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학동 참사 잊혀지기 전 또 사고낸 현대산업... 정몽규 처벌 목소리 확대
광주 학동 참사 잊혀지기 전 또 사고낸 현대산업... 정몽규 처벌 목소리 확대
  • 조경호
  • 승인 2022.0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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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동 참사' 현대산업개발 7개월 만에 또 사고…'인재' 가능성
거푸집·타워크레인 지지대가 콘크리트 하중 못견뎌 무너지는 사고
정몽규 HDC 회장이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 건물 붕괴 참사와 관련, 지난해 6월 광주시청 5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과를 표명했다.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전사적 대책을 수립하겠고 대국민을 상대로 약속했다. 국회가 '학동 참사' 방지를 위한 건축물관리법 개정안을 가결한 당일인 10일 또다시 붕괴 사고를 냈다. '건축물 관리법 개정안'에는 해체공사감리자의 현장이탈을 금지하고, 허가받은 계획서대로 건축물을 해체하지 않을 경우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번 사고로 현대산업개발의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이 입증됐다는 지적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전이지만 이번 사고가 인재라는 점에서 정몽규 회장의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뉴시스

HDC현대산업개발(정몽규 회장)이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참사를 불러 일이킨데 이어 또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광주의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 외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정몽규 회장의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전사적 대책을 수립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은 7개월만에 공염불이 됐다. 

11일 오후 3시46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 아이파크’ 2단지 신축공사 현장에서 건물 1개 동의 외벽이 무너져 내렸다. 39층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진행하던 중 24층에서 34층 사이 외벽이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39층 옥상에서 콘크리트 타설 중 23∼38층 양쪽 외벽 등이 붕괴하면서 발생했다.

콘크리트 타설을 위한 거푸집(갱폼·Gangform)이 무너지고 타워크레인 지지대(월타이·Wall Tie)가 손상됐다.

당시 현장 전체 작업자 394명(22개 업체)이다. 작업자 2명은 잔해물이 떨어지면서 도로변 컨테이너에 갇혀 있다가 구조됐다. 1명은 공사를 하다가 잔해물에 부딪혀 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재 6명이 연락이 두절된 상태. 현장 주변에서 휴대전화 위치가 잡혔으나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구조물이 떨어지면서 인근에 주차된 차들을 덮쳐 차량 10여대도 매몰됐다. 사고로 인근 상가와 아파트가 정전됐다.  광주유스퀘어, 신세계백화점 광주점도 순간 정전이 발생했다가 복구됐다.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 공사의 시공사는 현대산업개발. 지난해 6월 재개발 철거 작업 중 건물 붕괴 참사가 일어난 학동4구역 시공사이다.  당시 철거중이던 건물이 붕괴되면서 시내버스를 덮쳐 버스 탑승자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날 국회가 '학동 참사' 방지를 위한 건축물관리법 개정안을 가결한 당일 또다시 사고가 났다. '건축물 관리법 개정안'에는 해체공사감리자의 현장이탈을 금지하고, 허가받은 계획서대로 건축물을 해체하지 않을 경우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오는 27일 시행된다. 현대산업개발의 최고 경영진은 중대재해처벌법을 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노동단체와 광주시민들은 정몽규 회장 등 경영진의 처벌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정몽규 회장이 광주 학동 참사 당시 광주시청을 찾아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전사적 (안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던만큼 책임지라는 지적이다.

◇아파트공사 현장 붕괴 사고 '인재'

주민들은 “예견된 사고”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공사장과 관련한 주민 민원이 200건 넘게 접수된 것으로 알려진다.  광주 서구의회 행정사무감사 의원들은 “구청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근 상가의 홍모(54) 자치회장은 “서구청과 현대산업개발에 환경·건설·교통 관련 민원 수백건을 제기했다. 그때마다 묵살당했다”면서  “공사장 상층부에서 합판·쇠막대·콘크리트 잔해물이 추락하는 사례가 있었다. 도로가 움푹 꺼지거나 균열이 생기는 등 안전을 위협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는 부실시공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겨울철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콘크리트 타설후 완전히 굳을 때까지 경화 작용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수분을 유지하고 얼지 않도록 하는 보호하는 콘크리트 양생(curing of concrete, 養生)과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의혹이다.  일 평균 4℃이하이면 콘크리트의 응결 경화반응이 지연되고 동결 위험이 있다. 때문에 콘크리트에 열을 가해 적정한 온도를 올리는 보온작업을 해야 한다. 이를 제대로 하지 않아 콘크리트와 철근의 접착력이 떨어지면서 붕괴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이날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는 성명을 통해 “학동 참사에서 보았듯 현장의 책임이 가장 크고 무거운 현대산업개발은 빠져나갔다. 하청 책임자만 구속되었을 뿐”이라면서 “재해 발생 시 원청 경영책임자 처벌이 가능하도록 온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즉각 개정하라”고 했다.

경찰은 사고 직후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광주경찰은 이번 붕괴사고 관련 사건을 강력범죄수사대에 배당했다. 사고 원인과 안전조치 미준수 여부 등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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