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독성 폐놀 폐수 자회사에 떠넘긴 현대오일뱅크...검찰 강제수사
맹독성 폐놀 폐수 자회사에 떠넘긴 현대오일뱅크...검찰 강제수사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2.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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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 넘는 오염수 인근 공장 보낸 의혹...檢, 전현 임직원 소환·본사 압색
현대오일뱅크 "가뭄 공업용수 재활용...유출로 물적 피해 없다"강조
현대오일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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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_조경호 기자] 현대오일뱅크(강달호 부회장, 주영민  대표)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위싱((washing)이 발각됐다. ESG경영을 하지 않으면서 '하는 척'눈속임한 사실이 드러났다. 독성물질이 든 공장 폐수를 자회사 공장에 떠넘긴 의혹을 받고 있다.

의정부지검 환경범죄조사부(어인성 부장검사)는 독성물질이 든 공장 폐수를 자회사 공장으로 떠넘긴 혐의(물환경보존법)와 관련해  강달호 전 부회장을 비롯한 전·현직 임직원들을 불러 조사했다고. 현대오일뱅크 본사 등도 압수수색했다. 환경부가  지난 8월 현대오일뱅크 관련자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사건이다.

현대오일뱅크는 2019년 10월부터 충청남도 서산시 대산공장의 폐수(하루 950톤)를 인근의 자회사 현대OCI 공장으로 보낸 혐의(물환경보전법 위반)를 받고 있다. 폐수에는 맹독성 수질오염물질인 페놀(phenol)검출량이 배출허용기준치를 크게 초과했다.

페놀은 하이드록시 벤젠에 해당하는 방향족 알코올로 1급 발암물질이다. 눈과 피부에 염증과 화상을 일으킬 수 있다. 피부로 비교적 흡수도 잘 된다. 체내로 들어오면 신경계와 순환계를 모두 손상시킬 수 있다. 간이나 신장 등 주요 장기 역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임산부의 경우 태아에도 심각한 영향을 주기에 심하면 유산까지 갈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충청남도에 기준치를 축소해 신고한 것으로 알려진다. 기존 허가를 받은 배출시설의 관로가 아닌 공정 변경을 통해 다른 관로를 통해 폐수를 배출한 것으로 알려진다. 충청남도는 현장 조사를 마친 뒤 현대오일뱅크에 대해 행정처분을 내린다. 지난 3월 해당 폐수 배관이 철거된다.

검찰은 현대오일뱅크가 폐수처리장을 증설하는데 들이는 비용을 줄일 목적으로 자회사 공장에서 폐수를 처리토록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강 부회장은 사건이 발생한 2019년부터 올해 10월까지 대표였다. 현재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고 있다. 임기는 2023년 3월 23일까지.(2022.11.14. 현대오일뱅크 분기보고서)

검찰은 강 전 부회장이 ‘폐수 떠넘기기’ 의혹에 지시 내지는 개입했는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현행법상 특정수질유해물질을 무단배출 했을 경우 행정처분뿐만 아니라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 측은 당시 가뭄으로 공업용수가 부족했던 자회사에 처리수를 보냈을 뿐 폐수 떠넘기기가 아니라는 입장.  처리수는 외부와 차단된 관로로 이송한다. 현대OCI가 재활용한다. 이 과정에 유출되거나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한 일은 없다.

이에 대해 검찰은 현대오일뱅크가 맹독성 수질오염물질인 페놀 검출량이 배출허용기준치를 초과한 것을 충청남도에 축소 신고한 점을 들어 회사측의 주장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김선제 성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ESG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결정하는 중요 척도이다. 기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의 비재무적 핵심요소다. 따라서 ESG 경영을 잘 하지 못하면, 기업의 비재무적 리스크(Risk)가 높아져 당장에는 수익성과 재무적 성과가 좋다 하더라도 궁극적으로는 지속가능 성장에 적신호가 발생하게 된다. 현대오일뱅크가 기준치를 넘는 오염수를 자회사에 보낸 것은 잘못됐다. 친환경을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환경을 위협해 ESG세탁(washing)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오일뱅크의 지분현황은 HD현대(73.85%), 아산나눔재단(0.25%) 등이다. HD현대의 최고 경영자는 정기선 대표이다. 정몽준 현대사회복지재단이사장의 장남이다. 차기 총수가 유력하다. HD현대의 지분현황은 정몽준(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ㆍ26.60%) 정기선(대표ㆍ5.26%) 아산사회복지재단(3.90%) 아산나눔재단(0.49%) 권오갑(현대중공업그룹 회장ㆍ0.06%) 등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기업공개(IPO)하려다 계획을 철회한다. 지난해 6월 이사회를 열고 유가증권시장 상장추진을 결정한다. 12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한다. 올해 6월 상장예비심사 승인받았다. 지난 7월20일 계획을 철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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