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웰스토리, 노사대립 격화 속 검찰수사 본격화로 '몸살'
삼성웰스토리, 노사대립 격화 속 검찰수사 본격화로 '몸살'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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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단협, 8개월 지났으나 팽팽한 이견으로 파국 이를 수도
검찰, 그룹의 웰스토리 부당지원혐의 수사 본격화에 나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일감몰아주기에 의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자금 창구 역할을 해오다 불공정거래로 공정당국의 철퇴를 맞은 삼성웰스토리가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노사대립의 장기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더해 최근 검찰이 삼성그룹의 급식업체 삼성웰스토리 부당지원 혐의에 대한 수사에 본격 나서면서 경영위기가 한층 가속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웰스토리 노사는 임금협상을 시작한지 8개월이 지났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좀처럼 타협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노조(위원장 이진헌)는 16일 사측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없다며 17일 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체협상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한채 파국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노사는 지난 1월12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지난 10일까지 21차 교섭을 진행했으나 양측의 의견차는 여전하다. 사측은 노사협의회에서 결정된 안을 고수했고 노조는 교섭 결렬을 선언한 상태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노조는 최초 금속노련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의 공동요구안으로 임금 10% 인상, 초과이익성과금(OPI) 세전이익 20% 지급, 포괄임금제 폐지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후 노조는 양보를 거듭하며 최종적으로 △역량평가 폐지 △식대 6만원 인상 △무기계약직 조리원 복리 차별 해소 △만 60세 되는 해 12월 말일 퇴직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노조의 요구에 노사협의회에서 결정된 안과 동일한 임금 5% 인상, 복지포인트 30만원 인상안을 제시했다. 사측은 노조가 노사협의회 타결안을 수용하라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노사가 협상테이블에 앉아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은채 대립과 갈등은 장기화했다.

이진헌 위원장은 “일방적으로 발표할 안을 정해 놓고, 8차 교섭이 돼서야 제시안이라며 줬다”며 “법적으로는 교섭이라고 하지만, 협상이라기보다는 노조 요구안 설명을 되풀이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더 이상 협상 타결은 어렵다고 판단, 지난 12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회사가 노사협의회를 악용해 교섭을 방해하고 있다며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결국 삼성웰스토리의 노사간 임금협상을 타결되지 않아 노조가 결국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최근 검찰이 대선과 지방선거라는 굵직한 정치적 사안으로 미뤄온 삼성그룹의 삼성웰스토리 부당지원 혐의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면서 경영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지난 6월 공정거래위원회의 검찰 고발로 시작된 삼성웰스토리 부당지원 건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의혹으로도 확대되는 모양새다.

검찰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고발한 부당지원 사건에 한정하지 않고 지원 행위 전반을 경영진의 배임 행위로 볼 수 있는지까지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 5월에 삼성전자와 웰스토리 압수수색을 마치고 사내 급식 운영과 위탁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재무·회계 직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들을 통해 삼성전자와 웰스토리 간 급식 계약 체결 경위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약에는 오너의 배불리기를 위한 불공정거래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식재료비 마진 보장을 비롯해 인건비 15% 수준의 위탁수수료 지급, 소비자물가 및 최저임금에 연동해 식단가 매년 인상 등 웰스토리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건들이다.

당시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은 계약 구조 변경 이후 삼성전자 등 계열사에 앞으로 웰스토리가 공급하는 식자재에 대한 가격 조사를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또한 미전실은 업체 간 경쟁을 유도해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대외개방 경쟁입찰'을 점차 축소하거나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2018년 4월 수원 사업장 패밀리홀에 대한 급식 경쟁 입찰을 추진하다 중단하기도 했다. 삼성그룹이 이처럼 조직적인 밀어주기를 한데 따라 웰스토리는 경쟁사업자들의 평균 영업이익률(3.1%)을 상회하는 15.5%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공정위는 웰스토리 관련 의혹에 대해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삼성웰스토리에 시정명령과 함께 총 2349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최지성 전 실장과 삼성전자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이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공정위가 삼성을 봐줬다고 비판하며 최지성 전 실장과 정현호 TF팀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런 부당지원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이뤄졌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전자의 일감몰아주기 지원에 수사의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웰스토리를 지원한 4개 계열사 중 삼성전자만을 압수수색한 것도 배임 혐의와 연관된 경영진의 의사결정 과정을 캐기 위해서라는 풀이도 나온다. 삼성웰스토리는 오너 사익편취를 위한 일감몰아주기로 큰 경영상의 타격을 받은 데 이어 이제는 노사대립의 격화와 부당지원 수사로 경영위기는 한층 고조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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