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초점] 김호연 회장 삼남매 제때 배당 수익 54억...일감몰아주기 속내 따로 있나?
[공정 초점] 김호연 회장 삼남매 제때 배당 수익 54억...일감몰아주기 속내 따로 있나?
  • 정연숙 기자
  • 승인 2022.02.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빙그레 일감 몰빵 효과…2007년부터 2020년까지 14년간 배당 수익
1인당 평균 18억1343만원…학업∙군복무 중에도 묻지마 수익 짭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전폭적인 지원, 자녀들에게 이익 돌아가"
빙그레 @공정뉴스
빙그레 @공정뉴스

재벌의 세습 경영이 논란이다. 중견기업 빙그레 그룹(김호연 회장)도 승계가 진행되고 있다. 한화(舊 한국화학) 창업주 김종희(1922.11.12~1981.7.23)회장에서 2세 김승연 한화 회장ㆍ김호연 빙그레 회장으로 분리돼 승계된다. 현재 2ㆍ3세로 경영권이 가업으로 승계되고 있다. 빙그레의 문제는 부적절한 부(富)대물림이 지적이다. 일감 몰아주기와 고배당을 통한 사익 추구라는 비판이다. 이 같은 세습 경영이 사회양극화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공정뉴스는 14일 <[초점]김호연 빙그레 회장 일가 '동환∙정화∙동만', 배당 수익 54억4천만원>제하의 기사를 통해 2007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고배당을 실시해 오너 일가의 곳간을 채웠다고 보도했다.

김호연 회장과 부인 김미 김구재단 이사장의 슬하에 2남 1녀를 두고 있다. 장남 동환(40)∙장녀 정화(39)∙차남 동만(36) 등 삼남매가 100%지분을 가진 제때(구, 케이엔엘물류)를 통해 일감몰아주기로 매년 수억원의 배당금을 챙기고 있다.  제때는 동환(33.33%), 정화∙동만(66.67%)등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삼남매는 '빙그레(김호연)' 덕분에 '제때(물류업체)' 받을 수 있는 배당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빙그레(입을 벌리고 소리 없이)' 웃고 있는 형국이다.  말그대로 제때(정해 놓은 그 시각)에 기업을 인수했고, 배당을 통해 삼남매에게 이익을 챙겨주고 있는 셈이다.

공정뉴스가 물류기업 제때의 감사보고서(2007년~2020년)를 분석한 결과, 동환∙정화∙동만 등 삼남매가 14년간 수령한 배당금 수익은 총 54억4030만원이다. 1인당 18억1343만원. 연 평균 1억2953만원 꼴이다. 배당성향은 최소 14~49%대다.

최초 배당금을 수령한 2007년 당시 동환(26세), 정화(25세), 동만(22세) 등은 약관의 20대 초중반이다. 학업을 마치기 전이거나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 전이다. 

동환 씨는 2013년께 EY한영회계법인에 입사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현재  빙그레 상무로 재직하고 있다.

차남 동만씨는 2011년 3월14일 공군사관후보생 126기생으로 임관해 3년간 복무했다. 이후 G마켓에 근무하다 퇴사했다. 

장녀 정화씨는 빙그레 회계팀에서 근무하다 결혼 등의 이유로 퇴사한 것으로 알려진다.

삼남내의 캐시카우가 될 제때는 빙그레로부터 일감을 받아 급성장한다. 매년 고액 배당을 통해 삼남매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워준다. 

시대별 직장인 연봉과 비교하면 상당한 수준.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2007년 대기업 신입(대졸) 평균 연봉은 2985만원. 부장급은 5000만원이다. 구직플랫폼 사람인의 2022년 1월 기준 100대 기업 분석 결과를 보면 사원급은 5356만원, 부장급은 1억1789만원이다. 

◇삼남매 재테크(?)

제때의 고배당 정책은 주주 이익 환원이나 주주 친화 정책과 거리가 멀다. 삼남매가 제때 지분을 인수한 2007년부터 빙그레로부터 일감을 받아 급성장한다. 매출의 대부분이 빙그레로부터 얻은 것이다. 

기업지배구조개선 전문연구기관 역시 문제점을 지적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2011년 12월6일 이슈리포트(이은정∙채이배)를 통해 2006년 이후부터 5년간 총 매출 중 빙그레에 대한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6.51%로 전형적인 지원성 거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즉, 제때(케이엔엘물류)의 매출은 빙그레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제때(케이엔엘물류)는 2001년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 이후 자산의 감소로 외감대상에서 제외됐다,. 삼남내가 지분을 인수한 2007년부터 다시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이후 4년 만에 순자산은 3.6배 증가했다.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성장은 전적으로 빙그레와의 거래에 의한 것이다.

김선제 성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재벌들은 기업을 가업이라고 생각한다. 경영권이 1~2ㆍ2세로 승계되고 있다. 이 같은 세습 경영이 고질화되면서 사회 양극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기업경영은 세습과 연고가 아니라 자본의 논리에 근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유와 경영분리가 필요하다. 공정 사회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한국의 미래는 어둡다"고 경고했다.

한편, 한겨레신문사가 2013년 ‘우리 사회에서 심화하고 있는 격차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라는 여론조사를 한 결과, 전체의 31.0%가 ‘부의 세습으로 인한 계층이동의 어려움’이라고 답변했다. 그 다음으로는 비정규직 양산과 차별 같은 ‘노동시장의 불평등’(22.2%)과 ‘과도한 학벌사회’(16.5%), ‘부족한 사회안전망’(14.7%)이 뒤를 이었다. 한 집안에서 축적된 부가 여과 없이 대물림되는 현상을 사회적 양극화의 주범으로 지목했다.

 한귀영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비정규직 등 서민층은 아무리 일해도 가난에서 벗어나기 힘든 이유를 지적하고 있고, 고학력·중산층은 자신의 능력에 따른 보상과 평가보다는 부의 세습에 따라 지위가 결정되는 ‘귀속주의 원리’가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사회의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기업부터 바꿔야 한다는 게 경제학자들의 지적이다. 소유와 경영 분리를 통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만들고 경영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