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감무소식인 택배 서비스
감감무소식인 택배 서비스
  • 김노향 기자
  • 승인 2010.12.29
  • 호수 82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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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택배회사의 실수로 물건을 분실했는데, 아무런 보상을 받을 수 없게 된다면 얼마나 답답한 심정일까.

회사 측의 해명은 커녕 책임 회피와 어떠한 대답도 들을 수 없다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런데 국내 업계에서 1, 2위를 다투는 한 대형 택배회사가 최근 고객 불만족 처리에 대한 미흡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 사례1. A씨는 얼마 전, 거래처에서 선물로 받은 물건을 택배를 통해 부모님 집으로 보내려고 했다. 그런데 택배 기사의 실수로 배송이 잘못돼 물건은 다시 거래처로 돌려보내졌다. A씨는 선물 거절의 의미로 오해를 사게 돼 난처한데다 착불비용 6000원마저 거래처에 물게 한 셈이 됐다. 고객 센터에 불만 접수를 했으나 하루 종일 통화량이 많다는 이유로 연결이 되지 않았고, 겨우 통화가 된 다른 부서의 상담원은 담당자에게 전달을 해주겠다고 하곤 감감무소식이었다. 할 수 없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있는 ‘고객의 말씀’을 찾아 해결을 요청했으나 다음날 오전에야 죄송하다는 연락을 받았고, 물건을 돌려받는 것은 결국 포기했다.

# 사례2. B씨는 물건을 보내기 위해 택배 기사 방문일에 맞춰 집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보통 택배의 경우 인터넷 예약을 하면 송장을 따로 작성할 일이 없는데, 한진택배는 방문해서 직접 송장을 작성했다. 그런데 볼 일이 생겨 메모지에 보낼 곳 주소와 연락처를 적어두고 외출한 것이 실수였다. 보낼 물건은 기사의 실수로 한진택배 영업점에 배송됐고, 고객센터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끝내 할 수 없었다.

# 사례3. C씨는 택배회사의 배송 착오 문제로 불편을 겪게 되자 고객센터와 통화를 시도했다. 처음엔 상담원이 “곧 연락을 주겠다”고 말했지만 이후 연락을 기다려도 아무런 답변을 들을 수 없었고, 30번이 넘게 전화를 걸어도 통화량이 많아 연결이 되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친구 휴대폰을 빌려 전화를 걸었더니 한 번에 통화가 됐고, 상담원은 불친절한 태도로 대응했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C씨는 다음 날 아침 다시 통화를 시도했는데 또 10번 이상 전화를 걸어도 통화가 안 돼 다른 가족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도 한 번에 연결이 되자 기분이 상한 C씨는 상담원에게 따져 물었다. 하지만 그는 “고객 전화를 가려 받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부인했고, C씨는 증거는 없지만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택배 업계가 올 한해 12억 상자를 처리하면서 호황을 맞고 있지만, 고객의 불만족을 처리하는 태도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앞선 사례에 해당하는 업계 상위의 한진택배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회사의 홈페이지에는 ‘고객의 말씀’을 통해 소통을 시도하고 있지만, 다른 사람이 쓴 글을 볼 수 없는데다 답변이나 대응이 너무 늦어 답답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한진택배의 한 관계자는 “고객 상담 센터에 100여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어도 통화량이 너무 많기 때문에 연결이 어렵다”고 해명했지만, 주요 포탈사이트의 게시판과 블로그에는 “한진택배와 통화했다는 사람을 주위에서 본 적이 없다”며 비난 일색이다.

올 초 있었던 한국소비자원의 ‘택배서비스 만족도 비교 정보’에 따르면, 매출성장률 기준 상위 4개사인 대한통운, 한진택배, 우체국택배, 로젠택배 중 한진택배는 모든 항목에서 현저하게 떨어지는 만족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의 택배서비스 만족도 조사는 건국대학교 소비자정보학과 이승신 교수팀이 각 사 별로 100명 씩 총 400명의 서비스 이용 경험자를 상대로 △접근 용이성 △가격 만족도 △서비스 완성도 △인적 서비스 △고객 신뢰도 등 5개 부문에 대해 조사됐다.

한진택배는 세부 항목 모두에서 최하점을 받았으며, 무게대비 가격에서만 2위를 기록했다.

특히 ‘서비스 완성도’에서는 1등인 우체국택배와의 점수 차이가 7.4에 달했다.

정확한 답변과 사고 처리에서도 최하위를 차지했다.

날로 커지는 불만의 소리와 미흡한 대응이 바뀌지 않는 한 업계 순위는 쉽게 뒤집힐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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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2011-01-01 14:12:39
이런 상황을 겪은 분들이 생각보다 더 많군요
홈페이지의 고객 게시판에 항의 글을 올려보세요
본사에서 연락이 오긴 하는데, 뾰족한 해결책은 역시나 못 내놓더라구요 -_-

승리 2010-12-30 14:32:45
정말 맞는 말입니다. 통화를 도통할수가 없어요. 수십번 전화걸어도 통화량이 많다고 결국 연결이 되지 않는 사람 열받게 하네요. 근데 겨우 몇일 만에 통화됐는데 물건이 없어졌다네요. 피해보상해 준다는데 받을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