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73년 공동경영 3세 장세준ㆍ최윤범 '위기'...1급 발암물질 카드뮴 유출
영풍 73년 공동경영 3세 장세준ㆍ최윤범 '위기'...1급 발암물질 카드뮴 유출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2.0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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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하 아연제련소 카드뮴 유출...대표 등 7명 불구속 기소
영풍-고려아연 결별 앞두고 환경 파괴 논란이 기업 생존 위협
장세준(좌)코리아서키트 대표, 최윤범 고려아연 부회장(우)
장세준(좌)코리아서키트 대표, 최윤범 고려아연 부회장(우)

영풍(000670)이 환경를 위협하고 있다.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에 취약하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ㆍ윤석열 대선후보가 'ESG정부'를 지향하면서 영풍에 ESG해결이 숙제가 됐다. 최근 낙동강 상류에 위치한 영풍 석포제련소의 카드듐 유출 관련해 이강인 대표이사 등 임직원 8명이 불구속 기소됐다.

환경부(장관 한정애)와 대구지방검찰청(검사장 김후곤)은 영풍 석포제련소가 낙동강에 카드뮴 유출한 사건과 관련해 이강인 대표이사를 비롯해 제련소장·관리본부장 등 임직원 8명을 ‘환경범죄 등의 단속 및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으로 기소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영풍 석표제련소가 2015년부터~2021년까지 총 1,064회에 걸쳐 카드뮴을 낙동강에 고의로 유출했다. 오염된 지하수 양이 2,770만리터(ℓ)*, 카드뮴 오염도가 최대 3,300mg/L(기준치 0.02mg/L의 165,000배)이다. 카드뮴 하루 유출량 22kg 추정이다. 5만 리터 이상 가중처벌 대상이다.

카드뮴은 세계보건기구(WHO) 지정 1급 발암물질로 별다른 치료방법이 없어 ‘치료 전 예방’이 권고되는 유해 물질이다. 체내 축적을 거쳐 심혈관, 신경계 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은 지하수 오염 주요 원인인 제련소 공장 하부 카드뮴 등 중금속 오염토가 약 71만㎥(톤)에 이름에도 약 43%(31만㎥(톤))로 축소해 관할 지자체에 허위 보고했다. 제련소 관리본부장 등 2명은 정화범위가 축소된 정화명령을 받은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로 불구속 기소됐다. 

대구지검은 "피고인들이 석포제련소 제련과정에서 발생한 카드뮴 오염수를 낙동강으로 누·유출해 오염시켰다"고 설명했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구체적 누·유출 유형은 ▲부식·균열된 공장 내부 바닥과 토양을 통한 지하수 유출 ▲낙동강과 맞닿은 이중옹벽의 균열을 통한 하천 유출 ▲강우시 낙동강으로 향하는 배수로 댐퍼와 저류지 수문을 직접 개방해 무단 방류 ▲오염수를 펌프를 이용해 청정 계곡으로 이송, 계곡수로 위장해 무단 방류 등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11월 영풍에 과징금 약 281억원을 부과한 바 있다.

한편, 영풍 석포제련소는 2014년과 2015년에 오염토양 현황을 비롯해 정화계획·정화이행사항에 대한 환경부 조사를 받고, 총 3건의 위반사항이 적발된바 있다. 동스파이스 보관장의 오염토양(1천992㎥)을 토양오염 발생 해당 부지 내에서 정화해야 함에도, 오염발생 지역 밖인 제3공장 부지로 반출 정화해 '토양환경보전법' 제15조의3제3항도 위반했다.

환경부는 "영풍 석포제련소는 낙동강유역 주민의 관심과 우려에도 환경법령 위반사실이 반복·지속적으로 적발되고 있다"며 "해당 사업장의 환경관리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때까지 앞으로도 수시로 현장을 방문해 환경법령 준수 여부를 감시하고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영풍 지분현황

◇ESG취약

영풍은 ESG에 취약하다. ESG가 기업 생존 키워드이다. 기업의 전통적 경영방식은 재무적 성과 중심이었다. 하지만 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요구되는 기대 수준과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중요시되면서 전략적 개념의 ESG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ESG는 선택이 아닌 기업생존에 필수가 되고 있다.

영풍은 ESG낙제점.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2022년 1차 ESG등급 평가에서 C등급 평가를 내렸다. 환경D, 사회 C, 지배구조 B+로 평가했다. 환경(E)등급은 기존 C에서 D로 떨어졌다.  D는 KCGS가 평가하는 7단계(S·A+·A·B+·B·C·D) 중 가장 낮은 등급.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거의 갖추지 못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지배구조(G)는 D등급에서 B+로 좋아졌다.

ESG평가가 나빠진 직접적인 이유는 조업정지 처분과 카드뮴 불법 배출 때문. 앞서 대법원은 경상북도가 공정사용수(폐수) 유출을 이유로 석포제련소에 내린 조업정지 20일 처분 중 절반인 10일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결국 지난해 11월 제련소의 가동을 열흘간 멈췄다.

영풍은 낙동강 유역의 수질오염 제로를 실현하기 위해 투자를 하고 있다. 무방류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다. ESG설치도 검토하고 있다. 

영풍은 1949년  1949년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설립한 이후 3대째 장ㆍ최씨 일가가 공동 경영하고 있다. 장씨는 전자계열, 최씨는 고려아연 등 비전자계열을 주로 맡고 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순환출자 고리 7개를 끊는 과정에서 지주사격인 영풍에 대한 장씨 일가의 지배력이 커졌다.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을 최씨 일가가 확보해 계열분리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영풍그룹은 창업주 장남인 장형진 고문이 2016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오너 3세대 경영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장 고문의 장남 장세준(48) 코리아써키트 대표는 그룹의 전자 계열사 경영을 맡고 있다. 영동고와 고려대를 졸업했다. 2009년 시그네틱스 전무로 그룹 경영을 시작, 영풍전자 대표를 거쳐 2020년부터 코리아써키트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영풍 지분 16.9%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 주주이자 유력한 후계자로 꼽힌다.

최윤범(47) 고려아연 대표은 2020년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창업주 최기호 회장의 장남 최창걸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7년 고려아연에 입사해 온산제련소 경영지원본부장과 페루 및 호주 현지법인 대표 등을 거쳤다. 이차전지 주요 소재인 전해 동박 생산공장을 울산에 짓고 있고, 호주에 재생에너지 관련 투자를 하는 등 신사업 투자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영풍 창업주 3세인 장세준 코리아써키트 대표와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가 아름다운 이별(분리)를 위해서는 ESG경영 해결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분 이동만으로 경영권 승계가 완성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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