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멸화군' 황민수 "체력 문제 보다 감정 조절 더 신경써"
[인터뷰②] '멸화군' 황민수 "체력 문제 보다 감정 조절 더 신경써"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1.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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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뮤지컬 <멸화군>은 시작프로덕션㈜의 첫번째 작품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전문 소방대원이자 국가 공식 조직인 <멸화군>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의문의 연쇄방화범을 추적하는 과정 속에서 자신만의 사명을 지켜나간 ‘멸화군’들의 이야기를 담은 사극 범죄 추적 드라마로, 신분에 따라 운명이 정해지던 비운의 시대, 자신의 생존이 전부였던 세상 속에서 다른 이들을 지키기 위해 사선을 넘나들었던 ‘멸화군’의 이야기를 통해 누군가의 자식, 혹은 부모이거나, 동반자일 우리 삶 속에 존재하는 진정한 히어로인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희망과 감동의 불씨를 전하고 있다.

본지는 이번 작품에서 극의 중심이자 주인공인 천수 역을 맡은 황민수 배우를 만났다. 다음은 앞서 진행한 인터뷰 [인터뷰] '멸화군' 황민수 "깊이 있는 연기, 나만의 매력 보여주고파"와 이어지는 내용으로 공연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을 밝히는 바.

 

Q.  공연 이야기로 돌아가서 극 중 종탑을 오가는 장면들이 있는데 다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어떤가

황민수  맞는데 또 아니기도 해요.(웃음) 부딪히면 진짜 아프게 생겼거든요. 그래서 극장에 들어오고 나서 제일 먼저 체크했었거든요. 리허설을 하기 전에 가장 먼저 체크를 했고 저희 세명이 모여서 이 장면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 계속 연구를 했죠. 암전이된 상태에서 저희가 그 위로 올라가서 앉아야 되거든요. 그래서 시뮬레이션을 되게 많이 했었어요. 각자 올라가는 방법을 만들었던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오른손으로 기둥을 잡고 왼발로 발을 디뎌서 앉는 편이거든요. 이게 제일 빨랐고 편안하고 안 다치게 올라갈 수 있었던 방법이었어요. 정말 많이 연습을 해서 그런가 그냥 자연스럽게 발을 뻗으면 계단에 다리가 닿아요. 그냥 안 보여도 딛고 올라갈 수 있을 만큼 연습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종을 치면 암전이 되고 퇴장을 하는 장면이 있거든요. 그 장면도 이젠 진짜 그냥 오른발로 딛고 왼발을 뒤로 뻗으면 무대에 발이 딱 닿아서 바로 무대 뒤로 나갈 수 있는 경지가 됐습니다. 감독님 말씀으로는 제가 제일 빨리 퇴장한다고 하셨을 정도로 개인적으로 빨리 퇴장하는 것 같고 몸에 충분히 익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감각이 좋아서 그런게 아닐까

황민수  제가 주차를 잘하거든요. 그래서 그런게 아닐까요..?

Q.  알. 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극중 연화라는 인물이 초연 때와는 많이 달라졌다고 들었다.

황민수  맞아요. 일단 본 공연을 기준으로 천수와 연화가 가지는 관계가 전과는 달라졌죠.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풀어내는 방식이 달라요. 두 사람이 생각하는 가족에 초점이 있는 것 같았어요. 가족을 모두 잃고, 멸화군이라는 조직 자체에 대한 생각 혹은 집착 그리고 복수심에 불타게 된 연화라는 인물과 똑같이 가족을 잃게 되고 인생의 목표였던 멸화군에 들어가고 난 뒤 새로운 가족들을 만나게 된 천수가 있죠. 천수는 이들을 새로운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삶을 살려고 한다면 연화는 더 이상 '가족'이라는 바운더리를 만들지 않죠. 

Q.  사실 공연을 보면서 마지막 장면에서 천수가 중림과 연화의 죽음 이후 그걸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걸 상상했다. 천수에게 그들의 죽음이 트라우마로 남아서 새드 엔딩으로 이어지나 어떤 기대를 하면서 봤었다.

황민수  요즘 많이 힘드신 거 아니죠?(웃음) 

Q.  그건 아니다.(웃음) 암전이 됐을때 이건 새드엔딩이야! 했는데 바로 밝아지더라 아쉬움이 조금 남았다.

황민수  이 친구가 어떻게 성장을 해왔는지 돌아보면 마지막 선택이 이 친구에게 어떻게 다가왔고, 그걸 이겨낼 수 있었는지 알 수 있거든요. 그렇게 천수는 어른이 되어 갔다고 생각해요. 

 

 

Q.  그러고 보니 무대 형태가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무릎을 많이 써야 될 것도 같았는데 어떤가. 체력적으로 힘든 건 없나.

황민수  저도 사실 처음엔 되게 걱정을 많이 했었거든요. 그런데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들 하잖아요. 물론 지금도 정신을 안 차리고 집중하지 않으면 삐끗하기는 하는데 정신을 안 차릴 수 없는 작품이다 보니까 되게 열심히 집중하고 있어서 그렇게 힘들거나 그렇지는 않더라고요. 체력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고, 평소 운동을 많이 하는데 조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Q.  극 중 천수가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모든 장면에서 나왔던 것 같은데 체력적인 어려움은?

황민수  네, 중반에 잠깐 빼고 거의 계속 무대 위에 있어요. 그런데 앞서 말했던 것처럼 체력적으로 어려운 건 없었어요. 오히려 정신적으로 힘들더라고요. 체력적인 부분은 그동안 여러 작품들을 해왔다 보니 쌓여있는 게 있어서 뭔가 움직이고 연기하고 하는 건 힘들지 않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눈앞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을 때 느껴지는 감정들이 깊게 다가와서 공연을 하면서 사실 정신적으로 더 힘든 것 같아요.

 

 

Q.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를 안 들어볼 수 없을 것 같다. 일단 중림 역에 세 형님들이 함께하고 있는데 어떤가

황민수  일단 경수 형은 되게 굳건한 사람이거든요. 연기 톤이나 제스처들이 무겁고 간결해요. 어떤 모습에선 단호해 보이기도 하는데 중간중간 보이는 미소들이 있거든요. 그 미소가 저를 녹인다 랄까요?(웃음) 그런 중림입니다. 뭔가 이렇게 친해지는 과정이 보이지는 않지만,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면 항상 저를 걱정해 주고 챙겨주고 있거든요. 그런 모습들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중림이 아닐까 싶어요. 언젠가 커튼콜이 끝나고 제가 경수형한테 무릎을 꿇었던 적이 있거든요. 어떻게 보면 중림의 뜻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도 있었지만 사람 황민수로서 이경수라는 배우에게 혹은 형을 믿고 따라가겠다는 의미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우직하면서도 따뜻한 중림인 것 같고, 원영 형은 연습실에서는 그렇게 사람을 웃겨놓고 중림으로 연기를 시작하면 장난을 절대 치지 않는 그렇기에 더 차갑게 느껴지는 중림입니다. 뭐랄까 되게 매정해 보이지만 그 속에 또 따뜻함이 있는 중림이랄까요. 그래서 그런가 앞에서는 되게 차가운데 제가 뒤돌아 있으면 웃고 있는 느낌을 받거든요. 제일 많이 무대에 올랐는데 해도 해도 왜 이렇게 재미있는지 모르겠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민성 형의 중림은 진짜 그냥 대장 같아요. 뭐랄까 무섭기도 하고 덩치도 좋으시거든요. 겉모습은 뭔가 이런 모습들이 있어서 대장 같은데 사실 알고 보면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아픔들이 잘 드러나서 뭔가 더 감정이 격해진다고 해야 할까요.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어떤 결핍이나 아픔이 확 다가와서 계속해서 보게 되는 사람인 것 같고, 또 그 안에서 되게 인간적인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어서 되게 매력적이고 유연한 중림인 것 같았어요. 

 

 

Q.  이어서 연화 역할에도 세 명의 배우가 있는데 

황민수  일단 은실 누나 같은 경우에는 제가 처음 봤을 때 되게 광기 어린 연화처럼 보였었거든요. 되게 광기 어려있고 어디로 튈지 모르겠는 모습도 있었고, 또 어떤 면에서는 연민이 느껴지기도 하는 연화였던 것 같아요. 예진 배우 같은 경우에는 나이가 어린데도 불구하고 되게 단단한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광기 어린 거랑은 다르게 되게 단단해 보이고 절대 마음을 줄 것 같지 않은 연화였는데, 또 이 친구만의 생각이 많이 들어가있어서 단순하게 나쁘지만은 않게 보이더라고요. 뭔가 여러 부분들에 있어서 열려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오히려 어떤 연민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요. 마지막으로 새론 누나 같은 경우에는 확실히 작년에 리딩을 했었고, 그 캐릭터를 쭉 가지고 온 사람답게 이 모든 밸런스가 고루 갖춰진 느낌이 들었어요. 광기 어리면서도 여린 모습도 있고, 단단한 모습도 있는 연화인 것 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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