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관리자만 상여금 지급…일반직원은 "개 돼지"?
홈플러스,관리자만 상여금 지급…일반직원은 "개 돼지"?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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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각서 요구해 직원들에겐 '함구'…사내갈등 유발로 경영난 가중 요인
노조, 회사가 명분없는 결정을 자인한 것이라며 강력한 시정투쟁에 돌입

적자 심화 등 경영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홈플러스가 임직원이 똘똘 뭉쳐도 난국을 타개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직원들은 배제하고 점장·부점장 등 관리자급에만 상여금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측은 그러면서 이들로 부터 상여금 지급 사실을 직원들에 알리지 않는다는 비밀각서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홈플러스 노조를 비롯한 직원들은 회사가 상여금을 점장과 부점장에 국한하는 편파적인 지급을 하면서 비밀각서를 징구한 것은 떳떳한 결정이 자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는 사내 위화감과 갈등을 초래해 경영위기를 한층 가속화시키는 요인이라며 시정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와 SBS비즈 보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5월 일부 관리자 급에만 성과급을 준 것으로 밝혀졌다. 일반 직원들에게는 단 한 푼도 지급되지 않았다. 노조를 비롯한 일반직원들은 회사가 어떻게 이런 형평성 잃은 차별적 보너스 정책을 시행할 수 있느냐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홈플러스 노조가 회사의 관리자급에만 보너스를 지급한데 반발, 시정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SBS비즈 보도영상 캡처)
홈플러스 노조가 회사의 관리자급에만 보너스를 지급한데 반발, 시정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SBS비즈 보도영상 캡처)

회사측은 관리자에만 상여금을 지급하는 것은 일반 직원들의 반발로 사내 갈등이 유발될 수 있어 경영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당사자들로부터 이를 비밀로 한다는 각서를 받았다. 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점장이 지난 5월 한 성과급을 받기 전 회사로부터 건네 받은 문서를 보면 비밀각서를 요구하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이 문서에는 상여금 지급 내역이 들어있고 하단에는 예전에 볼 수 없었던 경고 문구가 기재됐다. 성과급을 받은 사실을 누설해서는 안 되고 어길 경우, 징계나 해고 등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문구가 선명하다.

홈플러스 일반노조 조합원들은 회사의 관리자에게만 상여금을 지급한 데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 성과급 받았으면 자랑할 일인데, 자기들끼리 성과급 나눠 갖고 성과급 공개하면 징계하겠다고 하고…”라는 내용은 회사가  떳떳하지 못한 행동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은밀한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이내 사내에 알려졌다. 성과급을 받지 못한 직원들은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통한 실적향상을 꾀하기 위해 보너스 지급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으면 대상을 전 직원으로 해야지,  관리자급으로 국한 한 것은 사내 위화감 조성으로 회사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여금 지급명세서 하단에 적힌 비밀각서 요구 내용. (자료=SBS비즈 캡처)
상여금 지급명세서 하단에 적힌 비밀각서 요구 내용. (자료=SBS비즈 캡처)

한 직원은 “직원들한테 고통 부담을 하자고 하면서…. 성과를 이룬 점장·부점장까지만 지급했다. 그럼 거기서 일하는 직원들은 뭐 말 그대로 개, 돼지인가.”라고 물었다. 선별적 지급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직원들의 크게 반발하자 회사측은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는 힘든 상황에서도 성과를 낸 관리자에게 특별 포상금을 지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왜 각서까지 써가며 비밀스럽게 지급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노조는 회사의 결정에 근시안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 직원은 “점장·부점장의 성과가 직원들이 열심히 일한 결과물이고 보면 관리자에게만 상여금을 줄 것이 아니라 상응한 금액을 점포별로 지급해 직원의 사기진작용으로 쓰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영진과 간부들이 침몰하는 배에서 자기들의 배를 불리는데 혈안이 돼 있는 것이 아닌지"라는 의구심을 지울수 없다고 말했다. 

홈플러스의 부실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1335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883억 원흑자에서 372억 원 순손실로 곤두박질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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