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부회장 처가그룹 '삼표', 망신살 뻗친 사연
정의선 부회장 처가그룹 '삼표', 망신살 뻗친 사연
  • 한국증권신문 기자
  • 승인 2016.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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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의 사돈기업으로 유명한 삼표그룹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양가는 지난 1995년 정의선(47) 현대차 부회장이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장녀 지선 씨와 혼인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삼표그룹은 그동안 현대자동차그룹과 일감몰아주기 외에도 철도 비리, 폐수 무단 방류 등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처가인 삼표그룹에 쉴 새 없이 닥친 악재로 정의선 부회장 역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여왔다.

최근 시사저널은 지난 25일 삼표그룹(이하 삼표)의 한 계열사 대표가 2월 초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 포천의 골재 채취 현장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한 지역 개발업체 대표와 작성한 이면 각서가 원인이었다. 삼표 계열사의 이 아무개 대표는 각서가 위조됐다며 지역 개발업체 변 아무개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검사 결과, 문제의 각서는 진본으로 밝혀졌고 이 대표가 명예훼손 및 무고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영세 업체에 대한 삼표 차원의 조직적인 갑질의혹도 제기되고 있어 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동양시멘트를 인수한 삼표그룹은 최근 독점적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제주 지역에서 시멘트 가격을 올리려다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삼표는 동양시멘트로 하여금 이달 1일부터 제주도에 한해 기존 t82400원이던 시멘트 공급가격을 9만원으로 7600(9.2%)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레미콘협동조합은 제주 지역 건설경기 호황으로 자재수요가 늘자 대기업이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또한 총파업 결의, 중국산 시멘트 수입 등의 방법을 찾겠다며 맞섰다. 이번 총선에 나서는 제주 지역 여당 예비후보들도 동양시멘트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하는 등 지역 여론을 환기하며 힘을 보탰다. 급기야 원희룡 제주도지사까지 나서 시멘트 가격 인상 저지 방침을 밝혔다. 결국 삼표동양시멘트는 지난달 7일 제주지역 시멘트 공급단가를 인상한다고 발표한 지 44일 만에 인상안을 철회했다.

동양시멘트 인수를 준비하던 지난 4월에도 중소기업청이 위장 중소기업으로 고발한 기업에 이름을 올리며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알엠씨, 남동레미콘, 유니콘 등 자회사 5개 공장에 대한 고발이 접수된 것. 중기청의 고발 내용을 보면 삼표는 최근 3년 평균매출액 6369억 원으로 공공조달시장 참여가 제한되자 위장 중소기업을 차려 지난 2년간 252억 원의 관급 납품계약을 따냈다. 당시 삼표그룹 관계자는 해당 사안은 최근 검찰로부터 증거불충분에 따른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앞서 서울숲 삼표레미콘 공장은 비오는 틈을 악용해 폐수를 한강으로 무단방류하다가 지자체에 적발되는 일도 있었다. 성동구는 지난해 10월 환경오염물질 배출업소인 삼표레미콘 공장에서 집수조에 모아진 폐수가 전량 수질오염방지시설로 유입돼 처리되지 않고 비밀배출구를 통해 폐수 일부가 하천으로 유출되는 등 폐수무단방류 현장을 적발했다. 해당 단속은 비가 올 때마다 중랑천과 연결된 하수구에서 뿌연 거품이 나온다는 한 시민의 신고로 이뤄졌다.

성동구는 삼표레미콘 공장에 대해 210일 조업정지 조치를 내렸다.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커졌다.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 필요성에 대한 여론조사를 시작으로 이전추진위원회 구성, 서명운동 등 범구민 차원의 이전운동도 진행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올해 안에 서울숲 인근의 삼표레미콘공장 이전을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7일 성동구청에서 열린 '성동구 신년인사회'에서 성동구민의 오랜 숙원이었던 삼표레미콘 이전문제를 올해 안에 기필코 해결하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현대차그룹과 정의선 부회장도 바람 잘날 없는 처가인 삼표그룹 구설수에 오랫동안 발목을 잡혀왔다. 현대차그룹은 삼표그룹에 일감 몰아주기를 일삼아 최근 몇 년 간 이런 경영행태에 대해 도가 넘어섰다는 사회적 지탄을 받아왔다. 올해 삼표그룹 관련 현대차그룹의 향후 행보에도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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