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조현준 회장, 부채 1800% 개인회사 부당지원 1심 벌금형
효성 조현준 회장, 부채 1800% 개인회사 부당지원 1심 벌금형
  • 정연숙 기자
  • 승인 2022.0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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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趙, 사익 편취 사건" 징역 2년 구형...법원, "구체적 액수 산정 안돼" 벌금 2억원
공정위 "자금난 GE 발행 전환사채 SPC 인수때 계열사 300억 부동산 제공 TRS지원"
200억대 배임·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지난 2020년 11월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뉴시스
200억대 배임·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지난 2020년 11월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뉴시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1심에서 벌금 2억원이 선고됐다.  조 회장은 자신의 개인회사를 살리기 위해 계열사를 통해 부당 지원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형사3단독 양환승 부장판사)는 15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게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기소된 효성 법인에도 벌금 2억원이 선고했다. 효성투자개발 법인, 임모 전 효성 재무본부 자금팀장, 송형진 효성투자개발 대표에게는 각 벌금 5000만원이 선고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8년 4월 3일 조현준 회장 등을 사익 편취 행위로 검찰에 고발했다. 조 회장의 지분(62.78%)를 보유한 개인 회사인 갤럭시아 일렉트로닉스(GE)가  자금난을 겪자 그룹 차원에서 효성 계열사를 이용해 자금 조달했다. 공정위는 시정명령을 내리고 3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조 회장을 비롯해 임석주 전 효성 재무본부 자금팀장(상무), 송형진 효성투자개발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조 회장은 총수익스와프(TRS) 거래를 통해 GE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2019년 12월 기소됐다. TRS는 신용파생상품이다.  총수익매도자(TRS payer)가 주식, 채권 등 기초자산을 보유하고, 그 기초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익이나 손실 등 현금흐름만 총수익매수자(TRS receiver)에게 이전하는 거래이다. 

갤럭시아 일렉트로닉스는 2014년말 자금난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다. 한때 부채비율이 1829%였다. 2013년 홍콩계 투자회사인 엑셀시어가 투자금(150억원)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유상 감사를 실시한다. 이를 조현준 회장에게 지급한다. 그 결과 자금난이 심화된다. 2014년 회계법인에 의해 감사 보고서 한정 의견을 받는다. 금융권을 통한 자금 조달이 쉽지 않게 된다. 250억원 규모의 무보증 후순위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 금리는 연 5.8%이다. 4개 금융회사가 설립한 SPC가 CB를 인수한다. SPC는 대주단으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에 지급한다. 이때 효성투자개발이 SPC로부터 CB의 신용상ㆍ거래상 위험을 인수하는 TRS계약을 체결한다. 효성투자개발은 SPC에 3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담보로 젝공한다. 

효성투자개발의 지분현황은 효성(58.75%), 조현준(41.00%), 조석래(0.25%)이다. 효성의 최대주주는 조현준(21.94%)회장이다. 조현상(21.42%), 조석래(9.43%),동양학원(1.39%)이다. 조현준 회장은 효성을 통해 효성투자개발을 지배하고 있다.

공정위는 효성투자개발이 제공한 TRS거래가 본질적으로 부상 지급 보증 행위라고 보고,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 이익 제공행위라고 판단했다. 검찰도 TRS거래를 통해  GE가 퇴출을 면했고 조 회장이 투자금을 보전하면서 GE의 경영권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법원 사익편취 행위 인정, 결과는 면죄부

법원은 조 회장에게 사익편취 행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실상 개인 회사인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가 자금난에 처하자 그룹 차원에서 효성투자개발을 동원해 지원했다”면서  “총수 일가의 개인 회사를 위해 계열사를 이용하는 행위는 경영 투명성을 저해하고 채권자의 이익을 침해할 뿐 아니라 부실이 다른 계열사로 전가돼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 지분현황(2021.4.6.현재)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 지분현황(2021.4.6.현재)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는 2006년 9월 효성아이티엑스로부터 분할해 설립된 회사이다. 반도체 광원의 제조 및 판매를 하고 있다. 주주현황은 조현준(62.78%), 드리니티에셋(18.05%), 디에스디엘(3.65%), 강인식(1.93%), 송군(0.68%), 공우석(1.03%), 김상범(1.24%), 정종제(1.24%), 자기주식(9.40%)등이다. 종속회사는 Galaxia Japan(일본), Galaxia Electronics(중국)이 있다. 

범죄행위를 인정한 재판부의 최종 결론은 달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GE 사내이사로 보수를 받기는 했지만, 배당받은 사실도 지분을 매각해 차익을 누린 사실이 없다”면서 “GE의 매출이 주로 해외 시장에서 발생해 국내 시장에서의 거래 공정성이 저해된 정도가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효성투자개발이 거래로 인해 입은 실질적인 손해가 없었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조 회장이 배당 받지 않고 지분 매각을 통해 차익을 누린 사실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면죄부를 줬다.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키는 행위라는 점을 '경제적 집중'관점에서 입증해야 한다고 하면서, 지원금액이 경제력 집중을 야기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법조계는 분석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효성투자개발이 거액의 신용 위험을 인수하여 GE에 사실상 지급 보증을 제공했지만 아우런 대가를 받지 못했다. 이 지원행위에 모든 것이 조 회장에게 귀속됐다. 한계기업인 GE가 퇴출을 모면하면서 기존 투자금을 보존받고 경영권이 유지됐다. 만약 GE가 파산됐을 경우 투자금을 날리고 경영 실패에 대한 평판도 훼손됐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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