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이상한 인사...전문경영인 김동수 왜 짤렸나?
대림산업 이상한 인사...전문경영인 김동수 왜 짤렸나?
  • 박경도 기자
  • 승인 2016.0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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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주총서 이해욱 부회장 사과...정작 인사에서 물러난 것은 전문경영인
▲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은 운전기사에 폭행과 폭언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지난 25일 주주총회에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를 했다. 하지만 정작 회사에서 물러난 것은 그가 아닌 전문경영인 김동수 대표였다. 외견상 경영실적에 대한 책임이라고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사장의 퇴임과 이 부회장의 폭행이 공론화된 시점이 겹친다고는 하지만 현 상황이 깔끔하지 않은 모양새라는 지적이다.

[한국증권신문_박경도 기자] 이해욱 대림 부회장의 갑질 논란이 뜨겁다.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 부회장의 운전기사 폭언∙폭행에 전문 경영인 김동수 대표가 짤려나가면서 '갑질중의 갑질'이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지난 25일 이 부회장은 대림산업의 정기 주주총회장에 나와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이 날 임원 인사에서 물러난 사람은 이 부회장이 아닌 전문경영인인 김동수 사장이었다.

이번 인사에 대해 대림산업 측은 "김 대표가 그간의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김 사장 스스로 오래전부터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날 의사를 밝혔다. 그것이 마침 이번 주총 때 의결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번 인사에 대해 재계 일각에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김선제 한국증권경제연구소 연구위원(성결대학교 교수)은 "이해욱 부회장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기업의 신뢰를 크게 떨어지게 했다. 부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할 당사자는 이 부회장이다. 이 부회장이 현 자리를 그대로 유지한채 전문경영인을 퇴진시키는 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문제를 일으킨 사람은 이해욱 부회장이지만 정작 피해를 보고 있는 사람들은 폭행과 폭언을 당한 운전 기사들이나 회사 내 의 전문경영인 셈이라는 지적이다.

그간 이 부회장의 운전기사 폭언∙폭행은 그 동안 업계에서는 암암리에 쉬쉬해 오던 일이었다. 대기업 임원 등 VIP 개인 운전 기사들의 인터넷 커뮤니인 ‘수행기사’ 카페에는 이 부회장의 폭언과 폭행이 도를 넘었다는 글이 넘쳐난다. 

◇ "사이드미러 접고 운전" 대림산업 VIP 메뉴얼에 적시

노컷뉴스가 단독 보도한 대림산업의 '업무수행 운전지식 및 요령'에는 "차선을 변경할 경우 사이드미러로 확인하는 것 보다 몸과 고개를 뒷좌석 유리까지 돌려 사각지대를 확인하고 차선을 변경해야 한다"며 그 뒤에 '사이드미러 접고 주행하는 연습 필요'라고 적혀 있다.

이 부회장의 운전기사들이 "사이드미러를 접고 운전하라고 명령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부분이다.

주행 중 비상등을 켜는 것을 '불필요한 행동'으로 간주한 '(에티켓 차원의 비상등을 켜는 등) 운전 중 불필요한 행동은 하지 않는다'는 부분도 눈에 띈다.

이 외에도 ▲ 브레이크 제동 시, 브레이킹 후 마지막에 미세하게 브레이크를 풀어 몸이 앞으로 쏠리지 않도록 부드럽게 정지 ▲ 곡선과 유턴 등 급선회 시 핸들을 감는 속도와 원위치로 오는 속도 동일하게 ▲ 곡선구간 주행 시 아웃 인 아웃 개념을 명확히 인지하여 최대한 직선구간처럼 주행, 불필요한 차선 이탈 및 차선 변경은 삼간다. ▲ 곡선구간 시작지점 속도와 탈출지점 속도 동일하게 유지. 곡선구간 시작지점은 핸들링이 흔들리지 않도록 충분한 감속 후 진입 ▲ 옆 차선의 차가 끼어들지 못하도록 앞차와의 간격 최소화 등 굉장히 상세하고 까다로운 운전 규정이 적시돼있다.

<이 부회장의 폭언과 폭언 묵인 의혹>

이 부회장은 이를 어길 경우, 고함과 함께 폭언과 폭행이 이어졌던 것으로 알려진다.

무엇보다 회사 측이 이 부회장의 폭행과 폭언을 묵인한 의혹이 있다. 대림산업의 <수행 및 차량 관리>에는 평소 이 부회장의 폭언을 기영화실화하고 그저 '참으라'는 듯한 규정도 명시돼 있다.

일반적인 상식의 운행일지나 운전수칙과는 차원이 다른 이 부회장 전용 수행가이드 지침이다. ▲ 본의 아니게 여러 이유로 과격한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절대 진심으로 받아들이면 안된다. 수행기사가 잘 안내하면 차후 그 부분에 대해 배려해주신다 ▲ 본의 아니게 실언하실 경우 수행기사는 곧이곧대로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잘 인내하는 수행기사 모습을 지켜보신 임원께서는 며칠 내에 반드시 감사의 뜻을 우회적으로 표현하신다'(잘 인내하여야 한다)'

회사 측은 <수행 및 차량관리>수칙에서 각각 두 번에 걸쳐 폭언이 있더라도 무조건 참을 것을 강조하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이 부회장의 차량을 몰았던 운전기사들은 한결같이 "(이 부회장의) 폭언과 폭행에도 참았지만 배려도 감사의 표현이 있었던 적은 없었다. 오히려 욕설이 시종일관 쏟아졌을 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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