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검 2019년 9월 어진 부회장 등 기소하면서 재판...서부지법 10개월 선고
안국약품(대표 원덕권)의 모럴해저드가 심각하다. 직원을 상대로 불법 임상 시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어진 전 안국약품 부회장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회사 경영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서부지법 형사8단독(부장판사 김우정)은 17일 약사법 위반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기소된 어 전 부회장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전 안국약품 중앙연구소 신약연구실장 A씨와 전 임상시험수탁기관(CRO) 관계자 B씨에게는 각각 징역 10개월과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임상시험 대상자의 건강과 생명 보호를 위한 절차를 위반해 직원을 상대로 불법 임상시험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어 전 부회장은 2016년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을 받지 않고 안국약품 중앙연구소 직원 16명에게 개발 단계인 혈압강하제 약품을 투약했다. 다음해 6월엔 중앙연구소 직원 12명에게 개발 중인 항혈전 응고제 약품을 투여했다. 투약 뒤 시간 경과에 따라 1인당 20회씩 총 320회 채혈,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했다.
해당 재판은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식품의약조사부가 지난 2019년 9월 어진 안국약품 전 부회장과 안국약품 중앙연구소 신약연구실장 A씨, 안국약품 법인, 전 임상시험 업체 영업상무 B씨 등을 기소하면서 시작됐다.
안국약품에 대해 유죄판결이 나오면서 불법 임상시험을 진행한 부도덕한 업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어진 전 부회장은 안국약품의 최대주주이다. 안국약품의 지분현황은 어진(22.68%), 어준선(20.53%), 어광(3.80%), 임영균(1.53%), 어명진(0.42%),어예진(0.42%), 어연진(0.36%) 등이다. 어 부회장은 지난 3월 3일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에 사임했다.
어 전 부회장이 1심 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되어 징역 10월에 실형이 선고됐다. 항소심과 상고심을 남겨두고 있다. 최대주주지만 불법임상시험으로 재판을 받았다는 전력이 유 전 부회장에 경영 복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약업계는 다른 업종과 달리 환자의 생명과 연관된 만큼 생명윤리가 중요하다. 기업의 모럴 해저드가 문제로 지적된 만큼, 어 부회장에 경영복귀가 쉽지 않은 만큼, 향후 안국약품에 경영권도 안갯속이다.
1959년 설립된 안국약품은 한국바이오진단(자중경부암진단 및 유전자칩 개발,생산), 안국뉴팜(의약품 제조생산), 메르페르(화장품제조생산)등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계의 고질적 병폐를 리베이트로 인식하지만 불법임상시험은 환자를 속였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민감한 사안”이라며 “제약업계에 불법임상시험이 다시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