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의 신] 제63화 - 크기가 아닌 시간
[직장의 신] 제63화 - 크기가 아닌 시간
  • 이상우
  • 승인 2020.0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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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민지는 순자를 다시 입원시키고 검사를 받게 했다. 
 빠르면 이틀 뒤 수술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회사에서는 새로 제작된 옥을 붙인 골프 퍼터의 홍보를 시작했다.
 “이 시제품은 반응이 대단히 좋습니다. 옥이 몸에 좋다는 것이 거의 일반화 된 상식이기 때문에 꼭 실제로 쓰지 않더라도 거실이나 사무실에 장식용으로 퍼터를 세워 놓으면 좋을 것이란 반응입니다.”
 회의에서 박민수가 보고했다.
 “전자파를 막는데도 옥이 좋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해외 에서는 반응이 어떻습니까?”
 조민지가 여영진을 보고 물었다.
 “한국에 나와 있는 중국 수입업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는데 반응이  괜찮습니다.”
 “저는 서울에 있는 골프장 샵은 거의 한 바퀴 돌았습니다. 내일부터 부산 대구, 광주, 제주를 좀 돌아보고 오겠습니다.”
 박민수가 말했다.
 “특히 제주에 중국 부자들이 많이 오니까 그쪽 기념품점이나 골프 샵에 신경을 좀 쓰십시오.”
 “맞습니다. 제주에 중국 푸이다이가 많으니까요.”
 “푸이다이가 뭐죠?”
 이규명 과장이 물었다.
 “부일대(富一代)라고 자수성가한 부자 1세대를 말합니다.”
 조민지가 설명해 주었다.
 회의가 끝나고 간부들이 모두 돌아갈 때 조민지는 박민수 만 좀 남게 했다.
 “내일 지방 출장 갈 예정이예요?”
 “예. 한 3~4일 걸릴 것 같은데요.”
 “그럼 오늘 저녁 좀 만나요. 가기 전에 연습 좀 해야죠?”
 조민지는 애교를 한껏 부리며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그래요. 어디서 만날까요?”
 잠시 생각하던 조민지가 다른 제안을 했다.
 “내일 출장 갈 때 나랑 같이 가요?”
 “예?”
 박민수가 조금 당황스러운 표정이었다.
 “낮에는 함께 섭외 다니고 시간  쪼개서 관광도 좀 하고, 저녁에는 괜찮은 호텔서 ㅋㅋㅋ.”
 “일과 사랑은 혼동하지 맙시다.”
 “오빠는 밤낮으로 연습 좀 해야 돼. 여영진 박사 보아. 하루에 두 번씩 해도 힘 좋고 기술 좋고...”
 조민지는 사무실에서 할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해 말을 그쳤다.
 “여영진의 정력과 기술이 그렇게 좋다면 걔하고 해요.”
 박민수가 화를 벌컥 내면서 가버렸다.
 조민지는 여영진과 박민수의 잠자리 능력을 비교 한 것은 경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들이란 자기의 섹스 능력에 대한 코멘트에는 대단히 민감하다는 것을 미쳐 몰랐었다.
 퇴근 무렵이 되어 박민수한테 문자를 보냈다.
 ‘오빠, 거기서 만나 피자 먹자.’
 대답이 없었다.
 조민지가 다시 문자를 보냈다.
 ‘박민수씨 왜 대답이 없어요? 나 조민지 전뭅니다’
 조금 있다가 회답이 왔다.
 ‘예. 전무님. 6시에 ‘이 풍진 세상’에 있겠습니다.’
 조민지는 깔깔 웃었다. ‘오빠’한테는 대답도 않다가 ‘전무’한테는 쏜살 같이 회답을 보냈다.
 조민지는 6시가 되기 전에 ‘이 풍진 세상’으로 갔다.
 “민지야. 여기야.”
 먼저 와 있던 박민수가 손짓을 했다.
 “피자 중으로 하나 시키고 맥주 5백 두 개 시켰어.”
 박민수가 전에 자주 하던 메뉴를 말했다.
 “내일 정말 출장 갈 거야? 나는 빼고? 다른 여자 있어?”
 “내 능력에 다른 여자 기웃거릴 수나 있겠어? 여자 하나 욕심도 못 채워져 토끼로 사는 주제에.”
 “내가 뭐 내 욕심 채어 달라고 했나? 솔직히 나는 그거 힘들어. 피용자 이야기 들어 보면 남자가 거기를 만져 주기만 해도 촉촉하게 젖고 기분이 째진다고 하던데 나는 전혀 느낌이 없어요.”
 “여자도 연습을 해야 제대로 맛을 안다고 하던데. 그래서 여자는 아기 하나 낳은 뒤에 잠자리의 참 맛을 안대요.”
 “맞아요. 일찍 시집간 내 친구들 보면 신랑 섹스 능력에 대해 관심이 많아. 일주일에 몇 번 하냐, 한번 하는 시간이 얼마나 되느냐 뭐 그런 것이 화제의 중심이더라고요.”
 “남자들은 크기에 관심이 많아. 화장실에 가면 오줌 누면서 슬쩍 옆 사람 거시기를 흘금흘금 훔쳐보기도 하고. 특히 찜질방 같은 데서는 그거 큰 사람은 사지를 턱 벌리고 팔자걸음 걷고 다니며 개 멋 자랑하듯이 자랑하고 다녀요. 그러나 섹스의 요점은 크기 아닌 시간이래. 그리고 몇 분 버틸 수 있느냐 하는 것이 화제의 중심이고.”
 “남자보다 여자의 오르가슴 시점이 늦기 때문에 여자가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하자면 끈질긴 피스톤 운동이 중요한가 보지요.”
 “아주. 결혼 생활 몇 년 해본 여자 같네.”
 두 사람은 유쾌하게 웃으며 맥주잔을 비웠다.
 기분이 적당히 업 되었다.
 “오빠 낼 출장 갈 때 나하고 같이 가면 안 될까? 고급 호텔에서 오빠랑 한 번 하면 기분이 어떨까? 연습도 더 잘 될 거야. 순자가 없으니까 소리도 맘대로 지를 수 있고.”
 “모레 순자 수술 한다고 하지 않았어? 나 따라 가면 간병은 누가 하고?”
 “참 그렇지. 담에 같이 가. 그 대신 오늘 밤 우리 모텔에 가자.”
 “좋아. 맥주 5백만 더 마시고 가자.”
 두 사람은 다시 맥주 5백 씨씨와 피자를 다 먹은 뒤 조민지씨 집에 가까운 모텔로 갔다.
 “여기 들어가려니까 어쩐지 불륜 남녀 같은 생각이 들어 개운하지 않은데...”
 조민지가 차에서 내리지 않고 말했다.
 “그럼 우리 호텔로 갈까?”
 “그래요. 기왕이면 별 다섯 개 호텔에 가 봐요.”
 박민수가 차를 돌렸다.
 조민지는 새로운 체험을 한다는 기대로 온 몸에 전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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