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잦은 배달사고와 도 넘은 갑질에 소비자 불만 '부글부글'
쿠팡의 잦은 배달사고와 도 넘은 갑질에 소비자 불만 '부글부글'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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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스마트폰 구입했더니 빈상자만 전달된 사례 잇따라
거래정책 비판하는기업 제품은 '로켓배송'서 제외 보복도
배달원 웃돈 정산도 '불투명'…쿠팡 횡포 방치해선 안 돼

공룡 커머스 쿠팡이 가끔 황당한 배달 사고에 책임을 지지 않는가 하면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도를 넘는 갑질을 좀처럼 시정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과 분노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구매한 상품이 없는 텅빈 박스만 전달됐는데도 쿠팡은 나몰라라 하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런가 하면 비판적인 납품업체 제품은 로켓배송 대상에서 빼는 보복을 하고 긴급배송시 배달원에 웃돈을 주지 않은 횡포도 서슴지 않는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에 거주하는 이 모(34) 씨는는 최근 사전 예약으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Z 플립4'를 구매했다. 그러나 일주일 후에 도착한 배송 박스에는 휴대폰은 없고 비닐만 들어있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했다.

그는 쿠팡 고객센터에 이같은 사실을 알리고 구제를 요청했다. 담당 직원은 "회사 방침 상 교환은 불가하고 환불만 가능하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이 씨는 제품이 없으니 교환은 할 수 없고 불가불 환불을 해야 하는데 이 경우 손실이 적지 않아 선뜻 내키지 않았다. 환불을 하게 되면 사전 예약 구매로 받은 13%의 할인과 카드 무이자 할부, 사은품 혜택을 모두 받지 못하고 새로 구매를 해야한다.

알맹이 없는 속빈 박스만의 전달 사고는 쿠팡에서 자주 발생한다. 최근 쿠팡에서 주문한 삼성전자 신제품 'Z플립4'이 빈 택배 박스만 달랑 배송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인터넷 등에는 이 신제품을 사전 예약해 주문한 이용자들이 "빈 배송 박스만 받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쿠팡은 소비자 피해가 늘자 경찰에 원인규명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쿠팡 측은 "일반적으로 물류 센터에서 상품이 출고될 때에는 검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빈 박스가 나갈 수 없는 구조"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속한 조사를 통해 사실을 파악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피해를 입은 고객에 대해서는 빠르게 환불을 포함한 피해 보상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빈 박스로 배송된 상품이 모두 신제품 사전 예약으로 구입한 제품이어서 환불 시 구입할 때 받은 모든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현재 쿠팡에서는 이같은 사례가 발생한 경우 교환을 해주지 않고 있다. 그동안 상품을 제대로 받고도 빈 박스만 받았다는 거짓 사례들도 발생하자 내부적으로 환불 처리만 해주고 '교환' 보상 처리는 차단한 것이다. 이에 상품을 받지 못하고 빈 박스만 받은 소비자들은 각종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며 반발하고 있다.

쿠팡 로켓 배송 이미지. (사진=뉴시스)
쿠팡 로켓 배송 이미지. (사진=뉴시스)

쿠팡은 허술한 배달사고 대응시스템으로 소비자들로 불만을 사고 있는데 더해 입점업체나 배달원에 대한  교묘한 갑질행위를 시정하려는 기미를 보이지 않아 소상공인들의 원성은 높기만 하다..

코카콜라, 엘라스틴샴푸, 크린랲, 페리오치약 등의 상품은 대부분 소비자가 잘하는 상품들이다. 이들 제품에는 모두 쿠팡의 로켓배송으로 구매할 수 없는 상품들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쿠팡은 단가 후려치기 등 자사의 공정하지 못한 거래정책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은 기업들의 제품을 로켓배송 납품거래를 중단한 것이다.

쿠팡은 자신의 거래정책을 따르지 않고 반발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납품거래를 중단해 매출에 피해를 주는 ‘쿠팡식 제조사 길들이기’를 자행하고 있다. 공정위 신고나 조사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거래를 중단하는 행위는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 쿠팡은 자신이 갑질을 비판하는 거래선의 입에 재갈을 물리면서 공정정책에 역행하는 갑질을 지속하겠다는 속셈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LG생활건강에 대한 거래중단이 쿠팡의 제조사 길들이기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지난 2019년 6월 LG생건은 ‘경쟁 이커머스 제품 판매가 인상 요구’ 등 불공정 거래를 강요한 쿠팡을 공정위에 신고했다. 공정위는 이에 지난해 8월 쿠팡이 납품업체에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남용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2억 9700만원을 부과했다.

당시 공정위 신고를 전후해 LG생건 대표 상품인 엘라스틴(샴푸), 죽염(치약), 퐁퐁(주방세제), 샤프란(섬유 유연제) 등이 로켓배송 목록에서 제외됐다. 여기에는 코카콜라도 포함됐다. 코카콜라는 지금도 쿠팡 로켓배송 불가 상품이다. 쿠팡은 올해 2월 LG생건에 대한 갑질 행위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시정명령 처분을 받은데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배달원들도 쿠팡의 갑질에 속수무책이다. 쿠팡이츠가 고객센터 상담원의 전화를 통해 웃돈을 더해 배달원에게 콜을 배차해 놓고 배달 수행 건에 대한 요금을 제대로 정산해주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쿠팡이츠 배달파트너 A씨 "저번 폭우 당시 전화로 6000원을 더 줄테니 콜을 수행해달라기에 해줬다. 2주를 기다렸는데 역시나 돈을 안 넣어주더라. 그 뒤론 전화 요청이 오면 안 받는다. 앱에 정산금이 나오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쿠팡이 사실상 사기를 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된다고 털어놓았다.

쿠팡이츠는 고객센터 상담원이 배달원에게 직접 전화해 일부 음식 회수 콜, 배차 지연 콜을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긴급배차' 혹은 '강제배차'라고 부른다. 이 과정에서 상담원들은 배달원에게 "이 콜을 수행하면 6000원을 추가로 지급하겠다"면서 콜 수행을 유도하기도 한다.

배달 앱 업계는 배차는 자동으로 이뤄지는 만큼 배달원에게 직접 연락해 배차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한다. 다만 배달원이 자동배차를 거절하는 이유 등으로 지연되는 콜의 경우 '고객 경험 관리' 차원에서 배달원에게 추가 금액을 주고 배달 수행을 요청하는 경우도 드물게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와 같은 배차를 통해 쿠팡이츠의 배달을 수행한 배달원들의 일부 정산이 누락되는 경우도 있다는데 있다. 배민이나 요기요익스프레스의 경우 전화로 배달 요청을 했더라도 정산 내역은 배달원들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공개된다. 배달원들이 긴급배차에 대한 정산 금액을 확인할 수 있고 정산도 자동으로 진행된다는 이야기다.

이와는 달리 쿠팡이츠의 긴급배차 정산은 수기로 진행된다. 배달원들이 앱을 통해서 확인할 수 없으니 일일이 기억해두거나 따로 정리를 해둬야 한다. 자동으로 정산을 해주지 않으니 배달원들이 수행 배달 건마다 상담원에게 전화를 하거나 메일을 보내야만 누락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대개 직접 연락하기 전에는 정산을 해주지 않는다는 게 배달원들의 불만이다. 실제 배달 커뮤니티에서도 긴급배차 추가금에 대한 불만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업계는 쿠팡이츠의 이런 문제점을 두고 시스템이 고도화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쿠팡이츠는 정산 문제뿐만 메시지 발송, 배달원·자영업자들이 사용하는 전용 앱 등 시스템과 관련한 카테고리에서 허술한 측면이 너무 많아 배달원들은 더는 피해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쿠팡이 시정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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