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서민이야 '죽든 말든' 라면값 또 인상
농심, 서민이야 '죽든 말든' 라면값 또 인상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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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5일부터 라면 평균 11.3% 인상…스낵류도 5.7% 올려
국제 밀가루·팜유 가격상승 따른 원가 압박에 조정 불가피
경영실패서 발생한 실적부진 소비자에 전가한다는지적도

농심이 추석이 지난 오는  9월 15일부터 라면과 스낵 주요 제품의 출고가격을 평균 11.3%, 5.7% 각각 인상한다고 24일 밝혔다. 라면값 인상은지난해 8월 6.8% 인상 이후 1년 만이고스낵 가격 인상은 올해 3월 이후 6개월 만이다.가격이 인상되는 품목은 라면 브랜드 26개, 스낵 브랜드 23개다.

문제는 농심이 경영실패를 가격 인상으로 보전하려는 무책임한 태도다. 시장 1위 사업자인 만큼 값을 올려도 고객은 별로 줄지 않아 매출에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안일한 판단아래 경영합리화 노력에 앞서 일단 가격부터 올리는 소비자 ‘봉’ 취급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농심은 경쟁사인 오뚜기와 삼양라면이 원부자재가 인상에도  좋은 실적을 거두면서 가격 인상을 고려하지 않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농심은 고물가 시대에 가격 인상을 주도해 서민 부담을 가중시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심에 따르면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 폭은 출고가격 기준으로 신라면 10.9%, 너구리 9.9%, 새우깡 6.7%, 꿀꽈배기 5.9%다.이에 따라 신라면 가격은 대형마트 기준으로 봉지당 평균 736원에서 820원으로, 새우깡은 1천100원에서 1천180원으로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각 제품의 판매가격은 유통점별로 다르다.

농심은  올해 4월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국제 밀가루와 팜유 등 원부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환율상승에 따른 원가압박이 심해져 더는 버티기가 어려워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2분기 이후 국내 협력업체에 대해 소맥분과 전분 등 원자재 납품가를 인상하면서 제조원가 부담이 더 가중됐다고 부연했다.

농심 관계자는 "지금까지 라면과 스낵 가격이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내부적으로 원가절감과 경영효율화를 추진하는 등 원가 인상 압박을 감내해왔지만, 2분기 국내에서 적자를 기록할 만큼 가격조정이 절실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협력업체의 납품가 인상으로 라면과 스낵의 가격 인상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소비자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고려해 추석 이후로 늦췄다"고 덧붙였다.

 

농심은 추석이 지나면 라면값을 올릴 계획이다. 농심의 신라면이 진열돼 있는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사진=뉴시스)
농심은 추석이 지나면 라면값을 올릴 계획이다. 농심의 신라면이 진열돼 있는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사진=뉴시스)

농심이 적자경영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도 고물가에 신음하는 서민들의 부담증가를 외면하고 가격 인상을 재촉한 요인으로 보인다. 농심은 2분기에 별도기준 영업이익에서 해외법인을 제외하고 국내기준으로 따져 적자로 돌아섰다. 이는 24년만의 일이다. 연결기준으로는 농심은 2분기에 매출액은 7562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5%나 감소했다.

농심은 라면시장 1위 사업자이지만 경영을 잘못한 탓으로 실적에서 체면을 구기면서 이번 가격인상으로 이를 카버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쟁업체인 오뚜기가 연결 기준으로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18%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32% 늘어났다. 삼양라면도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하고, 영업이익이 92% 증가하는 호실적을 보였다. 농심은 방만경영으로 경쟁사와는 사뭇 대조적인 부진한 성적표를 보였다.

농심측은 물론 이런 시각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은 매출에서 라면 비중이 높은 탓에 국내 시장에서 적자가 불가피했다 . 오뚜기에 비해 라면 비중이 75% 이상으로 매우 높고 국내시장 비중은 90%에 육박해 삼양에 비해 월등히 높다”며 이것이 경쟁사보다 훨씬 심한 원가압박을 받게됐다고 설명했다.농심은 이로인해 가격인상 카드를 꺼낼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농심이 라면 가격을 올리면 경쟁업체인 오뚜기와 삼양도 뒤 따라 인상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라면은 다른 식품에 견줘 가격이 저렴한데도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어서 100~200원 인상에도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품목이라 인상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부재가 값이 너무 큰목을 올라 현 가격수준을 오랜 동안 유지하기는 어려워 이들도 농심을 뒤따라 가격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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