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호나이스, 불량 '콧물 정수기' 9년째 팔아?
청호나이스, 불량 '콧물 정수기' 9년째 팔아?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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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비자, 인터넷 카페에 콧물같은 점액질 나온 사실 폭로
2013년 제기된 곰팡이 덩어리 '콧물 정수기' 9년째 이어져
원인은 기술력 한계인가, 아니면 회사측의 땜질 처방인가?

청호나이스(대표 오정원)가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오너일가의 사익편취를 극대화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정작 지속가능경영을 가능케 하는 품질관리에는 너무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청호나이스 정수기에서 콧물을 연상케 하는 이물질이 흘러나온다는 이른바 곰팡이 덩어리 '콧물 정수기' 논란이 9년째 이어지고 있으나 청호나이스는 이런 문제점을 진즉 알고도 현재까지 별다른 해결 방안을 내놓지 않아 품질관리가 너무 허술한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관련업계와 인터넷 카페 등에 따르면 청결이 무엇보다 강조되는 청호나이스 정수기 '콧물 정수기' 논란은 최근 한 인터넷 카페에 오른 글에서 다시 한번 제기됐다. 소비자 A씨는 '정수기 이물질?'이란 제목의 글에서 "얼마 전 아이들에게 줄 물을 따르기 위해 청호나이스 정수기를 사용했다가 깜짝 놀랐다"고 적었다.

그는 물 안에서 탁한 색을 띈 점액질 형태의 이물질이 나와 이 정수기에 뭐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됐다는 생각을 갖게됐다고 털어놓았다. 그 후 계속 물을 따랐으나 물의 콧물 같은 점액질이 끊어지기는 커녕 더 길어졌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오정원 청호나이스 대표이사 (사진=청호나이스)
오정원 청호나이스 대표이사 (사진=청호나이스)

그는 청호나이스의 정수기에서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는 댓글이 자신의 게시글에 지속적으로 달리자 이번 ‘콧물’사건은 해당 브랜드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확신하게 됐다고 밝혔다. A씨는 댓글을 통해 "정수기 저수통을 교체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이런 일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그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A씨의 말을 빌리자면 저수통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것은 정수기의 어딘가가 잘못돼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것으로 보인다. 청호나이스 측이 이 문제를 인지했으면 나름 기술대책을 강구해왔을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아직껏 ‘콧물정수기’ 논란은 가시지 않고 있다.

청호나이스 정수기에서 물과 함께 콧물같은 점액질이 나오는 모습이 보인다. (사진=네이버 커뮤니티 캡처)
청호나이스 정수기에서 물과 함께 콧물같은 점액질이 나오는 모습이 보인다. (사진=네이버 커뮤니티 캡처)

청호나이스의 '콧물 정수기' 논란은 지난 2013년부터 제기됐다. 당시 청호나이스 측은 "소비자들이 먹을 수 있는지에 대한 유해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해당 논란은 해결되지 않은 채 3년 후에도 또 다시 제기되면서 청호정수기에 대한 품질 불신은 가시지 않았다.

당시 한국의과학연구원이 한 언론사의 의뢰를 받아 그 원인을 분석한 결과 "미생물막이 형성돼 점액질 안 곰팡이가 살고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 같다"면서 "이 곰팡이는 위염과 장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청호나이스는 이물질 생성에 대해 나름 근본대책을 제시했다. 청호나이스 측은 그 일환으로 2018년부터 출시되는 제품들의 얼음 저장고 부분을 개폐형 방식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리콜을 진행하지는 않았지만 문제가 된 제품을 환불 또는 수리를 해줬다.

그럼 ‘콧물정수기’ 논란은 끝이 났는가. 일부 포털 사이트에서 '청호나이스' 키워드와 '콧물 정수기' 키워드로 검색하면 연관검색어가 제시되는 등 관련 게시물은 현재까지도 끊임없이 나오는 상황이다. 청호나이스 측이 근본대책을 강구하지 않고 땜질처방으로 위기를 넘긴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키운다.

이에 대해 청호나이스 측은 중대한 품질 문제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본지를 비롯해 일부 언론사가 문제의 제품명과 원인 등을 물으면 곧 연락하겠다는 말만을 남기고 그 후로는 연락을 끊은 상태다.

물론 청호나이스는 그 동안 이 문제를 방치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 12월부터 청호나이스를 이끌고 있는 오정원 대표는 완벽한 품질의 정수기를 선보이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대표는 과거 "청호나이스는 기술·제품력을 중심으로 운영된 회사"라며 "정수기는 우리 삶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앞으로도 고객 신뢰를 최우선으로 하는 제품만 선보이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런데도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기술력의 한계인지, 아니면 무책임한 대응의 결과인지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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