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업계 판도변화 시작됐다
은행업계 판도변화 시작됐다
  • 신동민 기자
  • 승인 2005.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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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 대형화가 아닌 질적 성장 이뤄져야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합병으로 은행업계의 판도변화가 시작됐다. 이로 인해 매각을 앞두고 있는 LG카드·외환은행 인수·합병을 통한 대형화 바람이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은행의 대형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한·조흥 통합추진위원회는 지난 12일 만장일치로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합병을 결의해 통합추진과정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내년 4월 출범을 앞두고 있는 신한·조흥 통합은행은 합병 시 총자산 163조원에 930개의 영업점을 갖추게 되어 은행업계 1위인 총자산 199조원에 1102개의 영업점을 갖추고 있는 국민은행에 이어 규모면에서 2위로 급부상하게 된다. 총자산 118조원에 702개의 영업점을 갖추고 있는 우리은행은 업계 3위로 자리 잡게 되어 이들 은행간의 선두다툼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매각을 앞두고 있는 LG카드나 외환은행의 인수·합병에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 등 은행권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어 누가 인수를 하는가에 따라 은행업계의 판도변화가 불가피하다. 통합추진위원회 김병주 위원장은 “통합추진위원회의 합병 결의로 향후 통합추진과정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면서 “앞으로는 통추위의 주요 안건 못지않게 통합은행이 선진 금융기관과 맞겨룰 수 있는 세계 수준의 우량은행이 될 수 있도록 통추위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번 합병 결의에 대해 조흥은행 노동조합은 “노사정 합의문에 명시된 절차를 위반한 통추위의 구성은 불법이므로 통추위의 결의는 원인무효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현재 조흥 노조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통합은행 명칭과 관련해 통추위는 통합은행 명칭은 직원들의 정서와 브랜드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양한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통합은행의 기업가치 관점에서 접근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조흥 노조는 조흥은행 매각 당시 합의된 조흥은행 행명은 끝까지 사수한다는 입장이다. 외환위기 이후 시중은행들이 시장에서 덩치를 키우지 않으면 밀려난다는 위기의식이 고조되면서 금융사 인수·합병을 통한 대형화에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같은 금융사간의 합병으로 인해 규모면에서 거대 공룡이 탄생했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시장지배적 지위를 통한 독과점 강화가 나타나고 있고, 문화적 차이로 인해 합병은행간의 양 노조들이 노노갈등만 불러일으키고 있어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중 대형은행들이 몸집 불리기로 인해 시장지배적 위치에 서게 되면서 은행들간의 차별화된 시장개척이나 특화된 상품개발 없이 가계대출에만 과열 경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시민단체는 중소기업대출과 서민금융 지원을 외면한 채 당장 돈벌이가 되는 소매금융에만 치중하는 것은 은행의 공공성 역할을 무시하는 것으로 문제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시장이 세계화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의 대형화는 다른 세계금융회사와 경쟁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면서 “통합 이후 은행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차별화된 금융서비스 개발과 기업금융에서 통합의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도록 선진 금융기법 도입과 핵심 인재 육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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