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원 양진석 회장 노조탄압 회피...애먼 CEOㆍ임직원만 징역형
호원 양진석 회장 노조탄압 회피...애먼 CEOㆍ임직원만 징역형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2.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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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원 신현주 대표, 노동관계법 위반 징역 10월 집유 2년 선고
양진석 회장, 고용노동부 인허가 받은 경총 광주회장 맡아 논란

호원그룹(양진석 회장)의 계열사 호원(신현주 대표)이 노조 탄압 등 부당 노동행위로 경영진과 임직원이 처벌을 받았다.  호원은 복수노조 창구단일화제도 관한 법의 허점을 이용해 어용노조를 만들어 조직적 노조파괴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주주이자 실질 경영자인 양진석 회장이 대표직을 맡고 있지 않아 재판을 피하면서 애먼 최고경영자와 임직원만 징역형 선고를 받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0월 5일 광주지방법원은 광주광역시의 중견 자동차 부품업체 호원 신현주 대표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사회봉사 160시간도 선고됐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직원 4명에게도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22일 노조설립 과정에 지배개입 혐의(2021형제4564)로 신현주 대표 외 5명을 기소했다. 

신 대표 등은 복수노조 창구 단일화 제도라는 법의 허점을 악용해 어용 노조를 만들어 노조를 탄압하는 등 불법 노동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원에는 세 개의 노조가 존재한다.  금속노조 호원지회, 호원노동조합, 호원그룹노조조합 등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2020년 1월 5일 호원애 호원지회를 설립한다. 회사 측은 회사관리자를 동원해 노조 활동에 개입한다.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한다. 탈퇴를 강요하고 회유한다. 이후 호원노동조합과 호원그룹노조조합이 연이어 만들어진다. 호원그룹노조는 2021년 10월 1일에 회사에 2020년 임금 교섭을 요구한다. 회사는 10월 30일 호원그룹노조를 교섭대표노조로 확정 공고한다. 금속노조호원지회(100명 이상), 호원노동조합(20명), 호원그룹노조조합(282명)이다.가장 조합원이 많은 호원그룹노조조합을 교섭대표노조로 선정한 것이다.

호원지회는 호원노동조합과 호원그룹노조조합을 어용노조라는 의혹을 제기한다. 두 조합의 위원장은 동일인이다. 사측의 개입에 의해 만들어진 어용노조라는 것.

호원그룹노동조합이 관리자 중심으로 만들어진 노조로, 사측으로부터 교섭대표노조로 지정되면서 창구단일화제도를 수행해 노동조합이 할 권리를 침해한다. 노동자의 권리를 외면했다는 지적이다.

호원그룹노동조합으로 창구단일화 제도가 시행된 이후 호원에는 집회, 폭력사태, 부당전직, 징계, 해고, 단식, 삭발 등 수 많은 노사 갈등을 빚는다. 

금속노조 호원지회의 관계자는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 노조탄압한 경영진에 징역10월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판결은 솜방망이 처벌이다. 법원에서 경영진과 임직원에 대해 징역형 판단을 내려진 만큼, 회사가 민주적 경영으로 탈바꿈하길 기대해 본다. 상식에 벗어난 편법을 동원한 부당한 노동탄압을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더이상 어용노조를 내세워 노동자의 권리를 빼앗는 행위도 없어져야 할 것이다"고 했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와 호원지회가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부당노동행위 (주)호원에 대해 엄벌에 처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금속노조 호원지회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와 호원지회가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부당노동행위 (주)호원에 대해 엄벌에 처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금속노조 호원지회

호원의 노동환경은 최악인 것으로 알려진다.  38℃가 넘는 작업장에 냉방기가 없다.  분진과 가스가 가득 찬 공간에 환풍기도 없다. 열악한 노동 환경 때문에 잦은 산재 사고 발생에 원인이 된다. 2020년 8월 한달동안만 해도 9건에 산재사고가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노사는 2021년 3월 20일에 노사공동위원회, 노동환경개선위원회를 신설해  노동환경을 개선하겠다는 내용의 합의서을 작성한다. 이 또한 지켜지지 않는다. 위원회가 단 한차례도 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대신 노동환경 개선으로 넓은 공장에 환풍가 2~3대가 설치된 것으로 알려진다.

사진은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호원지회는 지난 2020년 8월 광주지방법원에서 회사의 노조탄압을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장면. @호원지회
사진은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호원지회는 지난 2020년 8월 광주지방법원에서 회사의 노조탄압을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장면. @호원지회

1986년 설립된 호원은 광주 광산구에 본사를 두고 있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포드 등 완성차 업체의 협력업체이다.자동차 자체 제작과 프레스 등의 공정을 통해 기아자동차 등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40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계열사는 호원소촌(광주광역시), 호원테크(광주광역시), 호원오토(경기 평택), 호원오토모터스(터키)등이 있다. 

호원의 지분구조를 보면 양진석(45.32%), 호원테크(22.03%), HW홀딩스(19.51%), 지와이비(11.07%)등이다. 2021년 기준 매출 2619억3742만원, 영업이익 144억8750만원, 당기순이익 -24억3298만원이다.  실질적 경영인은 양진석 회장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호원지회는 지난 2021년 3월 17일 광주 하남공단 호원 공장 앞에서 ‘양진석 회장의 조속한 해결 촉구 호원지회 가족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신현주 대표가 최고경영자이지만, 양 회장이 실질적 경영 책임자로 노조탄압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호원지회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호원지회는 지난 2021년 3월 17일 광주 하남공단 호원 공장 앞에서 ‘양진석 회장의 조속한 해결 촉구 호원지회 가족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신현주 대표가 최고경영자이지만, 양 회장이 실질적 경영 책임자로 노조탄압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호원지회

◇현대ㆍ기아차 불똥 우려

현대ㆍ기아차는 호원 사태에 불똥이 자신들에게 튈까 우려스런 모습이다. 과거 현대차는 부품업체인 유성기업의 노사 문제에 개입헤 곤욕을 치른 일이 있었기 때문. 유성기업 사태는 2011년 금속노조 유성기업 지회가 주간 2교대제를 요구하며 파업을 한다. 회사 측이 직장폐쇄ㆍ용역 깡패 테러 등으로 맞선 사건이다. 기존 노조 파괴를 위해 전문컨설팅업체인 창조컨설팅의 조언을 받아 제2노조(어용노조)까지 만들어 파괴 공작을 했다. 이 사태로 노동자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34명이 직장을 잃었다. 검찰 수사로 이어졌고 현대차 관계자가 노조파괴에 개입한 혐의가 드러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이번 호원 사태에서는 현대ㆍ기아차 등의 개입은 없었다. 다만 유성기업에서 제2노조(어용노조)를 만들어 노조 파괴를 했던 것처럼, 제2, 제3의 노조를 만들어 교섭대표노조로 선정해 노조를 무력화 시켰다는 점에서 유성기업 사태와 유사하다. 이 점에서 호원에서 관리자 중심으로 노조를 만드는데 누군가의 조력이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양진석 회장은 중소기업중앙회장, 대한무역협회, 대한상공회의소 등과 함께 경제 5단체 중 하나인 경총 산하 광주 경총 17대 회장에 지난 2월 추대됐다. 경총은 고용노동부 인허가를 받아 노동관계 조정, 지원과 제휴를 통한 노사 간의 이해증진, 협조 체제 확립, 기업 경영의 합리화, 지역 경제발전 도모를 목적으로 설립됐다. 광주 경총 회장을 맡은 양 회장이 노사 문제를 일이키면서 경총이 곤혹스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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