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횡포, 충무로 영화인 뿔난 사연
CGV 횡포, 충무로 영화인 뿔난 사연
  • 이호중 기자
  • 승인 2011.1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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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게임’관객 없는 조조와 심야에 핑퐁 상영

-대기업 독과점식 배급망 장악으로 중소형영화 홀대

독점적 영화배급망을 장악한 대기업 횡포에 영화인들에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대기업 CJ그룹(이재현 회장)계열사인 CJ E&M이 소유한 극장 CGV가 조승우(31), 양동근(32)이 주연한 영화‘퍼펙트게임’을 개봉 6일 만에 교차 상영하는 노골적 홀대를 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28일 영화‘퍼펙트게임’의 제작사 관계자는 “CGV가 자사 영화들을 챙기기 위해 노골적으로 타사가 배급하거나 제작한 영화를 홀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화‘퍼펙트 게임’은 개봉이후 관객이 계속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GV는 자사 가 제작한 ‘마이웨이’와 직접 배급하는‘미션 임파서블4’의 스크린 확보를 위해 ‘퍼펙트 게임’을 아침이나 심야 등 관객이 적은 시간대에 교차상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8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 전산망에 따르면 '퍼펙트 게임'의 평일 스코어는 개봉일 21일 395개관에서 3만2541명, 22일 413개관에서 3만7234명, 26일 387개 관에서 3만8797명, 27일 383개관에서 4만58명으로 관객수는 계속 증가했다. 그런데도 상영관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 이유로 CJ그룹 계열의 대형 극장체인 CGV의 횡포를 꼽았다.

CJ E&M이 배급하는 '마이웨이'와 '미션 임파서블4'가 개봉되고 있다. ‘퍼펙트 게임’은 동아수출공사 등 3개사가 공동제작을 맡고, CGV의 경쟁회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배급을 맡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제작사 측에 따르면 용산 CGV의 경우 상영 스케줄이 결정되는 29일 상영분은 동시기 경쟁작인 '마이웨이'는 4개관에서 총 15회 차 상영,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은 6개관에서 23회 차의 상영이 잡혀 있는 반면 '퍼펙트 게임'은 1개관에서 관객들이 거의 없는 심야 시간대를 포함해 단 4회 차의 상영만 예정돼 있다.

또한 주말에는 단 1회 차 상영으로 축소됐다.  CGV 강남은 오전 9시, 오전 11시40분 2회 차 상영, CGV 센텀시티는 오후 12시10분, 오후 2시50분 2회 차 상영, 심지어 CGV 익산은 오후 9시20분 1회 차만을 상영한다.

더 심각한 것은 상영 시간이다. 관객들이 찾지 않는 아침시간과 심야시간에 집중 배정했다. 한마디로 물먹으라는 심산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제작사측은 자사 배급영화를 흥행시키기 위한 의도적 홀대라는 주장이다. 

이에 제작사 관계자는 “CGV의 횡포는 심하다. 시장경쟁 논리로 보기 어렵다. 상생은 찾아볼 수 없다. 노골적 홀대이다. 이는 단순한 ‘퍼펙트게임’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영화계 생태계를 뒤흔드는 문제라고 본다”면서 “이렇게 큰 영화도 개봉 6일 만에 교차 상영이 되고 만다. 작은 배급사와 제작사들은 영화상영하는 것 조차 힘들 지경일 것”이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CGV 측에서 주장하는 예매율에 따른 관 배정이라는 말도 논리가 부족하다”라며 “‘퍼펙트게임’은 CGV 온라인 예매율 4위에 해당된다. 그런데 12~13개관이 넘는 영화관에서 1개관도 제대로 배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주장에 CGV 관계자는 “현 상황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편파적인 상영관 배정은 아니다”면서 “상영 횟수는 예매율에 따라 결정된다. '마이웨이'가 '퍼펙트 게임' 보다 예매율이 높으니 더 많이 배정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상영 2주차가 되면 모두 교차상영을 한다. 매주 개봉작이 있다 보니 예매율을 따져 교차상영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다음주가 되면 '마이웨이'도 교차상영 될 예정이다"고 일축했다.

현재 영화배급시장은 CJ E&M,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3사가 장악하고 있다. 이들이 영화산업 진출로 발전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그간 지적됐다. 그간 영화계에선 영화계 투자-제작-배급의 수직 계열화, 스크린 독과점에 따른 중소형 영화상영 위축, 한국영화-외화의 차별적 극장수익 분배비율 문제 등이 제기된 바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0월 한국영화동반성장협의회(김동호 회장)가 발족됐다. 김동호(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회장은 “한국영화의 불균형 성장이나 불공정 문제 등 많은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면서 국내 영화산업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야만 글로벌 경쟁력이 살아날 수 있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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