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회장 "다시 한번 바꿔야 한다"
이건희 삼성회장 "다시 한번 바꿔야 한다"
  • 송혜련 기자
  • 승인 2014.0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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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바꿔야 합니다. 5년 전, 10년 전의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 하드웨어적인 프로세스와 문화는 과감하게 버립시다.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과 제도, 관행을 떨쳐 냅시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2일 오전 11시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신년 하례회를 통해 고강도 혁신을 주문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 등 오너 일가와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등 계열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는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가 굳어지고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우리는 글로벌 기업들과 사활을 걸어야 했고 특허전쟁에도 시달려야 했다”면서 “한시도 마음 놓을 수 없는 상황에서 삼성은 투자를 늘리고 기술개발에 힘을 쏟아 경쟁력을 높이면서 좋은 성과도 거두었다”며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지난 2013년은 이 회장의 “마누라 자식 빼고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는 신 경영 20년을 맞은 해였다. 20년 동안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금의 상황은 당시와 180도 바뀌었다는 것.
 
이 회장은 어려운 불확실성 속에서 변화와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며 “산업의 흐름을 선도하는 사업구조의 혁신,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는 기술혁신, 글로벌 경영체제를 완성하는 시스템 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하자”고 강조했다.
 
이번 이 회장의 신년사에는 삼성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그룹 수뇌부의 고민이 담겨있다. 삼성전자가 지금은 잘 나가고 있지만 고강도 혁신이 없으면 도태될 것이라는 위기를 담고 있다.
 
 
다음은 이 회장의 신년사이다.
 

삼성가족 여러분

2014年을 여는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국내외 임직원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지난해는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가 굳어지고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우리는 글로벌 기업들과 사활을 걸어야 했고 특허전쟁에도 시달려야 했습니다.

한시도 마음놓을 수 없는 상황에서 삼성은 투자를 늘리고 기술개발에 힘을 쏟아 경쟁력을 높이면서 좋은 성과도 거두었습니다.

그 동안 현장 곳곳에서 열과 성을 다해 준 임직원 여러분에게 감사 드립니다.

아울러 한결같이 삼성을 응원하고 도와주신 국민 여러분과 정부, 사회 각계에 깊이 감사 드립니다.

세계 각지의 임직원 여러분

신경영 20년간 글로벌 1등이 된 사업도 있고, 제자리 걸음인 사업도 있습니다. 선두 사업은 끊임없이 추격을 받고 있고 부진한 사업은 시간이 없습니다.

다시 한 번 바꿔야 합니다.

5년 전, 10년 전의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 하드웨어적인 프로세스와 문화는 과감하게 버립시다.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과 제도, 관행을 떨쳐 냅시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성 속에서 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합니다.

산업의 흐름을 선도하는 사업구조의 혁신,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는 기술혁신, 글로벌 경영체제를 완성하는 시스템 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불황기일수록 기회는 많습니다. 남보다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보고 새로운 기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냅시다.

핵심 사업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산업과 기술의 융합화·복합화에 눈을 돌려 신사업을 개척해야 합니다.

세계 각지의 거점들이 한 몸처럼 움직이는 유기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특히 연구개발센터는 24시간 멈추지 않는 두뇌로 만들어야 합니다.

미래를 대비하는 주역은 바로 여러분입니다. 자유롭게 상상하고 마음껏 도전하기 바랍니다. 인재를 키우고 도전과 창조의 문화를 가꾸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협력회사는 우리의 소중한 동반자입니다. 모든 협력회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기술개발과 생산성 향상을 도와야 합니다.

지난 한해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습니다. 삼성의 사업장은 가장 안전하고 쾌적한 곳이 되어야 하며,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해야 합니다.

나아가 그늘진 이웃과 희망을 나누고 따뜻한 사회, 행복한 미래의 디딤돌이 될 사회공헌과 자원봉사를 더 늘려 나갑시다.

사랑하는 삼성가족 여러분

지난 20년간 양에서 질로 대전환을 이루었듯이 이제부터는 질을 넘어 제품과 서비스, 사업의 품격과 가치를 높여 나갑시다.

우리의 더 높은 목표와 이상을 향해 힘차게 나아갑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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