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바쁜 정의선 발목 잡은 현대제철 중대재해...고용노동부, 본사 압수수색
갈 길 바쁜 정의선 발목 잡은 현대제철 중대재해...고용노동부, 본사 압수수색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2.0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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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공장과 예산공장 연이은 중대재해 발생...안동일 대표 중대재해법 입건
현대모비스 지분 5.18%보유한 현대제철이 정의선 지배력 강화에 핵심 카드

현대제철(안동일 대표)이 중대재해처벌법에 타깃이 됐다. 3월 두 건의 노동자 사망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와 관련해 당진공장과 서울사무소 등 4개소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그룹 지배력 강화에 바쁜 정의선 회장에 발목을 잡고 있다.

노동부는 7일 오전 9시부터 현대제철 당진공장과 서울사무소, 서울영업소, 현대기아차사옥서관 등 4개소를 대상으로 경찰과 합동으로 압수수색에 나섰다.

2일 오전 5시40분쯤 노동자 A씨(57)가 460도 이상에 달하는 아연 액체가 담긴 대형용기에 빠져 숨졌다. A씨는 아연 액체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 제거 작업을 하던 중 대형용기 안으로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현대제철 소속 직원(별정직)으로 올해 1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 사고 당시 혼자 근무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대형용기 주변에는 펜스나 방확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 사건과 관련 노동부는 현대제철 대표이사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혐의로 입건했다.

현대제철 대표이사가 입건된 이틀 후 또 다시 사고가 터졌다. 예산공장에서 일하던 2차 하청업체 소속 A씨(25)가 철골 구조물에 깔려 숨졌다. A 씨는 자동차 하부 부품을 만드는 금형기의 수리 작업을 진행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약 1t 무게의 금형기가 낙하하면서 A씨를 덮쳤다. 그는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사고가 발생한 공장은 현대제철의 소유이다. 지난 1월부터 자동차용 부품 제조업체 S개발이 위탁 계약을 맺고 공장 운영 및 생산을 하고 있다. A씨가 속한 회사와 하도급 계약을 맺은 곳도 S개발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 위반 여부와 경영책임자의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 및 보건확보의무 위반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죽음의 사업장

죽음의 사업장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현대제철은 매년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19년과 2021년 노동부의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에 이름을 올렸다.

2010년~2021년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발생한 산재사고 사망자만 29명이다. 2013년 한 해에는 10명이 숨지기도 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0년 4명, 2011년 2명, 2012년 4명, 2013년 10명, 2014년 1명, 2015년 1명, 2016년 2명, 2017년 1명, 2018년 1명, 2019년 1명, 2020년 1명, 2021년 1명이 숨졌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5월8일에는 충남 당진 1열연공장에서 40대 근로자가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2020년 6월9일 역시 당진제철소 내 연주(액체 상태의 쇳물을 고체로 응고) 공장에서 천장 주행 크레인에 있는 주행센서 냉각장치 수리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쓰러졌다. 약 20m 높이에서 진행된 고공 작업이었다.

◇지배구조 개선추진

현대제철의 지배구조는 기아(17.27%), 현대차(6.87%), 정몽구(11.81) 등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35.97%이다.

현대차그룹 현재 총 4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기아→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 ▲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 등이다.

현재 총수는 정의선 회장이다. 지분이 빈약하다. 정 회장은 그룹 내 3개 주력사인 현대차, 기아, 모비스의 지분을 각각 2.62%, 1.74%, 0.23%만 보유 중이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 7.15%를 갖고 있다.

현재 정 회장의 지배력 강화가 추진되고 있다. 가장 단순한 해결책인 정 회장이 계열사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하면 된다. 기아와 현대제철이 각각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17.33%(3.8조원 추정)와 5.18%(1.3조원 추정)를 매입하면 된다. 

현대제철은 정 회장의 지배력 확대에 핵심에 선 기업 중 하나. 중대재해처벌법의 악재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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