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충 특파원 일본 경제] 달러당 129엔 엔저...美 금리 상승 리스크 '주목'
[윤충 특파원 일본 경제] 달러당 129엔 엔저...美 금리 상승 리스크 '주목'
  • 윤충 편집위원
  • 승인 2022.0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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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글로벌 외환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1일 기준금리 50bp(1bp=0.01%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뉴욕 증시가 크게 흔들렸다.  위험회피 심리가 살아나면서 글로벌 증시는 하락했다. 주식시장은 신경질에 반응했다.  연일 최저치를 기록하는 엔화 시장은 기름에 불을 붙인 형국이다.

IFIS주식예보는 23일 '일본에서도 금리 상승 리스크 '주목'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빨라지면서 엔저에 대한 '파이팅 포즈'가 필요하다는 전망을 내놨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지난 20일 엔·달러환율은 129.38엔까지 올랐다. 2002년 4월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다 14거래일 연속 오르고 있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약 넉 달 사이에 12%나 올랐다.

달러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 알려진 엔화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진 데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로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Fed가 다음달 금리를 또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엔화를 팔아 달러를 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엔화 가치가 더욱 하락하는 현상이 이질 전망이다.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압박에 엔저 정책을 추진해 온 일본 경제수장들도 엔화의 끝 모를 추락에 당황해 하고 있다. 엔하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을 늘리고, 소득과 소비를 늘린다는 아베노믹스가 실패했다. 코로나19팬데믹에 이은 러시아의 우크리아나 침공 사태로 원자재 값이 급등한 것이 원인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18일 “지나치게 급격한 변화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경제에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도 같은 날 “나쁜 엔저”라며 “환율 안정은 중요하며 급속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결국 일본 정부가 나섰다. 22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 워싱턴에서 만났다.  엔화의 급격한 가치 하락에 대해 논의했다. 환율의 과도한 변동이나 무질서한 움직임이 경제에 악영향을 줄수 있다는 내용의 G20, G7의 협장에 따라 대응해 가기로 했다.

일본 경제 전문가들은 엔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일본도 미국처럼 긴축 정책으로 돌아가서 금리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러한 정책 전환은 쉽지 않은 상황. 미국과 달리 경기 회복 속도가 느릴 뿐 아니라, 이미 막대한 규모로 커진 국체 상환의 부담이 키울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오츠키 나나 매넥스증권 수석 애널리스트는 "다음주 일본은행은 금융정책 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엔저 현상에 대해선 강력한 파이팅 포즈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기업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어 '서프라이즈'가 발생할 경우, 엔저를 일정 정도 억제할 가능성이 높다. 금리를 둘러싼 시장은 혼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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