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불법파견 고소 6년 만에 회사에 ‘승소’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불법파견 고소 6년 만에 회사에 ‘승소’
  • 이병철 기자
  • 승인 2021.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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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간접고용, 노동자에 불이익”...노조 "검찰 명백한 범죄행위 불기소"
당시 대표 징역형 집행유예, 법인 벌금...하청업체 지티에스 대표 집행유예

일본 기업 AGG화인테크노한국(훗타 나오히로 대표)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불법 파견 관련해 고소한지 6년 만에 패소 판결을 받았다. 검찰의 불기소 처분으로 형사처벌을 피한 당시 대표에게 징역형인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대구지법 김천지원 형사1단독(재판장 김선영) 재판부는 11일 파견법 위반으로 피소된 하라노 타케시 전 에이지씨화인테크노한국(아사히글라스) 대표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에이지씨화인테크노한국주식회사(아사히글라스 법인)에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또 하청업체였던 지티에스(GTS) 대표에게도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지티에스 법인에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근로자파견 등과 같은 간접고용이 개별 근로자에게 여러가지 불이익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파견법은 제조업의 직접 생산공정 업무에 대한 근로자 파견 자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고 전재했다.

이어“하청업체 대표는 허가 없이 직접 생산공정 업무에 파견을 했고 아사히글라스는 무허가 사업자로부터 (이를) 제공 받았다”면서 “파견 근로자가 178명에 이르고 파견 기간도 6년으로 장기간”이라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현행 파견법은 사업주가 직접고용을 회피하기 위해 파견을 악용하지 못하도록 파견 허용 업종을 엄격히 제한한다. 제조업은 파견법상 파견 금지 업종으로, 파견법을 어긴 사용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에이지씨화인테크노한국이 불법 파견 혐의로 고소를 당한 건 지난 2015년.  당시 비정규직 노동자 178명은 노조 결성 한달 만에 계약을 해지당했다. 불법파견과 부당노동행위로 고용노동부에 고소했다.  2017년 고용노동부도 사건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당시 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이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재판까지 가지 못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항고했다. 대구고등검찰청이 ‘재기수사명령’을 내렸다. 2019년 2월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도 심의 끝에 ‘기소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마침내 사건이 재판에 넘겨졌다.

차헌호 금속노조 구미지부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은 “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이 명백한 범죄행위를 불기소했다. 노동자들이 검찰청 점거농성까지 해 기소로 만들어냈다. 1심 판결은 고소 6년 만에 나왔다. 동자들이 싸우지 않았으면 못 나왔을 판결”이라고 말했다.

에이지씨화인테크노한국에 대해 “재판 결과를 인정하고 노동자들에게 사죄한 후 직접고용을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이지씨화인테크노한국은 지난 2019년에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고용의사표시소송)에서 불법파견으로 사용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모두 직접고용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을 받았다.

2004년 설립된 에이지씨화인테크노한국의 지분현황은 아사히글라스(67.0%), 한국전기초자(33.0%)이다. 한국전기초자의 최대주주는 아사히글라스이다. 아시히클라스는 2010년 LG전자가 소유한 지분을 인수하고 2011년 상장을 폐지했다. 현재 지분 100%를 아사히클라스가 보유하고 있다. 

에이지씨화인테크한국의 자본금은 2270억원이다.  2020년 매출액 3358악7323만원, 영업이익 168억 7418만원, 당기순이익  119억1421만원이다.  주주배당금으로 400억원을 지급했다. 전년 1,100억원에 비해 700억원이 감소했다. 매년 고배당을 통해 아사히글라스와 한국전기초자에 이익을 몰아주고 있다.

일본에 본사를 둔 AGC그룹(舊, Asahi Glass Company, Limited)는 세계적인 유리 제조업체이다. 전자부문(디스플레이 장치용 유리 기판, 광전자 부품 등)과 화학부문(염화비닐단량체, 수산화나트륨, 우레탄 원료, 가스, 용매, 불소수지 등)으로 나눠져 있다.  현재 도쿄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다. 시가총액은 11조 8,752억원이다. 주주구성은 Nomura Asset Management(5,19%). Asset Management One(4.24%), Meiji Yasuda Life Insurance Company(4.23%), Sumitomo Mitsui Trust Asset Management(3.27%), Mitsubishi UFJ Trust and Banking (3.24%)등이다.

AGC는 전범 기업으로 알려진 미쓰비시그룹 회원이다. 창업자인 이와사키 도시야(1881.1.28-1930.10.16)는 미쓰비시 2세대 수장인 이와사키 야스노케의 차남이다. 영국 런던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1906년에 오사카 시마다 글래스제조 회사를 설립했다. 다음해 1907년 아사히글라스를 설립했다. 

미쓰비시 그룹의 회장 겸 사장 등이 참여하는 사교모임인 미쓰비시프라이데이협회, 미쓰비시홍보위원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하청회사 지티에스 처벌

법원은  에이지씨화인테크한국 뿐만 아니라 당시 비정규직 노동자를 고용했던 하청업체 지티에스(GTS) 대표에게도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법인에 벌금 300만원을 부과했다.

지티에스는 2006년 설립된 전기부품,및 전기제품, 반도체 장비제조업, 전기자동화 부품제조하고 있다. 충청남도 천안시에 본사를 두고 있다.

2020년 매출 152억8025만원, 영업이익 4억801만원, 당기순이익 1억388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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