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無 장세..개인 선물 매매에 `흔들`
3無 장세..개인 선물 매매에 `흔들`
  • 한국증권신문
  • 승인 2004.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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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 무기력증에 빠졌다. 주가 상승 모멘텀(요인)과 매수 주체, 주도주가 없는 ‘3無 장세’ 속에서 개인투자자의 투기적인 선물 거래에 의해 휘청거리고 있다. 게다가 호재는 없고 중국과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 이라크 사태 악화, 국제 유가 상승 등 악재만 널려있어 향후 장세는 어둡기만 하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악재와 프로그램 매매에 민감한 변동성 큰 장세가 당분간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 ‘왝 더 독’ 현상 심화...개인 투기적 매매 지난주 주식시장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 모두 하락세 면치 못했다. 종합주가지수는 741.73으로, 코스닥지수는 370.20으로 각각 마감됐다. 중국과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 중동 지역 정세 불안 등으로 일본 닛케이지수(-1.95%), 대만 가권지수(-1.68%) 등 아시아 증시가 동반 급락한 가운데 한국 증시의 낙폭이 더 컸다. 이는 꼬리(선물시장)가 몸통(현물시장)를 흔드는 ‘왝 더 독(Wag the dog)’ 현상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개인 투자자가 선물시장에서 대량 매도에 나서면서 현물과 선물의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시장 베이시스가 악화돼 거래소시장에서 2978억원의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진 것이 주가 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주식시장이 해외 악재로 장세가 불투명하자 개인들이 선물시장으로 눈을 돌려 투기적 매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왝 더 독 현상’이 2주일 이상 나타나면서 투자심리도 악화되고 주가도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개인이 선물시장에서 투기적 거래를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 해외 악재·수급 불안...변동성 큰 장세 지속 전문가들은 해외 악재가 사라지지 않고 있고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어 당분간 변동성 큰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플레이션 위험이 크지 않다는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으로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우려는 덜었지만 여전히 불안 요인으로 잠복해중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상존해 있다는 설명이다. 또 이라크 사태로 인한 중동 지역 정세 불안과 국제 유가의 강세, 정보기술(IT)제품의 가격 하락 전망 등도 증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수급상으로도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해외펀드 조사기관인 이머징 포트폴리오의 집계 결과, 지난주(10~16일)에 글로벌 이머징마켓(GEM)펀드에서 1억6500만달러가 빠져나가 8주 연속 순유출이 이어졌고 한국 관련 4개 펀드에서도 4억15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결국 현 장세에서는 ‘주가가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는 저평가 인식만이 반등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는 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달말부터 미국과 한국 기업이 2·4분기 기업 실적을 내놓은 ‘어닝 시즌’이 시작되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지만 하반기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도 점증하고 있다. 우리증권 신성호 상무는 “종합주가지수가 700선 안팎까지 밀릴 수 있다”며 “어닝 시즌이 추가 하락을 막는 정도의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증권 서형석 연구원은 “오는 29일 금리 정책을 결정하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2·4분기 어닝 시즌 전까지는 ‘3무 장세’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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