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 진짜 위기...S급(천재)인재 왜 떠날까?
이재용 삼성 진짜 위기...S급(천재)인재 왜 떠날까?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3.0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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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전 삼성SDS 부사장 승진 1년 6개월 만에 사표...한국IBM대표행
'관리의 삼성' 이라던 삼성의 인재 관리 소홀 비판...기술유출 등 소문 흉흉

[공정뉴스_조경호 기자] 이재용 삼성 회장의 리더십이 위기이다. "기업이 사람이다"는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인재 제일' 철학이 무너졌다.  6월 1일 호암(湖巖)이병철의 뜻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삼성호암식' 시상식에 참석해 '사업보국'철학을 계승하고 국가발전과 인제제일 의지를 드러냈지만 무용지물이 된 일이 발생했다.

15일 국민일보는 <[단독] 파격 승진 女부사장, 경쟁사 사장으로… 어수선한 삼성SDS>제하 기사를 통해 삼성그룹의 계열사인 삼성SDS가 2021년 12월 '차세대 젊은 리더' A 전 부사장이 한국IBM사장으로 이직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A 전 부사장은 지난 2021년 12월 삼성SDS에서 “차세대 젊은 리더를 양성하겠다”면서 40대 임원 승진 인사 때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당시 삼성SDS는 “클라우드로의 정보기술(IT)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급변하는 IT 시장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를 중용했다”고 설명했다.

A 전 부사장은 삼성SDS의 클라우드 사업에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상품혁신 업무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SDS는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클라우드 사업자로 성장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A 전 부사장은 삼성클라우드플랫폼(SCP)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IT기술 리더십과 사업 경쟁력을 강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A 전 부사장이 부사장 승진 1년 6개월 만에 퇴사한 뒤 삼성SDS내부에서는 회사의 ‘인재관리 소홀’이라는 볼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직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혁신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수장 자리에 앉혔는데, 약 1년6개월 만에 퇴사를 선택한 데에는 기업 내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 회사 내부 문제를 벗어나 김 전 부사장이 클라우드 플랫폼 분야에서 경쟁하고 있는 한국IBM으로 이직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직원들 사이에서는 회사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

클라우드 주도권 경쟁

클라우드는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

해외 시장은 퍼블릭 클라우드를 대표하는 AWS·MS애저 등이 주도하는 시장에 구글·IBM·알리바바·화웨이 등이 추격하고 있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는 삼성SDS·한국IBM·KT·네이버·SK C&C·LGCNS 등이 경쟁하고 있다. 미국·중국·영국 등 선진국들도 국가차원에서 클라우드 규제를 개선하고 '클라우드 스마트'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IDC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1조9548억 원(전년대비 +25.1%). 클라우드 환경에 도입되는 정보기술(IT) 인프라스트럭처 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성장률(CAGR) 15%, 2025년 매출 2조2189억 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A 전 부사장의 한국IBM행은 국내 클라우드 산업에서의 본격 '주도권 경쟁'이 시작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한 IBM은  현재 클라우드 컴퓨팅, 글로벌 비즈니스 서비스, 글로벌 테크놀로지 서비스, 시스템, 글로벌 파이낸싱 등의 사업부를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을 중심축으로 사업을 재편한다. 레드햇 인수로 IBM이 공개형 클라우드와 폐쇄형 클라우드를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영역별 자동화 솔루션을 앞세워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을 올릴 계획이다.  김 전 부사장이 삼성SDS에서 쌓은 경험이 클라우드 시장 확대에 나선 IBM의 전략과 맞닿아 있다.

A 전 부사장의 퇴사는 삼성SDS의 입장에서는 인재를 잃게 된 셈. 하지만 IBM입장에서는 삼성SDS에서 실무 경험을 익힌 A 전 부사장은 천군만마(千軍萬馬)나 다름없다는 평가이다.

A 전 부사장의 입장에서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게 IT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의 닫힌 기업 문화와 달리 IBM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연구 중심의 기업 문화를 갖고 있어 성장에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을 창업한 이병철 회장이 "기업이 사람이다"고 했던 것과 달리. IBM의 초기 최고경영자(CEO) 왓슨은 “기업의 성패는 직원들의 재능과 열정을 끌어내는 능력에 따라 좌우된다.” 는 철학을 남겼다. 이같은 IBM의 ‘싱크’ 정신은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으로 이어져 미국 IT 기업의 혁신 기반이 됐다. 실제 한국에서도 왓슨의 정신은 창업으로 이어졌다.  한국IBM 출신 신재철(LG CNS 사장)·고순동(삼성SDS 사장)·김익교(현대차 정보기술총괄본부 사장)·김용욱(한화S&C 사장)·정태수(LG엔시스 사장)·변보경(코엑스 사장)·이진(액센츄어코리아 사장)·이강태(하나카드 사장)·김익래(다우그룹 회장)·손형만(대우정보시스템 사장)·김태영(페어아이작코리아 사장)·김철수(안철수연구소 사장)·송규헌(오픈베이스 사장)·김강(액토즈소프트 사장)·오병준(한국테라데이타사장)등 대기업과 중소기업 CEO 250여명을 배출해 한국IT산업의 인재 사관학교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용 인재 정신...삼성을 떠나는 인재들

삼성은 이재용 회장의 시대이다.

2014년 5월 이건희 선대 회장이 쓰러진 뒤 이 회장이 경영에 참여했다. 2017년 2월 정치적 사건에 휘말려 구속된다. 2021년 8월 가석방 될 때까지 5년간 수감과 석방을 반복한다. 그 과정에 삼성은 많이 흔들렸다. 여전히 삼성물산 합병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김 전 부사장을 비롯해 S(천재급)인재들이 삼성을 떠나고 있다. 지난 3월 AI로보틱스 권위자 다니엘리 삼성전자 AI센터장(부사장)이 삼성을 떠났다. 2022년 4월 우경구 AI센터 담당임원이 삼성을 떠나 한화에 새 둥지를 틀었다. 그 다음달에는 미국 AMD에서 영입한 마이클 고다드 오스틴연구개발센터(SARC) 소장이 퇴사했다.

2021년 4월 음성비서 '빅스비' 개발을 주도했던 래리 헥 전무가, 같은해 6월에는 AR 마법사로 불린 인도 천재 과학자 프라나브 미스트리 삼성리서치아메리카 싱크탱크팀장(전무)이 삼성을 떠났다. 삼성의 첫 외국인 임원 데이빗 스틸 부사장도 같은 해 삼성과의 인연을 정리했다

앞서 삼성전자에서 메모리 반도체 설계를 담당했던 A상무는 2018년 중국 국영 반도체 기업인 허페이창신(현재 창신메모리)으로 이직했다. 40대 초반에 임원에 올랐던 핵심 인력이었지만 삼성SDI 마케팅 담당으로 발령나면서 돌연 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관리에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인재 밖에는 답이 없다". "1명의 천재가 10만명을 먹여 살린다"는 선대회장 이건희 회장의 경영철학은 사라졌다. 삼성은 현재 위기이다.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직하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게 인쿠르트 업계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국장대우)는 2023년 6월 7일 고 이건희 신경영 30년을 기념해 <인재제일을 다시 생각한다>의 기사를 통해 천재들이 삼성을 떠나는 이유에 대해 "인사시스템이 무너지고...삼성에 미래가 없다는 절망감 때문이 아니었을까"하고 진단했다.

오 기자는 "천재들의 이직으로 삼성 최고의 자랑인 인사시스템이 무너졌다는 얘기가 들린다"면서 "기업에선 인사가 만사이고, 인사 원칙은 하나다. 일 잘하는 사람이 존중받는 기업이 돼야 한다. 지연과 학연에 얽힌 인사는 망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 대적인 젊은 변화의 바람이 없이는 현재의 위기를 넘기 힘들다. '승어부(勝於父)'의 자세로 부친이 취임 후 5년만에 내놨던 신경영을 넘어설 '이재용식 혁신'의 고삐를 빠짝 죄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삼성에서 발생한 리스크가 이재용 회장에서 비롯됐다는 게 재계의 일반적인 사고이다. 삼성을 굳건하게 재건하기 위해서는 이병철의 창업정신, 이건희의 신경영을 넘어설 이재용식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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