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투자연구회]가치투자의 기치를 걸고 증권가 평정 나선다
[서울대 투자연구회]가치투자의 기치를 걸고 증권가 평정 나선다
  • 신동민 기자
  • 승인 2005.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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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의 수익성 보다 연구 과정 중시
“투자는 자본의 중요성을 학습하는 하나의 방법이자 세상을 바라보는 눈입니다” 깨끗하고 창의적인 투자관을 바탕으로 워런 버핏을 넘어선 최고의 투자가를 꿈꾸는 투자 동아리가 있어 증권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대 투자연구회’(SNU Midas Investment Club)는 매주 토요일 정기모임을 통해 거시경제 분석부터 기업과 산업분석, 간접투자 상품에 대한 분석까지 투자에 관련된 모든 현상에 대해 연구하는 투자 동아리다.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이 동아리는 지난 1999년 3월 서울대 경영·경제학부생을 중심으로 주식에 투자는 것보다는 투자분석과 운영방법을 공부해보자는 취지로 만든 모임이다. 동아리 활동 기간동안 회원들은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애널리스트의 역할, 전반적인 시장을 관찰하는 스트래터지스트(투자전략가) 역할, 실제 주식을 운용하는 펀드 매니저 역할까지 실제 투자의 모든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신입회원은 한학기당 12~13명 정도 선발하고 있으며 최근 투자연구회의 가치가 증권가에 알려지면서 경쟁률이 3대1을 넘어서 그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투자연구회 한 회원은 “엄격한 선발기준때문에 대학새내기는 전무한 상태이고 오히려 3학년 재학생이나 군제대 회원들이 많아 참신한 맛(?)이 없지만 그 열정은 새내기 보다 더 커서 활력이 넘친다”고 전했다. 신입회원은 자체 제작한 교육자료와 참고도서를 중심으로 투자, 주식 회계와 재무에 관한 기본 이론과 뛰어난 투자가들의 다양한 투자관 등의 필수적 지식 습득 과정을 거친다. 이후 각 조에 편성되어 조별로 실제 기업과 산업을 분석하는 활동을 한다. 또한 매주 토요일 열리는 정기모임에서 각 조별로 주제를 정해 기업분석, 산업분석, 자유주제 등에 대해 발표와 토론을 한다. 특히 세계화시대에 맞는 투자가가 되기 위해 개인별로 영어로 발표하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어 회원들에겐 공포의 대상으로 여겨질 정도지만 그 열정만은 가장 높은 시간이다. 각 조에서는 이러한 정규모임을 통해 생산되는 분석자료를 토대로 포토폴리오를 작성하고 자체 펀드를 운영한다. 현재 30여명의 회원들이 5개조로 나뉘어져 각조마다 평균 150만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6개월 단위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회원들이 평균 10만원씩 많게는 100만원을 투자하여 조별이 아닌 동아리 전체 펀드를 운영한 적도 있는데 금액적 차이로 인한 투자 의견 조율이 힘들어 의사결정이 늦어져 매수 매도 포지션을 놓치는 문제점이 발생하여 다시 조별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조별 운영은 신속한 의사결정과 매수 매도 포지션을 각조 펀드매니저가 주관하고 있어 펀드 운영의 묘를 살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종목선택은 기업분석 자료와 토론을 통해 결정되며 결정된 종목은 펀드매니저가 동아리 홈페이지내 펀드게시판에 올리면 토론을 통해 모든 운영이 이루어진다. 현재 수익률은 한학기당 7~8% 정도 수익이 나고 있다. 특히 2002년 VIP펀드의 경우 100%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낸 적이 있어 증권가를 놀라게 한 적도 있다. 펀드 운영은 가치투자를 기본 이념으로 하여 기업의 내재가치와 향후 성장성, 거시경제적 발상 등을 중심으로 운영한다. 투자연구회의 체계적인 투자교육과 가치투자 전략은 졸업생들이 사회진출을 하면서 빛을 내고 있다. 당시 VIP펀드를 운영했던 투자연구회 출신 최준철·최민국 공동대표가 2003년 8월 VIP투자자문회사를 설립하여 펀드 운영초기에 100억원대가 넘는 뭉치 돈이 모여 증권가에 화제를 일으켰다. 이들은 동아리시절 지향했던 가치투자 전략으로 저평가주 종목을 발굴하여 주가 등락에 관계없이 꾸준히 15~20%의 수익을 내어 증권가에 ‘가치투자’ 바람을 일으켰다. 이러한 가치투자가 증권가에 보편화돼 가면서 외부에서 접촉이 많아져 프로젝트 진행이나 언론매체 기고가 많아졌고 일부 투자자들이 찾아와 펀드 운영을 부탁하는 청탁이 늘고 있다고 한다. 서울대 투자동아리 이수창 회장(컴퓨터공학과 4학년)은 “교육적 목적을 위해 단기 펀드를 운영하고 있어 종목선정과 다양한 목소리를 조정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면서 “가치투자를 모토로 시장에서 주목 받지 않는 저평가 종목들과 우량주 중심으로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삼성전자나 포스코 같은 우량주 분석이 가장 힘들고 대기업 주식은 부담이 커서 직접투자보다는 운영방법을 공부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학생신분으로서 주식투자의 수익성보다는 가치투자를 연구하기 위해 모임을 가지고 있어 주식에 대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열정과 자신감으로 더 나은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아직 배우는 시기라서 외부채널과의 적극적인 접촉 기회가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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