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야 커피, 가맹점 제물로 '나만 살겠다' 행태 여전
이디야 커피, 가맹점 제물로 '나만 살겠다' 행태 여전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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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본부, 일방적 용기 사이즈 업과 가격인상 결정으로 상생협력 포기
가맹점, 원두재고 소진 위한 '꼼수' 강력반발…공정위에 불공정 신고도
본사 가맹점 반발과 고객이탈 우려 용기 대형화와 가격인상 '잠정보류'

이디야커피(이디야)가 가맹점주들의 반발과 공정위 불공정거래 조사 가능성에 4년 만의 가격 인상과 용기를 보다 크게 변경하는 안을 일단 보류했다. 이디야는 기존 고객층의 이탈을 우려하는 점주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다음 달 1일 시행하기로 한 음료 용기사이즈 조정과 가격 인상을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디야는 전날 본사에서 가맹점주 60여 명과 회의를 진행해 예정돼 있던 가격 조정을 일단 미루기로 했다. 앞서 이디야본사는 가맹점주들과의 사전협의 없이 가맹점에 납품하는 키피류 용기 사이즈 상향 조정 및 음료 가격 인상 변경(안)을 지난 17일 밤 기습 공시한 바 있다.

이디야는 이 방안에서 커피류의 사이즈 용량을 각각 늘리고, 음료 90종 중 57종에 대해 가격을 200~700원 올리기로 했었다. 콜드브루의 경우 기본 사이즈를 레귤러에서 라지 사이즈로 키우고 가격을 200원 인상하는 식이다. 용기의 기본 사이즈를 기존 13oz(온즈)에서 18oz로 변경해 기존 원두 1샷이 2샷으로, 큰사이즈는 기존 22oz를 24oz로 바꾸면서 원두 2샷이 3샷으로 늘어나도록 했다.

이디야 여러 차례 시뮬레이션을 통해 음료 사이즈 변경 및 가격 인상을 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4년 만에 가격조정과 용기변경을 추진했으나 상권마다 입장이 다른 점주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가격인상을 미루기로 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이디야커피는 앞으로 직영점 14곳을 대상으로 마켓테스트를 추가 진행해 보완책과 적용 시기를 재결정하기로 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노년층이 많은 상권과 젊은 층이 많은 상권 등 각자의 입장마다 점주들의 생각이 달라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기로 했다"며 "마켓테스트를 통해 정책 변경의 효과를 확인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인상 시기는 가급적 올해를 넘기지 않는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가맹점주들은 본사의 일방적인 용기변경과 가격인상이 자신들에게 몽땅 전가돼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용기를 크게 하면 원두를 더 추가해야 하기 때문에 본사의 매출은 늘어날는지 모르나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늘어난 재료비 부담을 홀로 떠 안게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한 가맹점주는 “아메리카노 가격은 동결하고 커피류 용기 사이즈만 늘어나 샷(원두)을 추가해야 하는 점주들 입장에서는 원두의 재료비 부담이 두 배가량 늘어나는데도 가맹본부는 가맹점주들과 협의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상생이 경영 제1의 원칙이라고 홍보해온 본사가 점주들과 협의를 거치지 않고 커피 용기크기를 확대하는 안을 일방적으로 추진해 점주들이 부담을 몽땅 떠안게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커피 종합 생산 시설인 드림팩토리의 넘쳐나는 원두를 소비하기 위해 사이즈를 올린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디야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이디야가 드림팩토리의 넘쳐나는 원두를 소비하기 위해 스틱커피 비니스트를 출시하더니 이제는 사이즈를 늘려 지점에서 원두를 더 많이 구매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경우 "매장에서 똑같이 커피를 팔아도 원두는 2배가 된 상황으로 이디야는 앉은 자리에서 매출이 2배로 늘어났지만 점주들은 지출이 늘어나게된다“고 부당함을 호소했다. 이들은 본사의 이같은 불공정거래행위를 공정위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가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가맹본부는 가맹점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면이 많다고 해명했다. 이디야 관계자는 "공정위 조사는 공정위 측에 확인해 보니 사실이 아니다. 제보하신 분의 내용 자체가 보류가 됐다고 말했으며 조사를 시작한 적 없다고 말했다"면서 "커피 사이즈를 올린 것은 원두 재고를 소진하기 위함이 절대 아니다. 그랬으면 생두가 부족했을 것이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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