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상승 시작 되나?
대세상승 시작 되나?
  • 공도윤 기자
  • 승인 2005.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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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인 대세 상승 진입 1400까지
우량주 희소가치 증가로 주가 상승

-저금리, 안정된 환율·물가, 개선되는 성장률, 높은 ROE

종합주가지수가 1142.99포인트(7일)를 기록하며 10년 10개월만에 최고점을 돌파했다. 지난 9일 주가가 1152.50포인트까지 올랐지만 개인은 즐겁지 않다. 여전히 1000포인트 시장이 부담스럽다.
개인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지금 들어가도 되는가, 지금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유지 될까’이다. 과거 사상 최고점에 올라가자마자 주가가 폭락했던 경험이 잊혀지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장은 과거와 다르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주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살펴봤다.


◆놀라운 기관의 힘
전문가들은 역사적인 다섯번째 최고점 돌파에 대해 가장 강력한 힘으로 ‘수급’을 꼽는다.
9월5일 기준 순수주식형 펀드 잔액은 15조 1173억원, 지난해 말과 비교해 76.8%나 증가했다. 자산운용회사의 수탁고도 209조원(9월5일 기준)을 기록, 2000년과 비교해 71조원이나 늘었다
올해 상승장에서 순매수로 일관하며 최고의 영향력을 자랑하는 매매주체는 기관투자자다.
연기금의 주식투자 활성화, 저금리에 따른 위험자산 수요증가, 중장기 간접투자상품의 확산 등이 기관에 힘을 실었다. 기관은 지수가 1072선에서 조정을 마치고 반등하기 시작한 지난달 31일부터 최고점을 돌파한 7일 전날까지 총 6766억원을 사들였다. 올해 12월 퇴직연금과 기업연기금 제도의 도입으로 기관의 운용자금은 점점 확대될 전망이다.


외국인도 국내 주식시장을 빠져나가지 않고 차익실현보다는 꾸준한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말부터 6일까지 총 1413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앞으로의 상승장은 외국인 주도 시장에서 본격적인 기관화 장세로 가시화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급 논리로 본 유망종목은 대형주다.
메리츠증권 서정광 연구위원은 “간접투자 확대로 보강된 유동성이 기관의 손에 달린만큼 한국형 ‘니프티피트피(Nifty-Fifty)’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니프티피프티는 70년대 초 미국에서 시황과 관계없이 기관이 선호하는 50개 블루칩 종목이 급등했던 현상을 말한다. 그는 삼성전자, 포스코, LG전자, LG필립스LCD, 신세계, GS홈쇼핑을 유망종목으로 꼽았다.


◆우량주 씨가 말랐다.
수급적 측면에서 주가 상승의 또 다른 이유는 유동주식비율의 감소다. 주식을 사려는 사람은 많고 팔려는 사람이 부족하다보니 희소가치가 높아져 주가가 자연스럽게 오르는 것이다.
이는 외국인의 보유비중 증가, 자사주 매입 등 기업 주요주주의 보유비중 증가가 원인이다.
우리투자증권 이윤학 연구위원은 “유동주식비율의 감소율과 감소폭이 클수록 주가가 상승한다”며 “2001년 이후부터 최근까지 유동주식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주식퇴장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동주식비율 감소폭 상위 종목으로 현대중공업, 오리온, LG상사, 신한지주, LS산전과 유동주식비율 감소율 상위 종목으로 두산중공업, LG생활건강, 대교, 현대미포조선, LS전선을 꼽았다.

◆경기·기업실적 회복, 탄탄해진 펀더멘탈
과거와 비교해 올해 장은 펀더멘탈이 튼튼하다.
주가는 최고점에 올라섰지만 경기는 1분기 바닥에서 벗어나 상승국면으로 진입하는 초기단계다. 전문가들은 올해 GDP를 1분기 2.7%에서 4분기 4.8%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기업들의 높은 ROE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89년 1000포인트 돌파 당시 ROE(자기자본이익률)는 6.5%에 불과했지만 2005년에는 15.3%를 기록하고 있다.
경제 지표들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 7월 산업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 증가해 지난 6월 4.1%에 비해 뚜렷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7월 서비스업 생산증가율도 2002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4.2%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조사에 따르면 상장기업 199개사의 영업이익은 2분기 13조6039억원에서 3분기 16조3433억원, 4분기 16조1900억원 등으로 2분기를 바닥으로 하반기에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PER(주가수익비율)는 여전히 낮다. 과거 89년 1000포인트를 넘었던 당시 23.8배와 비교해 10배 수준에 불과하다.
한화증권 이종우 센터장은 “어지간한 악재로는 지금의 상승 추세를 꺾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선물거래소도 “여전히 국내 소비와 투자의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수출이 경기를 주도하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을 유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악재의 영향력은?
고유가, 환율, 북핵문제 등 주가의 상승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요인은 항상 잠재해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와 중국 위안화의 급변동, 가파른 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부담감, 미국 주택가격 하락 등을 악재로 꼽았다.
이에 대해 굿모닝신한증권 박효진 연구위원은 “환율은 900원대 중반에서 반등한 이후 1000원대 초반에서 진정하고 있다. 물가는 3%대에서 매우 안정적이다. 국고채금리는 4% 초반으로 저금리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70달러를 넘어선 고유가가 지속된다면 펀더멘탈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오히려 조정을 매수 기회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경제 상황은 어떨까.
박효진 연구위원은 “장기 저금리 기조와 잉여저축의 주식투자 급증, 세계경기 회복, 중국경제 부상 등에 따른 아시아권의 수혜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미국 경기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해 6월부터 지속적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해 견조한 경기회복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허리케인 ‘카트리나’ 여파로 미 경제성장률이 0.5%포인트 정도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회복 기조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주류다.


◆싱승장 얼마나 오래갈까.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연말 지수는 평균 1200선이다. 국내증권사 뿐 아니라 외국계 증권사도 예상 지수 최고점을 높이고 있다. 최근 UBS는 연내 1400선지수를 예상, 대신증권은 1300선을 예상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2001년 이후 우리증시는 저금리 기조 유지, 간접투자문화 정착, 베이비 붐 세대의 등장을 보였던 90년대 미국과 80년대 일본의 대세 상승기와 경제·증시 상황이 유사하다”며 “장기적인 대세 상승기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개인들이여 주식시장을 멀리하지 말라
개인은 9월들어 9500억원이상을 순매도 했다. 증권선물거래소의 투자자별 주식 매매 평가 손익분석 결과, 개인들은 올해 들어 7월까지 총 1조6340억원의 매매 평가손실을 본 것으로 분석됐다.
교보증권 부평지점 송영욱 차장은 “조정이 올수 있다. 과거처럼 다시 급락할 수도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을 멀리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과거의 고금리에 대한 환상이 깨진 상태에서 가장 좋은 투자처 중 하나가 주식시장이기 때문이다.
송 차장은 “적립식 펀드 등 간접투자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원금보장에 집착하지 말고 투자시장에 들어가 위험에 대처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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