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안도랠리 촉발…독일 입장 변화 변수
단기 안도랠리 촉발…독일 입장 변화 변수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2.08.02
  • 호수 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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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기 ECB 총재, 구원투수 자처

[한국증권신문 박수진 기자]먹구름만 드리우던 유로존 재정위기에 마침내 한줄기 서광이 비춰질 전망이다. 방관자세를 고집하던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드디어 유로화 안정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며 적극적인 의지를 밝힌 것. 이에 시장은 오는 2일 ECB 월례 통화금융정책회의에서의 정책대응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6일 드라기 총리는 투자 컨퍼런스 연설에서 유로화 사수의 첨병 역할을 선언했다.

드라기 총리는 “ECB는 주어진 권한 안에서 유로화를 지키기 위해 그 어떤 조치라도 취할 것(Whatever it takes)”이라며 “대신 ECB의 권한 안에서만 행동하고 유로존 회원국의 높은 프리미엄이 통화정책을 전달하는 경로의 기능을 마비시킬때 이는 ECB의 소관”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ECB가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위기를 해소하는 데 있어 권한 밖의 사안으로 인식했지만 ECB 통화정책 파급 경로를 마비시켰다는 점에서 이제 더 이상 방관하지만은 않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이 연구원은 “그동안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해 정책당국의 소관사항이지 ECB가 나설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던 ECB 총재가 극적으로 말을 바꿨다”면서 “이제 관심은 유로존 재정위기 진정을 위해 제시할 ECB의 정책카드로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ECB의 정책카드는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금리 추가인하와 2011년 8월 이후 추진했던 국채매입프로그램(SMP) 및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의 재개 가능성이다. 또 다른 카드로 제시되고 있는 유로안정화기구(ESM)의 은행 면허 부여도 대규모 구제기금을 조성할 수 있게 하는 방안으로 기대감이 높은 상태다.

네덜란드 일간지는 지난 26일 ECB 헌장에 의하면 ESM이 국제금융기관이 된다는 전제 하에 은행면허를 부여할 수 있다고 보도, ESM이 유럽개발은행(EIM)의 선례를 따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이는 스페인발 유로존 위기 확산의 원인 중 하나인 구제기금 부족 문제의 해소를 의미한다”며 “ESM에 대한 은행면허 부여는 ECB로부터의 대출을 통해 ESM이 실현 가능한 충분한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 일간지 보도에 따르면 유로존 정책당국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이용해 유통시장에서 스페인 국채 매입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정부가 공식적으로 요청해 오면 유로존 정책당국이 이를 승인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이 연구원은 “26일 드라기 ECB 총재의 발언을 확대 해석하면 ECB가 유로존 위기 해소를 위해 무제한 국채 매입과 같은 미 연준의 양적 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축소 해석하면 유로화 유지를 위한 표명이라는 그 간의 원론적 입장의 재해석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긍정적인 점은 유로존 국채위기 해소와 관련해 그동안 회원국 정부의 소관사항이라는 점에서 벗어나 통화정책 경로 마비 측면에서 ECB의 소관사항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시각의 변화”라고 덧붙였다. ECB가 유로존 국채위기 안정에 직접 개입할 여지를 넓힌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 독일 정부와의 교감을 가지고 이뤄졌는가 하는 점이다. 만일 독일 정부 또는 분데스방크의 교감이 없었다면 ECB의 정책대응은 여전히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독일과의 합의 하에 이루어졌다면 이는 유로존 위기 해소가 9월 말 분수령 및 4분기 재정통합과 재정분담 빅딜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3분기 중반에 달성될 가능성이 높다.

이 연구원은 “유로존 위기와 최종 해결책의 일환으로 ECB의 최종 대부자 기능 부여가 제시된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발언은 유로존 위기 진정에 메가톤급 호재”라며 “독일의 반대를 극복하는 것이 여전히 변수인 가운데 오는 2일(현지시간) 월례 통화금융정책회의에서 ECB가 어떤 정책카드를 제시해 실천력을 보일 것인지에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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