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회장 선출 진통...내정설 실체는?
경총 회장 선출 진통...내정설 실체는?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8.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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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 전 경총 상임부회장
김영배 전 경총 상임부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차기 회장으로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전형위원회는 내일(27) 비공개 회의를 열어 회장과 부회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전형위는 이 자리에서 손 회장을 추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손 회장이 차기 경총 회장으로 추대될 것으로 전해지면서 내홍을 겪고 있었던 경총 사태가 일단락됐다. 그러나 경총의 차기 회장단 선임 파행을 둘러싼 뒷말은 여전하다.

앞서 22일 열린 경총 정기총회에서 중소기업중앙회장 출신의 박상희 대구 경총 회장이 차기 회장에 선임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부 전형위원들이 반대로 무산됐다. 박 회장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회장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손 회장이 차기 경총 회장을 맡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관련 인사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집권여당이 현 정부 정책에 쓴소리를 하는 특정 인물을 밀어내려는 의도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김영배 전 경총 상임부회장 교체 건이 대표적이라는 의견이다.

그간 기업 측 이익을 대변해온 김 전 부회장은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정책을 비판했다가 대통령으로부터 경총은 사회적 양극화를 만든 주요 당사자로서 진지한 성찰과 반성이 있어야 한다는 경고를 받은 바 있다.

자유한국당 정유섭 원내부대표는 2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노무현 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이자 친문 핵심의원인 황희 의원이 한국경영자총협회 차기 회장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면서 당초 박상희 전 중기회장이 내정됐다고 하는데 황희 의원이 주요 대기업 부회장을 접촉해 이를 무산시키고 회장에 송경식 CJ회장, 부회장에 최형기 전 한국노동연구원장을 선임하려 회책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유섭 원대부대표는 이것이 사실이라면 문재인 정부는 언론장악, 안보무력화도 모자라 민간자율시스템까지 무너뜨리려는 국정농단 행위를 저지른 것이라며 박상희 경총회상을 무산시킨 것은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을 줄곧 비판하던 눈에 가시였던 김영배 부회장을 몰아내기 위한 것이었고 결국 김영배 부회장을 몰아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와 관련해 황 의원 측과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반면 재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김 전 부회장의 무리수가 빚은 참사라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14년간 장수를 해 온 김 전 부회장이 박 회장을 내세워 러닝 메이트로 연임을 이어가려다 패착에 빠진 것이라는 시선이다. 회장이 공석이면 상임부회장을 회장 직무대행으로 자연스럽게 임시 선임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박 회장 내정 자체가 사실무근이라는 말도 있다. 사전 내정 절차도 없고 공식 추대한 바 없다는 게 전형위의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경총 사무국 측이 박 회장이 마치 차기회장으로 내정된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했다는 주장이다. 경총 사무국의 책임자는 김 전 부회장이다. 김 전 부회장은 지난 2004년부터 부회장을 맡으며 경제단체 중에서 최장수를 기록했다.

손 회장이 취임하게 되면 먼저 이번 사태로 불거진 의혹들을 해소하면서 조직을 추스를 전망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경제계 현안을 정부와 소통창구로 외연을 확대하는 데에도 힘을 쓸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에 노출된 대기업과 중소기업 회원사간의 갈등도 극복해야할 과제로 남았다.

손 회장은 지난 2005년부터 2013년까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차기 회장이 선출되면 상임부회장을 지명해 3년 임기를 함께하며 노사관계 현안을 다루게 된다.

상임부회장 후보로는 최영기 전 한국노동연구원장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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