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기내식 사태' 책임 박삼구 책임회피, 애먼 김수천 사장만 사임
아시아나 '기내식 사태' 책임 박삼구 책임회피, 애먼 김수천 사장만 사임
  • 이병철 기자
  • 승인 2018.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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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사임한 김수천 사장에 대한 동정론...책임 회피한 박삼구 회장 퇴진론 확산
대우건설-대한통운 인수 '승자의 저주'...유동성 위기로 그룹 해체-형제의 난 겪어
박삼구 회장 (사진 뉴시스)
박삼구 회장 (사진 뉴시스)

아시아나항공(020560)의 기내식 사태· 갑질 책임론이 불거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책임을 회피하고, 애먼 김수천 사장만 사임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7일, 임기 1년6개월가량을 앞두고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7월 불거진 기내식 대란 사태에 대한 책임 때문이다.

김수천 사장은 7일 '임직원에 보내는 글'을 통해 "지난 30년간 아시아나인으로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자 보람이었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김 사장은 "지난 7월 발생한 기내식 사태와 이어진 일련의 상황으로 아시아나를 아껴주신 고객과 임직원에 많은 실망을 드렸다"며 "우리 회사의 핵심 가치를 제대로 지켜내지 못한 최종 책임은 전적으로 사장인 저에게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아직 가야 할 길은 멀고 남겨진 짐도 적지 않은데 끝까지 여러분과 함께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적지 않은 난관이 있지만 임직원들이 서로 격려하면서 물러서지 않는 용기와 놀라운 저력으로 반드시 이 위기를 극복하고 값진 결실을 거두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안팎에서는 박 회장이 책임지고 사임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같은 날 박삼구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전략기획실 사장이 신임 아시아나IDT사장에 취임하면서 '오너일가 동반 퇴진론'이 불을 붙고 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안고 있는 문제는 박회장 일가에 무리한 경영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기내식 사태도 박 회장이 그룹 자금난 해소를 위해 무리수를 두면서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금호홀딩스(현 금호고속)의 1600억원대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면서 기내식 공급업체인 LSG코리아에 인수 제안했고, LSD코리아가 배임 등의 위험성을 들어 거절하자 업체를 변경하는 과정에 사태가 발생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박 회장은 생일에 스튜어디스를 동원한 공연 갑질로 논란을 일으켰다.

이처럼 기내식과 갑질의 논란의 핵심인 박 회장은 책임을 회피하면서. 월급쟁이 사장만 사직서를 냈다면서 오너의 신종 갑질이라는 비판이다.

기내식-갑질 논란 속에 휩싸인 금호아시아나가 창업주 자택을 '금호시민문화관'으로 새단장했다. (사진 뉴시스)
기내식-갑질 논란 속에 휩싸인 금호아시아나가 창업주 자택을 '금호시민문화관'으로 새단장했다. (사진 뉴시스)

김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창립 첫 해인 1988년 판매관리직 신입사원으로 아시아나에 입사한 뒤 30년간 근무했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에어부산 사장을 지낸 뒤 2014년부터 아시아나항공 사장을 맡았다.

그는 결국 오너가 책임져야 할 부분을 김 사장이 총대를 메고 나갔다는 지적이다. 이런 이유에서 박 회장에 대한 경영능력도 부족한데 ‘노블리스오블리주’도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제 박 회장의 경영능력은 낙제점이라는 비판은 오래 전에 나왔다. 대우건설·대한통운을 무리하게 인수해 승자의 저주에 빠져 손해를 보고 재매각을 했다.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금호는 산업은행을 찾았고, 2009년 금호산업,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금호석유화학, 아시아나항공은 자율협약을 수용한다.

김선제 한국증권경제연구소(성결대학교 교수)연구위원은 "국내 재벌기업에서 직원들은 소모품에 불과하다. 임원이 되면 경영진의 잘못을 대신 총대 메야하는 바지가 되기도 한다. 이번 아시아나항공의 경우도 그렇다. 최고경영자보다 박삼구 회장의 책임이 더 크다. 박회장은 가만 있는데 사장만 사임하는 것은 형평성에서도 맞지 않는다"면서 "하루 빨리 국내 기업들에서도 소유와 경영 분리를 통해 그룹 경영이 투명해져야 한다.  과거 기업들이 정경유착을 통해 부정적 방법으로 성장했던 관례를 벗어나야 한다. 법과 원칙을 통해 배임, 횡령이 드러날 경우 징벌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결국 소유와 경영을 분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고 했다.

김 사장의 후임으로는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 한창수 아시아나IDT 회장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 안팎에서는 박 회장의 퇴진을 요구되고 있다. 박 회장이 이를 극복하고 경영권을 계속 유지할 것인가에 세인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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