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바이오 열풍... 삼성, GS그룹, CJ 바이오 사업 진출
재계 바이오 열풍... 삼성, GS그룹, CJ 바이오 사업 진출
  • 임지영 기자
  • 승인 2021.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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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의 결과 기대하기 어려워 찬밥 됐던 바이오, 신사업 될까
대기업 투자, M&A에만 집중되고 있어 아쉬워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제공]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제공]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재계에 다시 바이오 열풍이 불고 있다.

과거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외면 받던 바이오 산업에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분위기다.

국내 대기업들은 기존의 의약품 위탁생산에서 벗어나 투자설비부터 인수합병(M&A) 전담조직 구성까지 적극적으로 바이오 사업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바이오, 대기업 진출

삼성은 그룹을 이끌어갈 새로운 먹거리로 ‘바이오 사업’을 낙점했다.

지난 24일 삼성이 발표한 ‘3년(2021~2023년) 중장기 투자 계획’을 통해 반도체에 이어 바이오를 두 번째 주요 사업으로 꼽았다.

삼성은 3년간 신사업인 반도체, 바이오, 5G·6G, 인공지능(AI) 등에 240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미 삼성은 규모면에서 바이오 의약품의 위탁개발생산(CDMO)에서 글로벌 1위 기업이다. 삼성은 2023년까지 시장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25일 GS그룹은 국내 1위 보톡스기업인 휴젤인수 성공했다.

GS그룹은 BC그룹, IMM인베스트먼트, 무바달라 인베스트먼트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내 의료바이오 업계 M&A 사상 역대 최고가인 1조7239억 원에 휴젤 지분 46.9%(전환사채 포함)를 확보했다.

GS그룹은 1억 5000만 달러(약 1700억 원)을 투자해 향후 이사회 일원으로 경영에 참여할 방침이다.

과거 바이오 사업에 몸 담았던 CJ그룹도 바이오 사업에 재도전한다.

지난 2018년 제약·바이오사업을 담당했던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를 매각한 지 3년 만이다.

CJ그룹은 지난 7월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인체 내 미생물) 전문기업인 천랩의 지분 44%를 약 983억 원에 사들였다.

천랩이 보유한 마이크로바이옴 실물균주는 5600여개로 국내 최대 규모다.

CJ그룹은 이를 바탕으로 향후 신약개발·건강관리 분야의 경쟁력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은 지난 3월 바이오 사업을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이미 조직 재정비까지 마친 상태다.

이달 초 롯데지주는 경영혁신실 산하에 바이오 관련 사업을 총괄하는 헬스케어팀을 신설했다.

또한 삼성전자 삼성헬스서비스·플랫폼 총괄 파트장 출신 우웅조 상무보를 영입해 바이오 사업에 대한 힘을 실었다.

LG그룹의 계열사 LG화학은 지난달 국내 1호 미국 FDA 승인 신약 ‘팩티브’ 개발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바이오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찬밥신세 바이오, 다시 주목받는 이유

대기업들이 바이오 사업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84년, LG를 선두로 SK, CJ 등이 바이오 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결과는 좋지 못했다.

바이오 사업의 특성상 장기간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이 이루어져야 하기에 당장의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또한 대기업들은 다른 여려 사업에도 진출해 있던 만큼 바이오 사업에만 매달릴 여력이 없었다.

결국 2011년 롯데제약은 롯데제과에 합병됐다. 2014년 한화케미칼은 드림파마를 매각했다. 2013년 태평양제약은 한독에 넘어갔다.

찬밥신세로 전락했던 바이오 사업이 다시 유망 사업으로 주목 받는데는 이유가 있다.

고령화에 따른 치매 등 노인성 질환과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 발병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19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감염병 유행이 계속되면서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짐에 따라 성장할 수 밖에 없는 분야가 됐다.

바이오 시장은 지난 2017년 2757억 달러에서 연평균 9.2%씩 성장하고 있다.

국내 수출액도 늘었다. 올 하반기 보건산업 수출은 146억 원(약 17조 31억 원) 규모다. 이는 전년도 동기 대비 20.4% 증가한 수치로 의료기기는 17.7%, 의약품은 13.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보건산업 수출액은 2019년 9월 이후 23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며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바이오 업계에서는 대기업의 진출을 반기는 한편 대기업 투자가 아직까지 M&A에만 집중되고 있어 아쉽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자본력은 탄탄하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투자만 이뤄진다면 국내 바이오산업의 성장세는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바이오 사업은 신약 허가가 늦어지는 등 변수로 투자금을 적기에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도 상존한다.”며 “자체적으로 연구개발과 같은 투자를 통해 의지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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