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차훈 새마을금고 중앙회 회장 구속영장 청구...사모펀드 자금 출자 비리 의혹
박차훈 새마을금고 중앙회 회장 구속영장 청구...사모펀드 자금 출자 비리 의혹
  • 정연숙 기자
  • 승인 2023.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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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_정연숙 기자] 새마을금고가 경영 공백이 예상된다.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사모펀드 자금 출자 비리 혐의와 관련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경영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동부지검은 지난 4일 금품수수 혐의를 받는 박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6일 밝혔다. 검찰은 전날 박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앞서 7월 20일 박 회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바 있다.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번 주 중으로 서울동부지법에서 진행될 전망이다.

검찰은 지난 3월 새마을금고가 사모펀드에 거액의 자금을 출자하는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던 것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사모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주식이나 채권 등으로 운용하는 펀드이다. 같은 달 검찰은 새마을금고중앙회와 지점 8곳에 이어 4월에도 두 차례 새마을금고중앙회를 압수수색했다.

새마을금고는 2018년 박 회장이 취임한 이후 사모펀드(PEF) 출자를 늘리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특정 운용사를 대형 프로젝트 펀드에 끼워넣거나 출자 특혜를 준 사실이 검찰 수사를 통해 속속 드러났다.

서울 동부지검 형사6부는 6월 19일 M캐피탈(옛 효성캐피탈)의 부사장 A씨(44)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 수재·중재와 범죄수익 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새마을금고중앙회 기업금융부 팀장(차장) B씨(43)를 알선 수재 등의 혐의로 각각 구속 기소했다. 이날 구속 기소된 A부사장과 B팀장은 모두 박차훈 중앙회장의 최측근이다. A부사장은 박 회장의 운전기사 출신이다. 1979년생으로 M캐피탈 부사장직에 오르기 전까지 금융과 투자에 전무했다. 경남소재 대영소결금속 사외이사(2008~2014)로 재직한 게 전부이다. B팀장은 홍익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2007년부터 새마을금고 기업금융부에서 대체투자 관련 실무를 담당하며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새마을금고 펀드 출자를 총괄했다. 

2인자·운전기사 출신까지 구속

A 부사장은  2019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5차례에 걸쳐 새마을금고중앙회 자금 3370억원을 자신의 전 직장 ST리더스PE에 출자하도록 알선했다. B팀장은 2020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ST리더스PE에 출자해 줬다.  A부사장에게서 법인카드를 받아쓰는 식으로 총 1억6032억원의 뒷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다른 자산운용사가 단독 출자하기로 한 사모펀드에 ST리더스PE를 끼워넣는 식으로 특혜를 제공했다.

7월 5일  ‘새마을금고 2인자’로 불리는 류석(60)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이사가 체포됐다.  법원은 류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류 대표는 새마을금고가 아이스텀파트너스(토닉PE)에 프로젝트 펀드 자금을 출자하는 과정에서 불법 알선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2020년 5월 새마을금고 신용공제 대표로 취임하기 전 아이스텀자산운용의 대표로 재직한 바 있다. 역시 박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새마을금고는 2018년 박 회장이 중앙회장에 취임한 직후부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기업금융, 사모펀드 출자 등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했다. 새마을금고는 2019년 모멘티브(3조5000억원), 2020년 키파운드리(5300억원), 2021년 테일러메이드(2조원)·케이뱅크(1조2000억원) 등에 투자했다.

신생·중견 운용사에도 출자했다.  A부사장이 재직하던 ST리더스PE 뿐 아니라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 알케미스트캐피탈 등에 출자했다. 대부분 설립 10년이 채 되지 않은 신생 운용사들이다. 대형사에 비해 자금을 빌리기 어려운 신생·중견 사모펀드 운용사들 사이에서 새마을금고의 위상이 높아졌다.

비위 중심 朴의 전 운전기사

문제는 새마을금고의 출자 과정에서 A부사장과 B팀장을 중심으로 각종 비위가 만연했다. 새마을금고의 영향력에 기댄 특정 운용사를 중심으로 ‘라인’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대형 프로젝트 펀드 건에 특정 운용사를 끼워넣거나, 출자 우선권을 주는 등 특혜가 주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검찰은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출자 비리가 박차훈 회장의 핵심인물들이 개입된 만큼, 개인 일탈·조직적인 범행이 아닌 박 회장이 연루됐을 가능성에 염두에 두고 집중 수사를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박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만큼, 박 회장의 연루된 정황이 포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부동산부실대출에 이어 박회장의 사법리스크로 또 한차례 위기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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