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발표, '실망장세'인가
3분기 실적발표, '실망장세'인가
  • 한국증권신문
  • 승인 200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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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 13일 이틀째 급락하며 심리적 1차 지지선 격인 종합주가지수 1200선이 힘없이 무너졌다. 특히 당초 제기됐던 '유동성 장세→주요 기업 실적발표 기대충족.경기회복 전망 강화→실적장세' 시나리오가 실현되지 못하고 대신, 3분기 실적 발표철을 맞아 기술주들의 향후 실적전망에 대한 우려감이 급격하게 대두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이 높은 상황이다. ◆ '모멘텀' 못된 실적발표..'W형 IT경기론' 대두 지난 11일 3분기 실적발표철의 출발을 알렸던 POSCO는 작년 대비 4.9% 늘어난 1조620억원의 순익을 발표했고 같은 날 LG필립스LCD도 '사상 최대'인 연결 기준 2조7410억원의 매출과 작년 동기대비 728% 증가한 24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을 시장에 알렸다. 외견상 시장의 예상치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문제는 '과거'가 아닌 '미래'였다. POSCO의 경우 이미 철광석과 석탄 등 원자재가의 고공행진과 판매가 인하로 이미 분기 순익규모가 전분기보다 줄어든데다 4분기에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으로 제기되며 주가가 사흘간 6.5%나 하락했다. 특히 기술주에 대한 우려는 불과 한 달여전 하반기 추가 상승장세의 주동력을 기술주로 꼽았던 장세 전망을 무색하게 할 정도다. LG필립스는 액정표시장치(LCD) 경기가 회복세 1개 분기만에 다시 하강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이른바 'W형 사이클'전망이 시장의 '정설'로 굳어지며 실적발표 당일 밤(한국 시간) 뉴욕 증시에 상장된 DR(해외 주식예탁증서)가 9.74%나 폭락했고 서울 증시에서도 12일과 13일 각각 7.79%, 1.81% 떨어졌다. 더욱 심각한 것은 미국 시장의 기술주와 '투심'(投心) 향방을 결정할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마저 예상과 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푸르덴셜이 인텔의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는 등 기술주들의 실적이 재하강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며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기술주 중심 약세를 보였다. 또 블룸버그는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둔 13일 삼성전자의 분기 순익이 기존 컨센서스(2조원선)보다 낮은 1조9천억원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자체 조사결과를 제시했고 모건스탠리는 전날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비중'으로 낮췄다. ABN암로는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기대치의 하단인 2조원선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 외국인, 15일간 순매도 2조 넘어..20일 이평선도 이탈 기술주들의 실적전망에 대한 우려확산과 더불어 수급도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지난달 22일부터 시작된 외국인의 '팔자'행진으로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13일 정규장까지 벌써 2조2천억원대에 이르렀다. 주식형 펀드 자금유입으로 매물을 넉넉히 받아내던 기관 마저 12일 1700억원대 '팔자'를 보인데 이어 13일 정규장중 다시 3841억을 순매도하는 등 수급 안전판이 무너지고 있는 모습이 확연히 나타나면서 종합주가지수는 20일 이동평균선(1206선) 아래로 별다른 저항도 못한 채 힘없이 밀려난 상태다. 우리투자증권 박천웅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이익실현'의 성격이 강하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지만 오랜 한국 투자경험이 있는 외국인 투자자라면 현재의 가격수준에서 매수에 나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적발표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고 수급마저 풀리지 않으면서 종합주가지수가 당분간 1200선 아래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도 강해지고 있다. 삼성증권 유승민 연구위원은 "지난 2분기 실적발표는 조정국면에서 이뤄지면서 기업 실적이 '바닥'이라는 인식하에 반등했지만 3분기는 실적이 특별히 나쁘지 않아도 실적개선 기대감을 반영해 주가가 상당히 오른 상태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가 매수세가 대기하고 있는 등 수급은 양호한 상황이어서 급격한 가격조정보다는 기간 조정의 형태로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하면서 "심리적 저항선인 1200선이 무너진 이상, 1150∼1180선에서 저항선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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