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1세대의 쓸쓸한 퇴장
벤처 1세대의 쓸쓸한 퇴장
  • 장종수
  • 승인 2005.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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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벤처기업을 대표하는 기업들인 로커스와 터보테크가 곤경에 처해있다. 이 기업을 일구고 벤처업계를 이끌어왔던 기업 대표들도 불명예 퇴진의 위기를 맞고 있다. 벤처 비리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번에 문제된 기업들은 벤처라는 말이 생소하던 시절부터 벤처업계를 이끌어온 업체라는 점에서 충격이 더하다. 이들 기업에 대해 시장 조치가 이어지고 대표들도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질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또다시 불거지는 벤처비리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착잡하게 한다. 이제 어느 정도 부실 벤처가 정리가 될 법도 한데 벤처비리는 끝이 없다. 언제까지 이런 일이 반복될 지 알 수가 없다. 급성장기업인 벤처의 한 부정적인 측면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문제가 많은 것이 한국 벤처기업인 듯하다. 우량벤처와 부실벤처 벤처 붐이 붕괴된 이후 그동안 코스닥에서는 많은 기업이 퇴출되었다. ‘무늬만 벤처’인 기업들이 시장에서 사라지고 새로운 기업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정부에서는 진입의 문도 넓히되 퇴출도 많이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한국의 벤처업계는 금융시장이 발전하지 못하고 양질의 자금이 벤처에 유입되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먼 장래를 본다면 하루 속히 벤처에 대한 잘못된 생각은 바로 잡아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최근의 벤처업계를 보면 전체적으로는 과도기에 있는 듯하다. 부실 벤처가 속속 드러나는가 하면 우량 벤처의 등장도 많아지고 있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휴대폰, LCD, 통신장비 분야의 업체들은 기술력으로 높은 성장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기술력이 부족한데 마케팅이나 자금 동원 능력만 가진 기업도 많다. 전자는 승승장구하지만 후자는 문제 기업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 경영자를 보더라도 어떤 경영자들은 기업 경영보다는 외부에 나서기를 더 좋아한다. 기업도 외형만 그럴듯하다. 그러나 이런 기업일수록 내실이 없는 경우가 많다. 아무런 기술적인 토대가 없이 자금으로 급조한 벤처기업들이니 그럴 수 밖에 없다. 열정만으로는 부족하다 한국의 벤처는 새로운 전환기에 선 것만은 분명하다. 한편에서는 과거의 치부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알찬 결실을 거두는 벤처들이 늘어간다. 최근에 벤처기업들이 모여있는 코스닥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외국인들이 한국의 코스닥 기업 주식을 대거 매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왜 우량주가 아니면 사지 않는 외국인들이 코스닥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그만큼 코스닥에 좋은 주식이 많기 때문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은 그동안 유가증권 시장에 있는 우량주를 대거 매입했다. 이제 외국인투자자들은 코스닥의 우량주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코스닥 주식도 인정을 받는다는 증거이다. 최근 외국인의 동향에서 보듯이 코스닥 문제의 해법을 간단하다. 실적이 좋으면 당연히 환영을 받는다는 것이다. 최근의 벤처 사태를 보면서 중요한 것은 기술이고 실력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젊은 벤처인의 좋은 의도와 열정만 가지고는 무언가 부족한 것이 있었다. 그것은 기술과 실력이다. 벤처 1세대 기업인들의 퇴장이 가을 바람만큼이나 쓸쓸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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