 주총에서 목소리를 높인 정몽구 회장 이사 재선임 반대 의견은 빛을 보지 못했다.
 

연구소 측은 SK주식회사 주총에서도 최태원 회장의 이사 재선임을 반대할 계획이었지만 일련의 재선임안도 순식간에 가결됐다.

 

삼성과 LG 등 주요 기업 계열사들이 지난 18일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상정된 의안들은 순조롭게 승인을 받았고 대부분 조용히 끝났다. 이날 삼성전자 등 코스피 기업 278개사와 코스닥 135개사 등 413개 상장사가 일제히 주총을 가졌다.

오너일가 전면 나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기업들의 주주총회는 특별한 안건이 없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삼성전자는 이날 서울 서초동 서초사옥에서 주총을 열고 지난해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및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안) 등을 승인했다. 7인으로 구성된 이사(사외이사 4인 포함)진의 올해 보수한도 370억 원 승인건도 통과됐다.


눈에 띄는 것은 주총을 거쳐 재벌그룹 오너 일가가 경영일선에 전진 배치됐다는 점이다. 이들이 계열사 대표이사로 낙점되면서 그룹 내 책임경영과 과감한 투자가 더욱 돋보일 전망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장충동 삼성전자 장충사옥에서 열린 호텔신라 주총에서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됐다. 삼성가 3세 가운데 가장 처음 대표이사 칭호를 받게 된 이 사장은 이날 주총장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 관심을 끌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 구본준 부회장도 같은 날 오전 서울 여의도동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전자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지난해 최악의 실적악화로 내홍을 겪은 LG전자는 구 부회장 체제가 공식 출범함에 따라 조직변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등기이사에 재선임했다. 신세계는 백화점 사업부문과 할인점 이마트를 별개 회사로 쪼개는 ‘인적 분할’을 통과시켰다. 회사 측은 분할이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재계에서는 ‘이마트-정용진, 백화점-정유경’ 구도로 가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삼성 SDS 주총, 지배구조 공방으로 시끌
이건희 회장에게 수백억 원의 뭉칫돈을 건네 논란이 된 삼성SDS의 주총은 이례적으로 한 시간이 넘는 공방전이 벌어지며 시끄러웠다.


이날 주주 자격으로 주총에 참석한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소장은 “삼성특검 재판 시 이건희 회장에게서 1539억여 원을 받았다가 227억 원과 지연이자를 제외한 돈을 돌려주는 과정에서 업무처리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재판진행 중인 데다 거액이 오간 사안이었는데, 삼성SDS는 실무자 차원에서 모든 업무를 처리하고 이사회에는 사후 보고만 했다”며 “이사회 검토·의결로 처리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원에 제출한 양형참고자료에는 ‘유무죄 판결에 관계없이 공소장에 기재된 SDS의 손해액을 지급했다'고 해놓고, 이 회장과 SDS가 작성한 세부약정서에는 '판결 결과에 따라 손해로 인정된 금액만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며 “문서를 제대로 검토했으면 이런 모순이 안 생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인 삼성SDS 대표이사의 해명이 이어졌다. 김 대표이사는 “하루에도 수많은 계약과 입찰제안서가 나오는데 사장이 모든 서류를 문구 하나하나 읽지 못한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답했다.


또 “이사회 결정 사안인지 결정하는 것은 금액보다는 돈의 성격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며 “액수가 크기는 하지만, 돈을 잠깐 보관하다 받을 돈 받고, 아닌 돈은 돌려주면 되는 단순한 내용이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다른 주주들도 발언권을 얻어 “김 소장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지금 크게 성장해 있는 SDS를 보면 수많은 의사결정이 문제없었음을 알 수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삼성SDS는 이날 고순동 회사경영총괄 사장과 김봉영 경영지원총괄 사장, 이계식 공공·해외본부장 부사장을 이사로 선임했으며, 김용관 삼성전자 재무담당 상무를 감사로 선임했다. 삼성SDS는 지난해 매출액 4조3299억9360만 원, 당기순이익 3276억3525만 원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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