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협력사 죽든 말든 '나만 살겠다' 갑질 도져
기아차, 협력사 죽든 말든 '나만 살겠다' 갑질 도져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7.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3년형 쏘렌토'가격 인상하면서 부품사 납품단가 인상 요구 '묵살'
원부자재가 상승 전가 행위…일부 부품 공급중단으로 생산라인 멈춰

한동안 뜸하던 기아자동차의 협력사 갑질이 다시 도졌다. 기아차는 최근 원부재값 상승을 이유로 자동차 가격은 올렸으나 협력사의 납품단가 인상요구는 묵살했다. 우월적 지위에 의함 갑의 횡포를 유감없이 부렸다.

납품업체들은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재 납품단가로는 남는 것이 거의 없는 상황인데 기아차는 제품값을 올리면서 협력사의 납품단가 요구는 묵살해 부품공급을 지속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털어놓는다. 이에 뿔난 일부 협력업체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한계상황에 이르러 부품공급 중단을 결정하는 바람에 기아차 일부 생산라인이 멈추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이달 안에 기존 모델보다 200만원 정도 비싼 2023년형 SUV 쏘렌토를 전격 출시할 예정이다. 기아측은 원부자재가 상승으로 가격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기아차는 올해 대형 SUV 모하비 가격을 100만원 이상 인상한 바 있다.

기아차가 곧 출시할 2023년형 쏘렌토.(사진=기아자동차)
기아차가 곧 출시할 2023년형 쏘렌토.(사진=기아자동차)

현대차도 팰리세이드를 비롯해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 가격을 줄줄이 인상했다. 현대차는 연식을 변경한 싼타페를 출시하면서 출시하면 가격을 기존에 비해 최대 6% 인상했다. 현대차 역시 원부자재 가격상승을 제품가 인상 이유를 들었다.

기아차는 가격을 인상하면서 협력사들의 납품단가 인상 문제는 외면했다. 쏘렌토의 가격은 인상됐으나 이 모델 등에 공급되는 연료탱크 납품단가는 요지부동이었다. 기아차는 이번 가격 인상 협력사 납품단가 인상을 고려할 정도로 큰 폭이 아니어서 단가인상 요구를 반영할 수 없는 처지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력사들은 기아차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을 협력사에 전가하고 있다고 볼멘소리다. 기아의 스포티지, 쏘렌토, 카니발 등에 연료탱크를 공급하는 티아이오토모티브는 경영악화에 따른 생산차질로 최근 이 부품의 납품을 중단했다. 이 협력사는 지난 1일 현대차와 기아에 오는 9일까지 연료탱크를 공급할 수 없다는 공문을 보냈다.

이로 인해 기아 광명 1공장의 생산 등이 한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앞서 티아이오토모티브는 지난달 29일에도 공급 중단을 알렸고 이에 30일부터 쏘렌토 생산라인과 스포티지, 카니발 등 생산라인이 중단된 적이 있다.

티아이오토모티브는 공급 차질 발생과 공급 안정을 위한 안전 재고 확보를 위해 공급을 일시적으로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하위 협력사로부터 원재료 공급을 받지 못한 데 더해 원자재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납품 가격을 올려주지 않아 생긴 불만이 표출된 게 아니냐는 풀이도 나온다.

전기차 전환 추세에 따른 협력사의 불안감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연료탱크가 필요없는 전기차 판매가 늘어나자 기아 등이 티아이오토모티브와의 장기 공급 계약 체결을 거절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