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사모펀드 먹이감 된 도시바, 日 정부 원자력ㆍ반도체 기밀 유출 우려
글로벌사모펀드 먹이감 된 도시바, 日 정부 원자력ㆍ반도체 기밀 유출 우려
  • 윤충 편집위원
  • 승인 2021.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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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사업 부실 그룹 해체 위기 … 부정회계 사태가 침몰의 신호
싱가폴PE 에피시모캐피탈 임원-배당 등 주주권리 제안 사측 방해

일본의 다국적 기업 도시바(東芝, Toshiba Corporation)가 2020년 주주총회에서 주주권리를 방해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츠나카와 사토시 (Satoshi Ssakawa) 대표는 12일 오후 도쿄 마나토구에서 열린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회사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주주 제안과 의결권을 행사할 권리를 방해했다"고 인정하고 사과했다.

일본은 발행주식총수(의결권있는 주식주 기준) 1% 이상과 일정 지분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는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다. 

경제산업성은 지난 2020년 도시바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일부 주주에게 의결권을 행사를 하지 말라고 부당 압박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도시바는 2010년 회계 부정 문제가 불거졌다. 미국 원자력 자회사가 거액의 손실을 보면서 경영 위기에 봉착했다.

도시바의 채무가 증가하면서 2017년에는 상장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6000억엔 규모 증자를 실시했다가 주주와 갈등을 빚었다.

최대주주인 싱가포로 투자펀드 에피시모캐피탈매니지먼트는 임원선임, 자회사 거래, 배당정책을 두고 경영진과 대립각을 세웠다.

경제산업성은 경제안보와 직결하는 원자력 발전 사업을 하는 도시바를 지원하기 위해 에피시모케피탈의 동향을 도시바 측에 제공해 활용하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에피시모캐피탈이 원하는 임원이 선임될 경우 경영 관섭이 예상된다. 원자력과 반도체 등 일본 경제에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는 이상 해외 기업에 경영 관섭이 일본 정부로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도시바는 지난 6월 총회에서 이사회 의장 선임이 거절됐다. 기업지배구조를 재건해야 할 필요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 영국계 글로벌 사모펀드(PEF) CVC캐피털파트너스가 도시바 지분 100%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2조3000억엔(23조3000억원). CVC캐피털은 주식을 공개매입 한 뒤 상장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CVC캐피탈의 도시바 인수가 마무리되기 위해서 도시바 경영진이 인수를 동의하고 일본 정부가 승인하는 절차가 남아있다. 경제 안보와 직결하는 원자력 발전사업을 하는 도시바를 해외 자본이 인수하기 위해선 경제산업성의 동의와 재무성의 사전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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