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계자 교육, 노부모의 해외여행까지 도와
국내 은행을 비롯해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최대 화두는 ‘부유층 고객 유치’다. 자산규모 상위 10%의 고객이 은행 매출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선진 은행들은 잘 갖춰진 금융 인프라를 중심으로 PB(프라이빗뱅킹)서비스를 강화, 고객들의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해 주고 있다. 선진 은행들의 PB영업 전략은 무엇일까? 그 답은 전문 프라이빗뱅커 육성과 고객 신뢰 확보로 좁혀진다. 국내 은행은 PB영업에 강한 한국씨티은행의 출범으로 경쟁이 심화됐다. 앞선 금융시스템으로 글로벌 PB시장을 선점한 외국 은행들의 공격은 위협적이다.
■씨티은행 전문 프라이빗뱅커 1000여명 보유
씨티은행은 미국·일본·아시아 각국에 거점을 설치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PB영업을 추진하고 있다. 씨티은행은 1년 6개월간 금융·증권·세무·재무·외환 분야의 교육을 받으며 전문적으로 키워진 프라이빗뱅커만 1000여명을 보유하고 있다. 96년에는 프라이빗뱅커를 전문적으로 육성하는 프라이빗뱅크 전문 대학을 설립했다.
씨티은행은 거래 고객의 개인·거래정보를 철저히 지켜, 고객의 신뢰 확보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PB관련 거래 통화는 100% 감시하고, 프라이빗뱅커들의 인터넷 사용 기록도 검사한다. 프라이빗뱅커들은 고객의 투자 컨설턴트나 카운슬러로 분산투자를 통한 자산관리에 집중한다.
■스위스 은행, 고객들 4대째 거래 관계 유지
고객과의 신뢰를 가장 우선시 하는 것이 바로 스위스 은행의 특징이다.
스위스 은행과 거래하는 고객들은 자신의 비자금이나 숨겨놓은 자식까지 프라이빗뱅커에게 말할 정도다. 4대째 거래관계를 유지하는 고객도 상당하다.
PB영업의 본고장인 스위스에서는 프라이빗뱅커들이 부유층 고객의 자산관리와 휴계자 교육, 노부모의 해외여행, 고급 사치품 구입 등을 직접 대행해 주는 등 거의 집사와 유사한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프라이빗뱅커들은 고객이 원하면 한달간 고객과 함께 카리브 여행을 떠나고, 골프나 오페라 공연에도 동참한다. 고미술품 경매에 참여하기 위해 유명 미술관을 방문하는 일도 거르지 않는다. 고객의 식견에 맞춰 경제 분야는 물론 문화·예술분야에도 상당한 지식을 겸비하고 있다.
스위스의 쮜리히에는 전세계의 돈이 몰려든다. 스위스는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안정 돼 있고, 환율도 안정적이다. 금융서비스 수준도 세계적으로 고객들에겐 은행이 갖고 있는 최신 고급 정보들이 빠짐없이 전달된다.
물론 스위스 은행에서 프라이빗뱅커가 되는 일은 쉽지 않다. 은행에 입사해 프라이빗뱅커가 되기까지 최소 10년이 걸린다. 주식·재무·법률 등의 전문지식을 갖추는 것은 물론, 끊임없이 자기관리로 고객과의 상호신뢰를 형성해야 한다. 보통 1인이 100명이상의 고객을 관리한다.
■일본은행, 부동산 비중 축소, 저금리 기조 등 한국과 PB업무 비슷
일본은 최근 부유층 고객들의 보유자산 구조가 과거 부동산 중심에서 현금·증권 등의 형태로 다양화됨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일본 은행들은 부동산 비중 축소, 저금리 기조 지속으로 과거 토지, 부동산, 상속, 사업승계 등의 업무에서 다양한 금융상품투자로 자산을 구성해 주고 있다.
사쿠라은행은 97년에 PB부를 신설하고 부유층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전용 VIP상담실을 설치했다. 기존 고객 상담 제도를 강화해 1인1개 점포담당 체제를 강화하고 상담업무 전문가를 현장경험이 많은 직원을 중심으로 선발했다.
도카이은행은 금융자산 1억엔 이상이나 연수입 5000만엔 이상의 고객을 중심으로 PB서비스를 하고 있다. 분산투자 전문 금융 시스템을 개발해 고객 자산 흐름과 라이프 플랜 등에 따라 자산 포트폴리오를 제안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도쿄미쓰비시은행은 2005년 10월 UFL그룹과의 경영통합을 앞두고 양사의 고객중 3000만엔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부유층에게 유언신탁과 부동산중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공도윤 기자
(도움: 한국금융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