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기울어진 운동장’...글로벌 IB 불법공매도 또 적발
역시 ‘기울어진 운동장’...글로벌 IB 불법공매도 또 적발
  • 허홍국 기자
  • 승인 2024.0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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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HSBC홍콩, BNP파리바 홍콩법인 적발 이어 2곳 540억원어치 무차입 주문
차입 내역 중복 입력, 수기 입력 실수....글로벌 IB 전수조사 진척에 따라 더 나올 수도

[한국증권신문_허홍국 기자]

금융감독원 본원 전경 © 한국증권신문 허홍국 기자
금융감독원 본원 전경 © 한국증권신문 허홍국 기자

금융감독원이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불법공매도를 전수조사 중 2곳 회사서 540억 원 상당의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적발하면서 유사 위반 사례가 더 나올지 관심이 모인다.

현재 글로벌 IB 10여곳에 대해 전수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조사 진행 척도에 따라 향후 더 불법 공매도 사례가 더 나올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공매도특별조사단 출범 후 연말 연휴와 맞물려 해외 공조에 한계가 있었지만 그 걸림돌이 제거되면서 속도를 낼 전망이다.

15일 금감원에 따르면 전수조사 대상 10여곳 중 2곳에서 540억 원 상당의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적발했다. 이는 공매도특별조사단이 출범한 뒤 석 달이 채 되기 전 성과다.

적발된 두 곳은 차입 내역을 중복으로 입력하거나 수기 입력 실수로 5개 종목을 불법 공매도했다.

금감원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A사는 지난 2022년 3월부터 6월까지 2개 종목에 대해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제출했다.

이 글로벌 IB사는 차입 내역이 중복 입력돼 과다 표시된 잔고를 기초로 매도 주문을 제출했고 외부에 담보로 제공돼 처분이 제한되는 주식에도 별도 반환 절차 없이 매도 주문을 냈다.

B사는 지난 2022년 1월부터 4월 중 3개 종목에 대해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제출했다. 이 글로벌 IB사의 경우 이미 대여된 주식을 타 부서에 매도함에 따라 소유주식을 중복계산, 과다표시된 잔고를 기반으로 매도 주문했다.

또 직원이 잔고관리시스템에 수기로 대차내역을 입력하는 과정서 차입 수량을 잘못 입력하고 주식 차입이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확정됐다고 오인해 매도 주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글로벌 IB사인 HSBC홍콩, BNP파리바 홍콩법인 등 2개 글로벌 IB의 관행적인 무차입 공매도 행위를 적발한 뒤 글로벌 IB 10여곳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금감원은 유사 위반 사례가 반복됐을 개연성이 있어 대상 기간, 종목을 확대해 조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감원 공매도특별조사단은 2곳 위반 행위에 대해 신속히 제재 절차에 착수하는 동시에 그 이외 IB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금융위원회, 금감원 등은 지난해 11월 6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한시적 공매도 전면금지한 바 있다.

같은 기단 공매도 제도를 뜯어고치면서 개인에게 불리한 공매도 제도도 개선 중에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22년 개인투자자 공매도 담보 비율을 140%서 120%로 낮췄지만, 외국인과 기관 담보 비율 105%에 비해 불리하기 때문에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증권가에서는 투자 주체별로 담보 비율을 동일하게 맞추는 것이 유력하게 전망되고 있다.

대통령실도 지난해 11월 “자산시장 내 불법 공매도와 공매도를 이용한 시장 교란 행위는 반드시 뿌리 뽑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어 글로벌 IB 불법공매도 전수 조사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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