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부터 천주교 16개 교구 전체가 미사를 중단했다. 한국 천주교회 236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과거 흥선대원군의 병인박해로 천주교 신자 최소 8천명이 순교하던 때에도 이뤄지던 미사를 ‘코로나19’가 막은 셈이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 따르면 25일까지 전국 16개 교구 중 14개 교구가 미사 중단 조처를 한 데 이어 26일 제주와 원주교구가 이런 움직임에 동참했다.

천주교의 미사 중단은 대구대교구가 먼저 시작했다. 지난 19일 대구·경북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뒤 대구대교구는 19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미사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미사중단 사태는 일주일 만에 국내 천주교 교구 전역으로 확산했다.

제주교구는 26일 공문에서 이튿날인 27일부터 3월 7일까지 미사를 중지한다는 결정을 발표했다. 원주교구도 이날 오후 지침을 내 27일부터 별도의 지침이 있을 때까지 ‘교우들과 함께 드리는 미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한국 가톨릭계에 따르면, 1866년(고종 3년)부터 흥선대원군이 실각한 1873년(고종 10년)까지 최소 8000여명에서 최대 2만명의 천주교 신자들이 순교했다. 하지만 이런 박해 속에서도 천주교 신자들은 미사를 지냈다.

한원석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