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여당 전패 전통 깨다
한나라, 여당 전패 전통 깨다
  • 김의태
  • 승인 2009.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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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역할론 논란 일듯
`10.28 재보선'에서 종전까지 '여당 완패'라는 징크스가 깨졌다. 노무현 정권때 여당은 '40대 0'이라는 처참한 기록을 세우기도했다. 이번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은 경남 양산과 강원 강릉 등 2곳에서, 민주당은 경기 수원 장안과 안산 상록을,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 등 3곳에서 각각 승리했다. 12개표 결과, 전국 5개 선거구 중 경기 수원 장안과 안산 상록을,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에서 민주당 이찬열.김영환.정범구 후보가, 경남 양산과 강원 강릉에서는 한나라당 박희태.권성동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민주당의 경우 수도권 2곳과 충북에서 승리하면서 `중부권 약진'이란 성과를 거뒀고, 한나라당은 전통적 지지기반인 경남 양산과 강원 강릉을 지켜 비교적 `선전'했다는 자체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역대 재보선에서 `여당 연패'라는 징크스를 낳았다는 점에서 `미니 총선'의 성격을 띤 이번 재보선에서 여당은 격전끝에 두곳을 건짐으로써 정국 운영에 탄력을 받게됐다. 그러나 세종시 논란과 관련이 깊은 충북지역에서 야당이 승리함으로써 이명박정부의 세종시 수정 움직임은 적지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재보선 기간에 세종시 수정 논란 속에 여권 내에서 파열음이 나온 것이 수도권과 충북 지역의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선거구별로 투표율이 승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잠정투표율이 39.0%로 지난 `4.29 재보선' 투표율 40.8%에서 근접한 가운데 `저여고야(低與高野)' 등식이 또한번 입증됐다. 특히 재보선 성적표는 여야 지도부의 향후 입지에도 명암을 드리우고 있다. `승계직 대표'라는 약점을 털어내고 여권 주류로서 향후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 했던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재보선 완패라는 악몽에서는 벗어났지만, 불안한 리더십을 면치 못하게 됐다. 반면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수도권 2곳과 충북 등에서 승리를 견인하면서 당내 리더십을 공고화하는 토대를 마련했고,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정치적 영향력을 재확인하면서 정치권 조기 복귀를 위한 `수순밟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선거 불개입'을 천명했던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경우 재보선의 직접적 영향권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향후 친이계에서 `박근혜 역할론'에 대한 비판이 거세질 수 있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개표가 끝난 뒤 "우리 후보들께서 열심히 선전했다"면서 "국민들이 한나라당에게 격려와 채찍을 동시에 주셨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더욱 겸손하게 국민의 뜻을 하늘처럼 받들어 일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번 재보선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교두보를 마련했다"면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국정운영 기조를 바꿔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여당시절 정국운영 방식에 넌더리를 낸 국민들의 심정을 이번 재보선결과가 대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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